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요금시작구간 인하에 데이터 이월까지…현실화될까 [IT클로즈업]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정부가 최근 데이터 이월제도와 5G 요금제 시작구간을 낮추는 등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다각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통신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미 두 차례의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한만큼,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통신사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지난 2분기 기준 KT를 제외하고 3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SK텔레콤의 2분기 ARPU는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2만9920원, LG유플러스 역시 4.5% 감소한 2만8304원을 기록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하고 이용자 요금 선택권 확대와 제도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사용량에 부합하는 5G 요금체계로의 개선, 연2회 이용패턴에 기반한 최적요금제 고지 등이 골자다. 최저·로밍요금 인하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조만간 과기정통부와 통신사 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최근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G 중간요금제 가입자가 지난 1년 간 50만~100만정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중간요금제가 어느정도 촘촘히 구성됐다는 전제 하에 시작 요금 부분과 데이터 이용 패턴에 맞는 부분, 데이터 이월 등의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재욱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기획과장도 “저가 요금제 구간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다양화하면 가장 합리적인 요금제 선택 범위가 넓어져 사용하는 만큼의 최적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는 등의 방안을 사업자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 역시 최근 5G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시작 요금 부분에 대한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3076만489건에 달한다. 이에 현재 4만 중후반대부터 시작하는 5G 요금제를 낮추는 3만원대로 낮추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이미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에 관련 내용이 담겨 있고, 5G 시장이 어느 정도 무르익은 만큼 3사 모두 물밑에서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 내 다 사용하지 못한 데이터를 다음 달로 넘기는 ‘데이터 이월’도 고려된다. 이는 과거 KT가 2015년 선보인 LTE 데이터 선택 요금제의 ‘밀당’ 사용방식과 유사하다. 밀당은 남은 데이터는 다음 달까지 쓰고, 모자라면 다음 달 데이터를 당겨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는 신규가입을 받고 있지 않다.
다만 현행 5G 요금제는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주를 이루는 만큼, 데이터 이월의 실효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또 다른 통신업체 관계자는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낸만큼 사용하는 정액요금제 형태로 발전해온게 사실”이라며 “그동안 요금제는 요금폭탄을 방지하고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어 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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