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3] 올해 과방위 국감 키워드 ‘가짜뉴스’·‘R&D’·‘정쟁’·‘파행’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지난 10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의 올해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과방위는 과학 및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담당하는 상임위인 만큼 관련 현안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기대됐으나, 올해 국감은 그중에서도 ‘가짜뉴스’와 ‘연구개발(R&D) 예산’에 화력이 집중되며 여야 정쟁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 ‘가짜뉴스 근절’ 법적근거 두고 여야 엇갈린 해석
과방위의 올해 첫 국감일인 지난 10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국정감사는 ‘가짜뉴스’라는 키워드로 전부 요약된다.
뉴스타파의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 보도’를 기점으로 방통위·방심위가 이른바 ‘가짜뉴스’ 규제 강화를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이를 비호하는 여당과 반대로 언론탄압 수단으로 해석하는 야당이 맞붙었다. 특히 방심위가 전에 없던 ‘인터넷언론’에 대한 통신심의를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그 법적근거 여부를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야당 의원들은 “가짜뉴스 근절과 관련해 방통위의 법적 근거가 없다”(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거나 “언론보도의 가짜뉴스 유무를 방심위가 나서 판단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판결을 위배하는 것”(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이라며 맹공을 펼쳤지만,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어디까지나 방통위의 ‘적극행정’ 차원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26일 열린 종합감사 또한 ‘가짜뉴스’로 도배됐다. 여당계 의원들은 “온라인상의 가짜뉴스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사이버폭력이자 온라인테러”(김병욱 의원·국민의힘)라거나 “(국민들은)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강력 처벌’을 맨 첫 번째로 꼽고 있다”(하영제 의원·무소속)는 등 정부의 가짜뉴스 규제강화를 적극 엄호했다.
◆ R&D 예산삭감에 ‘카르텔 해소’ vs. ‘졸속삭감’
지난 11일과 27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 24일 열린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국정감사에서는 국가 R&D 예산삭감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말 윤석열 대통령의 ‘R&D 사업 재검토’ 지시를 기점으로 내년도 정부 R&D 주요 예산을 올해보다 16.6% 삭감한 25조9000억원으로 편성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여당은 그간 연구현장에서 누적된 ‘예산 나눠먹기’ 관행을 없애는 비용 효율화 차원이라고 옹호했다.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은 이권 카르텔을 제거하고 나눠먹기식 R&D를 근절하라는 혁신을 주문한 것”이라고 방어했고, 김병욱 의원(국민의힘)도 “평균치로 보면 오히려 문재인 정부 때보다 예산이 많고 다만 내년 예산이 좀 준 건데 이걸로 음해성 정치 공작을 하는 건 과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 한마디에 기준 없는 졸속 삭감이 이뤄진 탓에 꼭 필요한 연구 예산들까지 줄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민안전이나 기후위기와 관련된 예산은 어떻게든 지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일갈했으며,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예산삭감 조치가 학생 연구자들 인건비 감소로 이어지는 등 과학기술 인력양성 기반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과정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특히 청년 연구자들 이야기가 나오자 “후배 과학자들에게 감히 문제 생기게 하고 싶지 않은 게 제 마음이고 진심”이라며 “나름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소외된 ICT 현안…종감 이르러서야 질의 집중
그러나 ‘가짜뉴스’와 ‘R&D 예산’에 대한 질의가 과방위 국감의 대부분 비중을 차지하면서, 그 외 많은 현안들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그나마 26일과 27일 종합감사에서는 ‘휴대폰 성지 불법보조금 문제’나 ‘글로벌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 ‘국민 가계통신비 경감 방안’ 등이 조금씩 언급됐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국내 트래픽 비중이 압도적 1위인 구글이 망이용료는 내지 않고 있다”는 김병욱 의원 지적에 “망이용료 부과 또 이른바 기금 출연을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고, “휴대폰 성지 불법보조금이 여전하다”는 박완주 의원 지적에는 “‘파파라치’(불법보조금 신고포상제도)를 운영하려고 한다”며 의지를 보였다.
27일 과기정통부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지형 SK텔레콤 부사장과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다수 의원들로부터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개선방안을 요구받았으나,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는 못했다. SK텔레콤 측은 “저가 요금일수록 데이터 단가가 높다”는 김 의원 질문에 “효과적 대안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고, 삼성전자 측은 높은 스마트폰 가격 문제에 대해 “중저가폰 출시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정쟁으로 얼룩진 과방위 국감…한때 파행까지
한편 이번 과방위 국감은 ‘가짜뉴스’와 ‘R&D 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뜨거운 ‘공방’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정쟁과 파행을 거듭하는 아슬아슬한 모습도 보였다.
특히 11일 과기정통부 국감에서 야당이 이종호 장관의 장황한 답변 태도에 불만을 제기하자, 장제원 과방위원장(국민의힘)이 “장관은 답변도 못하냐”고 맞받아치며 여야간 말다툼으로 번지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저는 충분히 시간을 드릴 거다”라며 곧바로 정회를 선포했으나, 야당에선 “뭐하시는 거냐”고 반발이 나왔다.
27일 종감은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선관위 보안점검과 관련해 여당과 국가정보원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오후 늦은 한때 파행되기도 했다. 장 위원장이 “동료 위원에게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일방적인 정회 선포 후 자리를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고, 결국 여야 간사가 “원만한 회의진행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고 서로 사과하면서 겨우 갈등이 봉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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