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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피포들의 세계로 놀러와”…깜찍한 데브시스터즈 ‘브릭시티’

왕진화 기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하나부터 열까지, 한땀한땀 이용자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는 도시가 모바일 게임에서 펼쳐진다면?

쿠키런:킹덤으로 일찌감치 도시 꾸미기 콘텐츠에 일가견을 보였던 데브시스터즈가 이번엔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 브릭시티를 작심하고 들고 나왔다. 쿠키런:킹덤 스타일로 갇혀 있었던 애니메이션 디자인 요소에서, 좀 더 자유로우면서도 아기자기하게 표현할 수 있는 브릭들이 이용자를 저격한다. 브릭시티만의 비주얼부터 독특한 핸드메이드 건물까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부분들은 덤이다.

오는 24일 데브시스터즈가 출시하는 브릭시티를 얼리 엑세스(앞서 해보기)에 참여해 즐겨봤다. 나만의 가상 도시를 만들고 운영하는 매력이 돋보이는 게임인 브릭시티는 쿠키런:킹덤 식의 꾸미기에서 좀 더 성역없는 꾸미기로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이었다.

화성에 세워진 브릭 아카데미에서부터 주인공인 피포가 창의적인 에너지를 보유했다는 점을 자각한 뒤 스토리가 시작된다. 이용자는 본인이 될 피포인 마이포를 꾸미고 난 뒤, 브릭을 쌓으며 건물 건설 튜토리얼을 거친다.

이후 각종 건물과 시설을 고치는 방법을 배우는 브릭 아카데미 졸업생으로서 지구를 복원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이용자는 이후 정화로봇을 통해 땅을 일구는 등 지구를 복원하며 각종 도면을 구입해 건물을 세우거나 휴양지를 만들며 피포들과 힐링할 수 있다.

이용자가 도면을 통해 건물을 완성시키면 ‘정화 포인트’를 보상으로 받게 된다. 이 포인트로 정화 로봇을 이용해 도시 주변의 미개척지를 정화하면서 부지를 넓힐 수 있다. 어느 순간 일정 복원 단계에 다다르면 이용자는 도면을 보지 않고 알아서 브릭을 쌓으며 나만의 건물을 만들 수 있다.

여기서 브릭시티는 건물 하나를 멋지게 짓는 작은 규모의 캐주얼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만의 건물을 완성하고 나면, 이를 토대로 도면이 생성된다. 건물을 지을 때 이용자 마음대로 슈퍼마리오나 포켓몬스터 등 다양한 캐릭터와 디자인을 오마주한 일종의 건물이나 공원, 동상을 제작할 수도 있다.

사진처럼 에펠탑부터 나이아가라 폭포, 피라미드까지 유명 랜드마크마저 기발하게, 또 흡사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표현된 건물들은 다시 이용자에 의해 한 군데로 모이게 되면, 도시라는 큰 단위까지 창조가 된다. 유저 스스로 기획하는 형태로 도시 개발 방향성이 확장되는 식이다.

도면을 생성하고 판매까지 완료하면 이용자는 비로소 크리에이터가 된다.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통해 자신이 가장 멋있게 디자인, 설계한 도면을 제작하고 판매할 때마다 크리에이터 등급이 올라간다. 물론, 다른 이용자가 근사하게 만든 건물의 도면을 마켓에서 구입해 원하는 건물을 손쉽게 재현하는 경험도 누릴 수 있다.

각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에게 판매하는 도면을 살펴볼 때, 이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게임의 묘미다. 여기까지는 과금이 강제 되는 부분도 크게 없다. 원하는 디자인의 알파벳 등 다양한 특별 브릭들을 뽑아야 도면을 제대로 활용해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는 점 이외엔 무난했다.

피포는 이용자의 도시를 더 맛깔나게 해주는 일종의 주민 캐릭터다. 도면을 통해 건물과 도로 등을 짓고 나면 피포들이 앞을 자주 지나다닌다. 이때 이용자는 건물에 원하는 모습의 피포를 놓을 수도 있다. 공원을 지었다면 그 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환전소를 지었다면 그 안에서 바삐 움직이게 만들 수도 있다. 창작 도시에 피포로 자신을 투영하고, 직접 들어가 탐험하는 재미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셈이다.

도넛이나 아이스크림, 핫도그 가게 등 상업 건물에 마스터 피포나 엑스퍼트 피포를 배치하면 재화도 쏠쏠하게 벌린다. 마스터 피포는 브릭시티에서 최고 기술 숙련자로 대우받기 때문에, 그를 고용하는 것만으로도 상업 건물 랭크를 단숨에 올릴 수 있다. 이 마스터 피포나 엑스퍼트 피포는 뽑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실력 있는 피포들을 배치해 재화를 벌어들이는 것 또한 크게 강제되지 않았다. 또한, 초기 얼리 엑세스 때문인지 재화나 뽑기권을 충분히 지급해준다. 다만 이러한 점에서 등급이 높은 피포의 정체성은 숙련도가 높다는 점 말고는 다소 모호해 보였다.

엑스퍼트 이상의 피포들이 꼭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용자를 더 설득하지 않는다면, 창작 도시엔 오히려 어울리지 않는 존재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개성은 충분하지만 딱 거기까지인 것이다. 게임이 꼭 하나로 정의될 필요는 없지만 다른 이용자들과 재밌는 도시, 건물을 짓고 공유하며 즐거움을 도모하는 목적이 주라면 피포의 역할을 조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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