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가 무선가입 2위로 올라선 날, KT가 발끈했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무선 가입회선 수로 2위 사업자 KT를 앞질렀다. 만년 3위 사업자의 반란으로, 견고했던 국내 순위에 오랜만의 지각변동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KT는 이번 역전이 LG유플러스의 비정상적인 회선 모집 결과라고 주장한다. 왜 그럴까.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이번 9월 기준으로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가입회선은 1829만2170개로 KT(1773만5022개)보다 55만7148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앞선 양사 실적을 통해 예견됐던 바로, 이번 과기정통부 통계로서 LG유플러스가 KT를 역전한 것이 분명해진 것이다.
LG유플러스의 약진은 이번 9월에 134만8666개 회선을 추가하면서 가능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KT와 LG유플러스의 격차는 100만개가 넘게 차이가 났는데, 6월 들어 양사의 차이는 84만개에서 7~8월 76만개 수준으로 좁혀졌다. 그리고 오는 9월, 과기정통부 발표를 통해 양사의 차이는 LG유플러스가 KT를 88만개 앞서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KT는 1713만3388회선, LG유플러스는 1801만6932회선으로 집계(기타회선 제외)가 된 것이다.
그런데 과기정통부의 발표가 있은 당일, KT가 긴급하게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LG유플러스의 역전에 대해, KT는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가 분명했다.
이날 김영걸 KT 커스터머사업본부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오전 온라인 설명회를 통해 LG유플러스의 무선가입 역전 현상에 대해 사물인터넷(IoT), 그중에서도 원격관제 회선의 일시적인 대량 수주를 통해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일반 휴대폰 가입자가 아닌 IoT 회선, 그중에서도 한국전력 등에서 수도검침 등 원격관제 사업을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입찰해 일시에 수백만 규모의 원격관제 회선을 확보한 것이, 이번 역전 현상의 주된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KT는 IoT 회선을 급격하게 늘림으로써 무선 가입회선을 역전시킨 LG유플러스의 전략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았다.
김 상무는 “현행 과기정통부 통계는 사람이 쓰는 가입회선과 사물인터넷(IoT)이 혼재돼 있다”며 “우리가 가입자 회선이라 부르는, 사람이 쓰는 회선은 월평균 사용금액이 3만원대로 3사 합산 23조원가량의 시장이지만, 사물통신은 보통 기업용(B2B) 계약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수백원에서 수천원 수준이고, 전체 시장 규모는 5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짚었다.
특히 IoT 회선 중에서도 원격관제 사업에서 LG유플러스가 최저가 입찰로 사실상 손해를 감수하는 방식으로 수백만 회선을 일시에 따내 이번 역전이 가능했다는 게 KT의 주장이다.
김 상무는 “제가 알기로 지난 특정 것들은 장비 가격도 소화하지 못하는 형태로 저번에 진행된 것도 있었고, 지금 상황에선 원격관제가 솔루션으로 안되고 단순히 회선만 팔아서는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적으로도 (일반 가입회선과 IoT 회선의) 회계가 분리돼 있고 이용약관도 IoT는 분리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과기정통부의 통계 목적을 봤을 때, 정보 이용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참고함을 고려한다면 현행 분류체계는 정보 이용자의 해석과 판단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일반 가입자 회선 즉 휴대폰 회선에서는 여전히 KT가 LG유플러스를 앞서는 게 사실이다. 과기정통부 통계 중 휴대폰 회선으로 따져보면 KT 회선은 1359만1181개, LG유플러스는 1101만913개로 집계된다다. KT가 258만268개 더 많다.여기에 태블릿PC나 웨어러블기기 등 가입자 기반 단말까지 더해도 마찬가지다. 휴대폰에 가입자 기반 단말을 합한 KT의 회선은 1495만8137개다. LG유플러스(1201만7709개)보다 294만428개 앞선다.
KT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일반 휴대폰 회선이 아닌 심지어 단가도 매우 낮은 IoT 회선을 급격하게 늘리는 방법으로 LG유플러스가 무선 가입회선 수에 있어 KT를 앞질렀다고 표현하기에는 억울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결국 휴대폰 시장에서의 가입자 실적 지표는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이 높은 5G 비중이 어디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가입자 구성비로는 KT가 (LG유플러스보다) 고객을 많이 모시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경쟁사(LG유플러스)가 어필하는 것과 다르게 저희 나름의 강점을 소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결국 과기정통부의 통계 기준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KT의 주장이다. 박철호 KT 사업협력담당 상무는 “IoT 회선은 이용자 고객 특성상 일반 국민이 사용하는 이동통신과 다른 별도 시장이며, 회계 기준에서도 분리되어 있다”며 “가입자 통계를 활용하는 정보 이용자의 오해가 없도록 정부에 적극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과기정통부도 이같은 지점을 이해하고 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전날 ‘통신비 부담완화 방안’ 정책 브리핑에서 “세분화된 통계로 당연히 총량도 하고, 사람도, IoT도 구분해서 집계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와 LG유플러스의 무선가입 관련 신경전이 거세지면서, 향후 정부 통계를 둘러싼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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