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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대’ 분기 매출 속 희비 갈린 네카오, 그래도 미래는 AI

최민지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 사옥 전경 [ⓒ 네이버, 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 사옥 전경 [ⓒ 네이버, 카카오]

-네이버, 올해 2분기 매출‧영업이익 견조한 성장세

-카카오, SM엔터테인먼트 편입효과 제외 때 역성장

-올해 하반기 AI 모델 공개…투자 지속, 비용 효율화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2분기 매출 ‘2조원’을 나란히 넘기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표정은 제각각이다. 네이버는 견조한 성장세에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에 따른 편입 효과이기 때문이다. 카카오 경우, SM 편입 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역성장을 보였다. 상황은 다르지만, 양사 모두 올해 하반기에 인공지능(AI) 모델을 공개하며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K-IFRS(한국국제회계기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분기대비 5.6% 전년동기대비 17.7%, 증가한 2조4079억원을 기록했다. 포시마크 편입 효과를 제외하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7%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12.8% 전년동기대비 10.9% 상승한 372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카카오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분기대비 17%, 전년동기대비 12% 늘어난 2조425억원이다. 카카오는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넘겼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60% 증가하고 전년동기대비 34% 감소한 1135억원을 나타냈다.

SM 연결 편입 효과를 제외하면, 카카오는 매출 2조원을 넘기지 못했다. 이 경우 카카오 2분기 매출은 전분기대비 4% 증가 전년동기대비 1% 감소한 1조840억원에 그친다. 영업이익 경우 전분기대비 42% 늘어나고 전년동기대비 41% 하락한 1007억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2분기 네이버 실적. [ⓒ 네이버]
2023년 2분기 네이버 실적. [ⓒ 네이버]

네이버와 카카오는 검색부문에선 주춤하고 콘텐츠 사업부문에서 동일하게 고성장을 이뤄냈으나, 나머지 사업부문 성장세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네이버 사업부문별 매출은 ▲서치플랫폼 9104억원 ▲커머스 6329억원 ▲핀테크 3397억원 ▲콘텐츠 4204억원 ▲클라우드 및 퓨처R&D 1045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서치플랫폼 0.5% ▲커머스 44% ▲핀테크 14.9% ▲콘텐츠 40.1% ▲클라우드 및 퓨처R&D –0.4%다.

서치플랫폼은 작년 하반기 시작된 온라인 광고 시장의 하락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국내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이 반영됐다. 다만, 네이버 검색광고는 지난 1분기 5%에 이어 2분기에도 4%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커머스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4.8% 성장한 11조9000억원을 달성했으며 1분기 연결 편입된 포시마크 제외 때 8.6% 증가했다. 콘텐츠 경우, 웹툰 글로벌 통합 거래액은 4448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2분기보다 8.6% 상승했다. 스노우 매출은 스노우 카메라 인공지능(AI) 프로필 상품 흥행에 힘입어 신규 매출이 발생하며, 전년동기대비 30% 급증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검색 플랫폼들의 지난 6~12개월간의 취약세와는 대조적으로 네이버의 검색광고는 한 번도 역성장한 적 없고, 어려운 거시 환경 속에서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4~5%씩 꾸준히 성장하는 기록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카카오 사업부문별 매출과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톡비즈 5030억원(11%) ▲포털비즈 895억원(-13%) ▲플랫폼기타 3963억원(6%) ▲게임 2686억원(-20%) ▲뮤직 4807억원(130%) ▲스토리 2310억원(1%) ▲미디어 735억원(-38%)다. SM을 제외하면 뮤직부문은 242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 성장했다.

이번 카카오 실적 방어는 콘텐츠 부문(게임, 뮤직, 스토리, 미디어)이 맡았다. SM이 편입되면서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분기대비 36%,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1조538억원이다. 플랫폼 부문(톡비즈, 포털비즈, 플랫폼기타) 매출은 전분기대비 2%, 전년동기대비 6% 증가한 9887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 사업부문 중 톡비즈와 뮤직부문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치거나 오히려 역성장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SM이 연결손익에 반영되면서, 2분기 뮤직 매출은 전분기대비 107% 전년동기대비 130% 증가한 4807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효과를 제외해도 아이브 첫 정규앨범과 여자아이들 미니 앨범이 유통레이블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에 기여했다.

톡비즈 경우, 비즈보드는 오픈채팅 탭으로 노출 확대되고 CPT(Cost Per Time) 상품의 광고주 수요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2% 증가하면서 성장세로 전환했다. 메시지 비즈니스는 톡 채널과 알림톡이 톡 대표 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전년동기대비 15% 성장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올렸다. 카카오커머스 2분기 통합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7% 성장한 2조3000억원으로, 5월 구매자 수는 어버이날‧스승의날 등에 힘입어 올해 최고치를 달성했다.

2023년 2분기 SM엔터테인먼트 편입 효과를 제외한 카카오 실적. [ⓒ 카카오]
2023년 2분기 SM엔터테인먼트 편입 효과를 제외한 카카오 실적. [ⓒ 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번 2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지만, 양사 모두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AI 투자와 신규 모델 개발에 주력한다. 이는 대규모 투자를 일으키는 만큼, 경영 효율화를 필수적으로 동반해야 한다.

네이버는 오는 24일 예정된 콘퍼런스를 통해 생성형 AI 전략 근간이 되는 차세대 백본 모델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정식 공개한다. 다음달 PC 베타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AI 기반 차세대 검색 서비스인 ‘큐’를 중심으로 ▲쇼핑 ▲지역 ▲광고 등 여러 특화 고객(버티컬)에 융합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2017년부터 AI 인력을 확보하고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금액만 1조원 이상에 이른다. AI 전담 클로바 조직에 대한 인력 투자는 연 1500억원, 장비 등 인프라 비용은 연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2021년부터 연간 새로 구매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관련 비용은 1500억원 내외다.

관련해 올해 2분기 네이버 인프라 비용은 1420억이다. 신규 AI 장비 투자와 데이터센터 상면비 증가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7.1% 상승했으나 지난 1분기 글로벌 추세에 따른 서버 및 비품 사용 연수 증가를 반영해 감가상각비 연한을 연장함에 따라 전년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 하이퍼클로바X와 큐 등 AI 모델 및 서비스 출시로 신규 AI 장비 투자를 적정 수준에서 이어가면서, 인프라 비용은 매출 대비 7% 수준을 상회하지 않도록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관리할 계획”이라며 “북미 회사 중 네이버보다 매출이 3배 정도 많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AI가 있는 회사와 비교해도, 네이버 AI 투자는 과도하거나 부족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AI 투자를 지속하며 거대언어모델 공개에 나선다. 카카오 공동체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7월 멀티 모달 파운데이션 모델인 ‘칼로 2.0’을 공개했고 차세대 LLM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경제성 있는 운영이 가능하고 속도감 있게 다양한 영역의 특화 고객(버티컬) 서비스와 결합될 수 있는 경량화 언어 모델을 보여주겠다는 목표다.

이로 인해 이번 2분기 영업이익 역성장을 나타냈다. 데이터센터 다중화와 AI 투자 확대로 뉴이니셔티브 손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분기 설비투자비(CAPEX)는 전분기대비 147% 전년대비 28% 급증한 2379억원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분기 AI 관련 투자 증가로 뉴이니셔티브 손실규모가 연간 3000억원 후반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2023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는 지난해 대비 50% 가까운 비용 증가가 있다. AI 투자가 하반기 정점에 달한 후 내년부터 인프라 비용 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카카오브레인 손실규모는 확대될 예정이지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제공하는 AI 학습 추론 관련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을 확대하면서 투자 효율을 높이고 경영효율화를 통해 3000억원 손실규모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양사는 보수적인 채용 기조를 유지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인력 채용 통제 기조를 지속한다. 네이버 연결기준 전사 인원수는 전분기대비 1.5% 감소했으며, 카카오는 SM 편입효과를 제외하면 오히려 전분기보다 감소했다.

최민지 기자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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