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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총대 멘 김범수와 쇄신안 꾸리는 카카오…수사 칼날은 여전

이나연 기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 카카오]

“최근 상황을 겪으며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더 강화된 내외부의 준법 경영 및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부터 ‘준법과 신뢰위원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들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선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

“지금까지 각 공동체 자율과 책임경영을 위해 권한을 존중해 왔지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 책임을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발로 뛰며 소통하겠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그동안 ‘은둔형 경영자’를 자처하던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180도 달라졌다. 위기의 카카오를 구하기 위해 직접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려 작년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한 지 1년8개월 만에 카카오 경영 일선에 사실상 복귀한 셈이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부터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의혹 등 카카오 공동체(계열사)에 불거진 사법 리스크가 연일 격화하자, 카카오도 돌파구를 찾으려 분주해졌다. 최근 ‘최고 비상 경영 단계’를 선포한 카카오는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쇄신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카카오는 전날인 지난 6일 오전 김범수 센터장과 홍은택 대표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2차 ‘공동체 경영회의’를 개최했다. 지난달 30일부터 매주 월요일 진행되는 공동체 경영회의는 최근 카카오에서 벌어진 이슈가 경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경영 체계 자체를 일신하기 위한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회의에선 김 센터장이 위원장을 맡고, 주요 계열사 CEO가 참여하는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했다. 경영쇄신위원회는 카카오가 겪는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카카오 공동체 전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에 앞서 카카오는 지난 3일 관계사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에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공정거래 및 자본시장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김소영 준법과 신뢰 위원장은 해당 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카카오 관계사 준법 경영 실태를 세밀하게 점검하고,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경영 시스템을 갖추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연내 공식 출범할 준법과 신뢰 위원회는 카카오와 독립된 기구로서 ▲카카오 관계사 주요 위험 요인 선정 및 준법감시 시스템 구축 및 운영 관여 ▲과도한 관계사 상장 ▲공정거래법 위반·시장 독과점·이용자 이익 저해·최고경영진 준법 의무 위반에 대한 감시 통제 등 그간 회사가 지적받아 온 문제를 관리 감독하고 조사한다.

아울러 이날 회의는 준법과 신뢰위원회 설치·운영에 대한 논의와 함께 가맹택시 수수료를 비롯한 카카오모빌리티 쇄신안도 화두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의 택시 횡포는 독과점 행위 중 아주 부도덕하다.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3일 오후 비공개 형태로 택시 4단체를 비롯한 전국 가맹택시단체 일부와 수수료 체계 및 서비스 개편을 위한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부터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콜 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질타와 조사를 받는 상황이다. 이에 김 센터장까지 나서 발 빠르게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이나, 수사 칼날을 겨눈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카오 비상경영 논의와 무관하게 무관용 원칙으로 감리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에 따른 불공정 거래 의혹(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과 분식회계 혐의(카카오모빌리티)를 양쪽에서 조사 중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같은 날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 대회실에서 열린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경영쇄신위원회와 준법과 신뢰 위원회 등이 회사 자구책이) 통상적으로 양형 요소에서 고려되나, 카카오 발표엔 전혀 내용이 나와 있지 않은 상태”라며 “지금 단계에서 (감경 요소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 금감위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 관련 가맹 택시 계약이) 효율적이고 실질이 맞는다면 왜 굳이 지금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하는지 의문”이라며 “법인택시든 개인택시든 (계약 과정에서) 분리 체결 자율이 있었는지, 분리 체결을 단 한 건이라고 한 사례가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금감원이 매년 공시 대상 기업을 대상으로 임의 표본을 선정해 행하는 ‘회계심사감리 업무’ 대상으로 선정돼 재무제표 심사 및 감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가맹 택시 ‘가맹 계약’과 ‘업무 제휴 계약’ 회계 처리 방식에 대해 감독 당국과 해석차가 있었다는 것이 문제 발단이다. 가맹 계약과 업무 제휴 계약이 별개라는 회사 입장과 달리, 금융감독원은 이를 하나의 계약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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