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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람보다 마케팅 잘하는 AI, 'K게임 대표주자' 넥슨도 사로잡은 비결

김보민 기자
박준성 애피어 글로벌게이밍솔루션 본부장이 13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한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사 전략과 향후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박준성 애피어 글로벌게이밍솔루션 본부장이 13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한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사 전략과 향후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게임 업계에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해묵은 과제다.

신규 유저뿐만 아니라 한번 이탈한 고객을 다시 유입하는 것 또한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적으면 수만 명, 많으면 수천만 명 규모의 유저 현황을 '사람' 직원이 관리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애피어는 이러한 게임사들의 구원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AI 솔루션으로 게임 출시부터 성장, 정체기, 유저 이탈, 재유입까지 마케팅 전 주기에서 사람의 손길을 덜어주고 있다.

게임 앱 마케팅 여정 [ⓒ 애피어 홈페이지]
게임 앱 마케팅 여정 [ⓒ 애피어 홈페이지]

◆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AI 마케터' 종횡무진

박준성 애피어 글로벌게이밍솔루션 본부장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매출 극대화"라며 "AI는 풀퍼널(full-funnel) 마케팅을 더 똑똑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애피어는 ▲잠재고객을 발굴하는 '크로스엑스' ▲개인화된 메시지를 전송해 고객 재유입을 이끄는 '아이쿠아'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에 주력하는 '아이딜' ▲엔드 유저의 행동을 예측하는 '아이리스'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잠재고객 발굴과 재유입에 초점을 둔 솔루션은 많지만, 네 가지를 종합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많다.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대상 산업은 이커머스, 자동차, 디지털 콘텐츠, 금융 및 보험, 호텔 등이다. 박 본부장은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서 특히 게임 분야으로 고객사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넥슨과의 협력이다. 박 본부장은 "게임을 출시할 때에는 아무 유저가 아닌 취향과 특성에 맞는 유저를 선별해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게임 접속을 갑자기 중단한 유저도 빠르게 파악해 모바일 웹과 포털을 통해 광고를 노출시키는 작업도 필수"라고 설명했다.

애피어는 넥슨과 2017년부터 6년간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넥슨이 선택한 AI 솔루션은 애피어의 '아이비드'다. 아이비드는 독자 AI 오디언스 모델을 기반으로 결제율이 높은 고가치 유저를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넥슨은 지난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 캠페인에서 아이비드를 활용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1주차에서 4주차까지의 레벨 완료율이 6.9% 상승했고, 인앱 결제 건수도 1.4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넥슨의 또 다른 인기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도 애피어와 함께 유저 재유입 작업을 이어왔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출시 45일 만에 유저 감소세를 보였는데, 애피어 솔루션을 통해 유저전환율(CVR)을 55%, 인앱 결제 건수를 16%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박 본부장은 "사람이 수작업으로 3시간 동안 하던 일을 10분 만에 완료해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애피어는 '아처키우기' 제작사 게임듀오에 크로스엑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 결과 게임듀오는 잠재 고객 전환율을 41% 증가시키고, 유입 고객 70%를 구매로 잇는 성과를 냈다.

박준성 애피어 글로벌게이밍솔루션 본부장 [ⓒ 디지털데일리]
박준성 애피어 글로벌게이밍솔루션 본부장 [ⓒ 디지털데일리]

◆ "AI에 늘 진심"…게임 이을 새 먹거리 모색

애피어는 대만을 시작으로 일본, 싱가포르, 파리, 한국 등 전 세계에 주요 거점에서 17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에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본격 몸집 불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박 본부장은 글로벌 사업을 강화해 'AI에 진심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챗GPT가 이끈 생성형 AI 열풍을 계기로 자사 사업 경쟁력이 공고해질 것으로 자신했다.

박 본부장은 "애피어는 설립과 동시에 AI를 목표로 내세운 기업"이라며 "다양한 버티컬에서 활동하는 고객사와 협업을 이어온 만큼, 현재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개인화 마케팅이 떠오르면서 AI의 역할도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소프트웨어를 지능화해 AI를 투자자본수익률(ROI)로 전환한다'는 미션을 흔들림 없이 실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마케팅 솔루션이 필요한 새 동력도 찾는다.

애피어가 현재 주목하고 있는 산업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전자책 등이다. 모두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야 하는 분야로, 디지털 콘텐츠 업계에서 AI 솔루션을 강화하겠다는 애피어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박 본부장은 "애피어는 'AI'와 'Happier'(더 행복한)을 합쳐 만든 이름"이라며 "모든 소프트웨어는 결국 지능화된다는 비전 아래 고객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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