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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신균號 LG CNS, 상반기 실적 순항…하반기 IPO 가능할까

서정윤 기자
LG CNS 로고 [ⓒLG CNS]
LG CNS 로고 [ⓒLG CNS]

[디지털데일리 서정윤 기자] "디지털 영역에서 글로벌 1위가 되는 걸 목표로 한다. 1등 기업이 되겠다는 건 무조건 서두르자는 마음이 아니고, 1등 기업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놓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다."

현신균 LG CNS 대표는 최근 사내 인터뷰에서 회사의 비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 대표는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가치 크리에이터로 LG CNS를 바라보고 있다. 고객 요구대로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술을 제공하는 걸 넘어, 고객과 비즈니스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설명이다.

올해 닻을 올린 현신균호는 아직 순항하는 모양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 CNS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1조3726억원, 영업이익 11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30% 늘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2조4215억원, 영업이익 1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16%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내부거래 비중은 49.4%로 나타났다.

업계는 LG CNS의 남은 과제로 기업공개(IPO)를 꼽는다. 다만 증권가를 중심으로 아직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 LG CNS가 IPO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신사업 중심으로 실적 개선…높은 내부거래는 과제

올해 LG CNS는 클라우드와 스마트팩토리, 금융 IT 디지털 전환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성과 개선을 이뤄냈다. 금융권 차세대 시스템과 인터넷전문은행 시스템, 지능형 고객접점·마이데이터 플랫폼 등을 구축하기도 했다. LG CNS 관계자는 "금융 디지털전환(DX)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리딩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확대됐다. 현 대표는 취임 이후 SAP,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등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해왔다. 최근에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앤스로픽 지분 일부를 취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파트너십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수요에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투자한 앤스로픽은 거대언어모델(LLM)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LG CNS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 CNS는 내부에 생성AI 추진단을 만들고 생성AI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 연구해왔다.

◆ 탄탄한 상반기 실적…증권가는 하반기 IPO "글쎄"

LG CNS의 실적이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현신균호의 남은 과제로는 IPO가 꼽히고 있다. LG CNS는 지난해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등 상장주관사단을 꾸리고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예비심사청구를 검토했다. LG CNS는 기업실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등 IPO 절차에 속도를 냈으나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증권가에서는 LG CNS가 아직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무리하게 IPO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LG CNS는 사업의 유사성으로 삼성SDS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측정받는다. 2021년 21만9500원을 돌파했던 삼성SDS의 주가는 최근 13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PER도 31배에서 최근 9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구광모 ㈜LG 회장이 세무당국을 상대로 상속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인 점이 상장 시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 회장 일가는 지난해 9월 구본무 선대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LG CNS 지분 1.12%에 대한 세무당국의 가치평가가 잘못됐다며 상속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세무서가 LG CNS의 주식 가치를 과대평가했다는 주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LG CNS 입장에서는 현재의 몸값으로 IPO를 진행하는 데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시장 상황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윤 기자
seoj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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