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애플, 실적발표후 시간외 3% 급락했지만… 의미심장한 '서비스'사업 성장세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2일(현지시간) 장마감후 발표한 애플의 3분기 실적(애플 기준 4분기)은 ‘애플의 위기’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적발표후 시간외연장거래에서 애플의 주가가 3.39%나 급락했다는 것은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물론 애플의 문제라기 보다는 중국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어두운 시장 전망 등 복합적이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한 강력한 도시봉쇄 여파로 ‘아이폰14’시리즈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지만 애플 주가에 미치는 타격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잔펀치에 끄떡없었던 애플을 지탱한 것은 애플에 대한 높은 고객 충성도였다. 하지만 ‘해가지지 않는 제국’처럼 인식돼왔던 애플도 결국 누수의 구멍은 커지는 모습이다.

물론 올 3분기 애플의 총 매출은 894억9800만달러, 영업이익 269억6900만 달러로 시장예상치(LSEG 기준 892억8000만 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등 여러 우려에도 선방했다.

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약 11% 증가했으며, 주당 순이익(EPS)는 1.46달러로 역시 시장예상치(1.39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하게도, 애플이 거둔 지난 3분기 실적의 외형보다는 향후 전망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특히 애플의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이날 애플의 실적 발표 이후, 미국 정부의 규제로 지난 수년간 시장에서 거의 퇴출당했던 화웨이가 중국산 칩을 탑재한 새로운 휴대폰으로 시장에 복귀하면서 올해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고, 특히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고강도 반도체 수출규제 등이 더욱 강화되면서 최근 중국에선 이에 반발한 ‘애국 소비’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애플에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커지고 있다.

애플의 올 3분기 중국시장 매출은 150억8000만 달러로, 1년전 3분기 154억7000만 달러와 비교해 약 2.5% 감소했다. 범위를 넓혀 올 3분기까지, 지난 1년간 누적 매출을 보더라도 742억달러에서 725만5900만달러로 약 17억 달러가 감소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애플에겐 충분히 고무적인 수치도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확대되고 있는 ‘서비스 매출’의 급성장이다. 애플페이(Apple Pay), 애플TV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 사업 영역에 포함된다.

애플의 올 3분기 ‘서비스’ 매출은 223억1400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 191억8800만달러와 비교해 16.3%나 급성장했다. 시장예상치 213억 달러를 무려 10억 달러나 상회한 결과다.

이같은 애플의 서비스 사업 선전은 아이폰, 맥, 아이패드, 웨어러블 등 애플의 ‘제품’(Product)부문 매출액이 같은기간 5.3% 하락한 것과 분명히 대조적이다.

올 3분기말 까지 ‘서비스’ 사업의 지난 1년 누계만 보아도 852억달러로, 1년전 같은기간 781억2900만 달러를 껑충 뛰어넘는다.

애플이 혁신 제품 제조 중심에서 혁신 서비스 사업으로 무게중심이 넘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것이 애플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 북 등을 사용하고 있는 엄청난 수의 ‘애플 유저’(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뉴욕 월가에선 ‘애플 페이’ 또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애플 뱅크’(Apple Bank) 등 애플이 금융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경우, 전세계적으로 약 10억 명의 유저가 향후 잠재 고객군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10억 명의 고객을 확보한 금융서비스 회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애플의 서비스 사업은 실제로 매우 공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파리생제르맹(PSG)에서 뛰던 세계적인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36)가 미국의 프로축구리그(MLS)로 이적하면서, MLS의 중계권을 가진 애플TV+의 가입자가 첫 달에만 16배가 급증하는 등 파격적인 성장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애플은 애플TV의 구독료를 서비스 등급별로 40% 가까이 인상하기도 했는데, 이는 애플TV의 시장경쟁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애플은 아직 ‘서비스’사업과 관련, ‘활성사용자수’처럼 서비스 사업에 있어 매우 핵심적인 정보는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제품’ 중심에서 서서히 ‘서비스’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은 이번 분기 실적에서 보다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