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1만원대 블랙야크 패딩부터 국회의원 뱃지까지.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짝퉁’ 문제를 두고 여야 의원들 질책을 받았다. 레이 장 대표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기술적·인적·재무적 투자를 늘려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진행한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레이 장 대표는 중국 가품 판매에 대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냐는 강민국 의원(국민의힘) 질의에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브랜드를 도용한 중국산 짝퉁 상품 급증은 알리익스프레스가 관련 문제를 방치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레이 장 대표는 가품 근절을 위한 시스템을 소개했다.

레이 장 대표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해 ▲판매자들을 심사하는 시스템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가품을 식별 ▲ 지적재산권을 위반한 판매자에게 처벌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중국산 가품 판매 비율에 대한 질문에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거래 전체량 대비 가품으로 인한 이의제기 건은 0.015%”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대답에 여야 의원들은 해당 수치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잠깐만 검색해봐도 국내 브랜드를 도용한 중국 가품 상품이 실시간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 검색하면 60개 상품이 뜨는데, 공식 홈페지이에서 9만~30만원에 판매하는 패딩이 알리에선 1만~3만원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모두 진품이 아닌 중국에서 만든 가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심지어 알리익스프레스에선 한국 국회의원 배지도 짝퉁으로 유통되고 있었다.

이에 강 의원은 “짝퉁 중국상품을 대량 유통하는 건 소비자·제조업체 피해를 주고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전자상거래법을 보면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린 기업에 임시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도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전자상거래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임시중지 명령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행정조치를 검토해보겠다는 정부 움직임에 레이 장 대표는 개선 방안에 대한 노력을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레이 장 대표는 “한국소비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확인한 후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다짐한다”며 “기술·인력·재무적으로 충분히 자원을 투입할 것을 약속하며, 국정감사가 끝난 후 구체적 답변을 전달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