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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디스플레이 아류일 뿐”…中 BOE, 애플 놓쳤다 [소부장디과장]

김도현 기자

아이폰14프로 [사진=애플]

- 삼성·LG디스플레이, 초도 물량 양분

- 아이폰15, 전작보다 많이 팔릴 듯…국내 협력사 기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가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셨다. 애플의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초도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수년째 시도하고 있으나 매번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번 신작에서도 수리용(리퍼비시) 패널 납품에 그칠 전망이다.

7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말까지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출하량은 750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아이폰14’ 시리즈가 6740만대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증가분이다. 우리나라의 애플 협력사가 신작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다.

애플이 선보일 아이폰15 시리즈는 4개 모델(일반·플러스·프로·프로맥스)로 출시된다. 하위 2종은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상위 2종은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가 투입된다. TFT는 디스플레이 기본 단위 레드·그린·블루(RGB) 픽셀을 제어해 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전기적 스위치 역할을 한다.

이전 시리즈와 차이점은 모든 기종에 ‘홀(Hole) 디스플레이’가 구현되는 부분이다. 해당 기술은 디스플레이 전면 상단에 구멍을 내 카메라 렌즈 등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과거 애플은 아이폰에 상단 일부가 아래로 움푹 들어간 ‘노치 디스플레이’를 주로 활용했다. 전작에서는 프로와 프로맥스에만 도입한 바 있다.

BOE가 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서 사실상 배제된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모델, LG디스플레이는 상위 모델을 담당하게 됐다.

당초 아이폰15는 출시 연기설이 돌면서 통상 신제품 공개 시점인 9월경에 출시 행사를 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었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배경에는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이 이전에 제공하던 제품과 다른 것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올리는 데 애를 먹었던 것이 한몫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사진=LG디스플레이]

아이폰 카메라 공급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LG이노텍은 이번에 처음으로 잠망경 형태의 ‘폴디드줌 카메라’를 제작한다. 폴디드줌은 광학 구조를 수평으로 배열해 카툭튀(카메라 툭 튀어나옴)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 특징이다. 첫 공급인 만큼 초기 수율 이슈가 불거졌으나 현시점에서는 상당 부분 해결됐다는 후문이다.

LG디스플레이도 비교적 경험이 부족한 홀 디스플레이 및 베젤 구현 등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가 BOE 물량을 흡수한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도 소화 물량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율 개선이 필수적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어느 정도 해소하면서 아이폰15 출시 지연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우선적으로 아이폰15 프로용 OLED를 생산하고 후속으로 프로맥스용 OLED를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초반 문제 등으로 프로맥스 패널에 대한 승인을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베젤 등 기술적 과제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통과가 유력하다. 관건은 시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유가 있다. 중소형 OLED 생산능력(캐파)이 충분한 상태여서 BOE는 물론 LG디스플레이 몫까지 커버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BOE와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BOE가 자사 특허를 침해해 아이폰용 OLED를 제작했다는 이유로 미국 텍사스 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냈다. 아이폰12 시리즈 이후 사용된 모든 모델의 OLED 특허 4종이 대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5월에는 BOE에 관련 내용으로 항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반대로 BOE는 올해 5월 중국에서 ▲삼성전자 중국법인 ▲삼성디스플레이 동관법인 ▲삼성디스플레이 천진법인 ▲삼성반도체 시안법인 ▲삼성벤처투자 중국법인과 중국 내 삼성전자 무역 협력사인 경동지아핀트레이딩 등을 제소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BOE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해 애플 공급망에 진입하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 셈”이라며 “소송 결과에 따라 BOE가 영역 확장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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