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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에 이차전지주 '기사회생'… 급등세 지속되나?

배태용 기자
[ⓒ 에코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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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오늘부터 전격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이차전지주들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차전지주는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인 만큼, 장기적으로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5일 임시 금융위원회 회의를 열고 공매도 전면 금지를 의결했다. 6일 주식시장 개장 직후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약 8개월간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다. 기존에 공매도가 가능했던 코스피200, 코스닥150지수 350개 종목을 포함해 유가증권과 코스닥, 코넥스 시장 전 종목이 포함된다.

이번 조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 이어 네 번째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다. 다만 이전의 공매도 전면 금지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공매도는 허용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있었던 기존 공매도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불법 무차입 공매도 실시간 차단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팔아서 주가를 떨어뜨리고, 주가가 떨어진 뒤 싸게 사들여 되갚는 투자법이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돈을 벌 수 있으므로, 정보와 자금력을 갖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활용한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최근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불법 공매도가 적발되면서, 공매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조치 이후, 국내 주식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특히 고평가 논란에 공매도의 주요 타깃 대상이었던 이차전지주를 중심으로 급등이 일어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29.13% 오른 29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에코프로는 가격제한폭인 29.98% 올라 82만8000원으로 급등했다. 이 두 종목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잔고 비중은 각각 6.35%, 5.25%으로, 공매도가 가능한 코스닥 종목 중에서 각각 3번째, 13번째로 많은 수준이었다.

이외에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33만7500원을 기록, 25.46% 올랐으며 이외 ▲LG에너지솔루션(47만5000원, 18.16%) ▲포스코홀딩스(50만7000원, 15.75%) ▲LG화학(51만2000원, 8.7%) ▲삼성SDI(49만9000원, 9.91%) ▲SK이노베이션(15만2100원, 10.94%) 등도 오르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수급에 의한 자율적인 가격 조정이 약해져 시장이 상승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금지 조치의 영향력이 약해 펀더멘털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전망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에 의한 자율적인 가격 조정이 점차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다만 지수 외에 개별 종목 측면에선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숏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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