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썩이는 ‘다크앤다커’…넥슨에 크래프톤까지 후폭풍 ‘계속’

왕진화 기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후폭풍이 거세다. 넥슨과 갈등 중인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크래프톤에 대한 이야기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이 지난 24일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DARK AND DARKER)’ 지식재산권(IP)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발표한 것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시장에서 보여준 국산 게임 다크앤다커 행보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독특한 재미를 바탕으로 글로벌 팬들로부터 관심과 주목을 이끌어 낸 것을 주요하게 평가했다. 크래프톤은 계약 체결 배경에 대해 올 초부터 시작된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라는 전사 전략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인기를 증명하는 건 다크앤다커 카피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비슷한 콘셉트의 게임(프로젝트)으로는 미스릴 스튜디오 ‘프로젝트 크롤링(Project Crawl)’부터 ▲jgraj ‘다크(Dark)’ ▲더풀스스튜디오(The Fool's Studio) ‘GREED IS GOOD’까지 약 10개 정도가 스팀에 올라와 있다.

이처럼 카피 게임들이 생겨나는 사이, 글로벌 이용자 점유율을 뺏길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크래프톤은 이에 다크앤다커 협업 및 확장에 대한 협의를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내 게임업계 전반에서는 다크앤다커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크래프톤을 곱게 보지 않은 상황이다. 다크앤다커 자체를 온전한 하나의 게임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최모씨는 넥슨 미출시 ‘프로젝트 P3’를 유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크앤다커가 만들어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넥슨은 최씨가 근무 당시 옮겨둔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이언메이스 첫 타이틀인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2021년 8월 최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또, 넥슨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다크앤다커 서비스 중단 가처분을 걸었다. 이처럼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소송전을 펼치는 가운데 크래프톤이 제3자로 낀 상황이 됐다.

넥슨 측은 별도의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24일 크래프톤이 이같이 발표하자,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및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크래프톤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아직 소송이 판가름되지 않은 상황에서, 크래프톤이 계약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특히 요즘 국내 게임사는 저작권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고, 일부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허탈감이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법적으로 어떠한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크래프톤이 더욱 신중하게 행동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크래프톤은 업계의 이같은 시선 속에서 더욱 난감해지고 있다. 해당 이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무분별한 해외 게임사로부터 IP 침범을 막고 싶은 마음에서 라이선스 계약을 빠르게 발표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오히려 비즈니스로 생각했다면 다크앤다커에 얽힌 모든 소송이 끝난 뒤 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했을 테지만, IP를 보호하기 위해 리스크를 안고 지금 발표한 것이란 의미다. 아이언메이스 또한 다크앤다커를 기획 단계부터 직접 개발했고, 부적절한 영업 비밀도 사용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임우열 크래프톤 퍼블리싱 수석 본부장은 “원작에 대한 글로벌 팬들의 다양한 평가와 함께 향후에 나올 사법적 판단을 제3자로서 지켜보고 존중할 것”이라며, “이와는 별개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원작 IP 생명력이 계속 이어져 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엔씨소프트가 웹젠을 상대로 낸 부정경쟁방지에 관한 법률 위반 소송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8일 원고 승소로 판결하고, “R2M 이름으로 제공되는 게임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사용하게 하거나 이를 선전·광고·복제·배포·전송·번안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다크앤다커 또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소송이 걸려 있는 만큼, 넥슨이 승소할 경우 국내 서비스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크래프톤 산하 독립 스튜디오인 블루홀스튜디오는 신규 모바일 게임을 자체 개발 중이며, 여기에 다크앤다커 IP 활용을 검토 중이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