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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변화경영위 출범에 구성원 불안감…“인위적 구조조정 계획 없어”

문대찬 기자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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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변화경영위원회(이하 변화경영위)’를 출범하며 경영 효율화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엔씨 내부에선 구조조정 가능성을 놓고 불안감이 움트고 있다.

엔씨는 지난 5일 변화경영위를 발족했다고 사내 공지했다. 변화경영위는 조직 및 의사결정 체계 정비, 합리적 비용 통제와 절감, 새로운 성장을 위한 역량 및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총 6명의 위원으로 구성됐으며,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위원장을 맡았다.

엔씨 측은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자 위원회를 운영한다”고 변화경영위 출범 배경을 밝혔다.

엔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71.3%, 직전 분기 대비 57% 떨어졌다. 주가도 연일 하락을 거듭해 6일 장 마감 기준 21만4000원까지 내려앉았다. 52주 신고가(48만1000원)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

대표 지식재산권(IP) ‘리니지’ 시리즈 부진이 뼈아프다. 신작 출시가 미뤄지는 와중에 유사한 게임성을 가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앞다퉈 쏟아졌다. 지난해 2분기 약 2235억원을 벌어들이는 등 엔씨 실적을 견인한 ‘리니지W’는 올 2분기는 약 54% 떨어진 1030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리니지M’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9.3% 감소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엔씨가 올 3분기 역대 가장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 3분기 엔씨 매출을 4340억원, 영업이익은 219억원으로 예상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8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 이지은 연구원은 “리니지2M, W의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전체 모바일 매출 역시 2분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며 “블레이드앤소울2의 대만‧일본 출시, 신작 퍼즈업: 아미토이 출시로 마케팅비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022년부터 신작 부재와 함께 기존 게임들의 지속되는 매출 하락 영향으로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기 시작한 이래 이번 3분기 역대 가장 부진한 분기 실적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대내외적 환경이 악화된 상황 속에서 변화경영위가 출범하자, 엔씨 구성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11년 전과 같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당시 엔씨는 핵심 개발부서에 역량을 집중하고, 사업실 및 일부 서비스 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해 이 과정에서만 총 400여명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엔씨 측이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며 우려를 일축한 상황이지만, 불안감이 쉬이 해소되지는 않는 모양새다. 지난 4월 출범한 엔씨 노동조합 ‘우주정복’의 송가람 지회장에 따르면 변화경영위 출범 소식이 전해진 뒤 관련 문의가 늘었고, 노조 가입자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지회장은 디지털데일리와 통화에서 “비용절감과 조직체계 정비 워딩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구조조정을) 연상하게 된다”며 “회사 측에서 구조조정이 아니라는 답변을 보내왔지만 특정 프로젝트를 해산시키는 등 유사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개개인 입장에선 체감되는 게 구조조정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불안감이 해소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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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엔씨는 장르 다양화를 통한 체질 개선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심산이다. 지난달 26일 출시해 양대 앱 마켓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몰이에 성공한 퍼즈업: 아미토이를 시작으로 하반기부터는 기존에는 거의 시도하지 않던 새로운 장르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달 말 글로벌에서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는 ‘배틀크러쉬’는 내년 상반기 PC와 모바일,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액션 게임이다. 수집형 역할수행게임 ‘블레이드&소울 S’, 3인칭 슈팅 게임 ‘LLL’도 내년 선을 보인다. 올 연말 출시되는 PC MMORPG ‘TL’ 역시 자동사냥‧이동 기능을 삭제하는 등 기존 리니지의 틀에서 벗어난 작품이다. 이들 중 일부는 오는 11월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에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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