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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실패 5번' KDB생명, 치매보험 정조준…기업가치 제고 절실

권유승 기자
KDB생명 본사 전경. ⓒKDB생명
KDB생명 본사 전경. ⓒKDB생명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KDB생명이 치매보험 영업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올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유리한 보장성보험에 주력하며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이 지난 16일 치매보험 관련 특약 2종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일정 기간 특허권)을 획득했다. ▲급여치매감별검사보장특약 ▲급여치매전문재활치료정신요법보장특약에 대해 6개월 간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KDB생명은 "업계 최초로 선을 보인 특약으로 국가 치매치료·예방사업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배타적사용권 신청 사유로 내세웠다.

배타적사용권은 일종의 보험 특허권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상품의 독창성, 유용성, 진보성 등을 고려해 일정 기간(3개월~12개월)의 독점 판매권을 부여한다. 통상 보험사들은 상품·브랜드 홍보 효과를 높여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배타적사용권 도전에 나서고 있다.

KDB생명이 2개 이상의 특약에 대해 동시에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이후 한동안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요원했으나, 지난해부터 사용권에 다시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특히 KDB생명이 치매보험 개발에 정조준 하고 나선 것은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리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보장성보험 중 하나인 치매보험은 IFRS17 체제 하에서 회계상 유리하게 작용한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기존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하는 게 핵심인데,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저축성보험 보다 보장성보험이 계약서비스마진(CSM)에 더욱 도움이 된다.

IFRS17 도입 후 새롭게 등장한 수익 지표인 CSM은 보험 계약을 통해 미래에 얻을 수 있는 미실현 이익을 현재 가치로 평가해 보험사의 장기 이익을 추산하는 데 활용된다.

현재 KDB생명은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지 다섯 번이나 됐지만 빈번히 매각에 실패하고 있어서다. KDB생명의 유력 인수사로 거론되던 하나금융지주도 최근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KDB생명의 매각이 점점 더 안갯속으로 빠지고 있다는 평가다.

KDB생명이 매번 매각에 실패하고 있는 건 취약한 재무건전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KDB생명은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높아 역마진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도 올해 6월 말 기준 67.5%에 불과해 인수사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킥스 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면 부실금융사로 분류 돼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도 매각이 불발되면서 비우량 매물이라는 꼬리표를 떼기가 더 힘들어진 셈"이라며 "기업 본연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인수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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