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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야, AI업체야?…AI 기술 대거 뽐낸 SKT [IT클로즈업]

백지영 기자

SK 테크 서밋에 전시된 에이닷 서비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기자] 인공지능(AI)이 통화내용을 요약해 주고, 수면관리도 해준다. 전국 수천개 통신국사에도 AI가 적용돼 냉방을 원격으로 관리하며 전력비용을 아껴준다. 기업이 사용하는 클라우드의 실시간 비용 정보와 사용 현황을 AI가 학습해 최적의 클라우드 요금제를 추전해 준다. 심지어 개와 고양이의 엑스레이 사진을 AI로 분석해 병명도 진단한다.

지난 2021년 ‘AI 서비스 회사’로의 비전을 선포한 국내 대표 통신사 SK텔레콤의 AI 전략이 최근 속도를 내고 있다. 이같은 행보는 지난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테크 서밋’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SK 테크 서밋은 SK그룹의 기술 역량을 총결집한 기술 컨퍼런스로 올해는 전시, 발표 기술의 60% 이상이 AI를 주제로 구성됐다.

이날 행사에서 유영상 SKT 대표는 “생성 AI가 촉발하고 있는 변화는 우리 모두에게 위기보다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앤트로픽,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빅테크는 물론 K-AI 얼라이언스와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K 테크 서밋을 관람 중인 유영상 SKT 사장 [ⓒSKT]

앞서 SKT는 자체 AI 기술 고도화를 통한 ‘자강’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AI 인프라와 AIX(AI전환),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AI 관련 투자를 3배로 확대해 매출 25조원의 글로벌 AI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AI 인프라는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 LLM(거대언어모델), AIX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핵심 사업영역의 AI 접목, AI 서비스는 AI 개인비서 ‘에이닷(A.)’ 등이 해당한다. 실제 행사장에 마련된 약 550여평 전시장에는 이같은 3대 영역의 주요 서비스가 곳곳에 배치돼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전시장 한가운데는 지난해 출시된 ‘에이닷’이 관람객을 맞이하며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했다.

에이닷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수면모니터링서비스 '에이슬립'. 관계자가 에이슬립을 시연 중이다.

SKT는 지난달부터 에이닷 전화를 통해 아이폰 통화녹음과 AI 통화요약 등을 제공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중 통역콜 서비스를 출시하고 내년에는 전화 대신 받기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에이닷에선 통화기능 외에도 수면관리 스타트업 ‘에이슬립’과 협업해 마이크를 통한 수면 중 호흡음을 측정해 실시간으로 수면을 모니터링하고 수면단계와 호흡안정도 등을 측정하는 ‘에이닷 슬립’도 서비스하고 있다.

AI 인프라 주요 영역인 멀티 LLM도 SK텔레콤이 주력하는 분야 중 하나다. SKT는 다양한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텔코(통신)에 특화된 멀티 LLM 모델 기반의 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한 기반 기술로 SKT는 ‘글로벌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소개했다.

행사기간 동안 글로벌 인텔리전스 플랫폼 기술세션을 진행한 SKT 정민영 담당은 이를 ‘텔코를 위한 생성형 AI 플랫폼’ 혹은 ‘AI 운영체제(OS)’라고 소개했다.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해 여러 LLM 활용했을 때 발생하는 이슈를 해결하고, 데이터 플랫폼과 연결해 개인화된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K 테크 서밋에서 글로벌 인텔리전스 플랫폼 기술세션을 진행 중인 SKT 정민영 개발자

글로벌 인텔리전스는 최적의 LLM을 선택·활용해 멀티-LLM 전략을 제공하는 MaaS(Model-as-a-Service)와 실제 유스케이스를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PaaS(Platform-as-a-Service) 2가지 레이어로 구성된다.

그는 “하나의 LLM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다양한 LLM 서비스에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전략”이라며 “플랫폼 기반의 LLM을 연계해 안정성을 보장하고 양질의 데이터셋과 운영·업무지원시스템(OSS·BSS) 등 통신사의 레거시 시스템과도 잘 연계되는 일종의 멀티 LLM 게이트웨이를 구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구현 가능한 AI 컨택센터 등 B2B 유스케이스와 새로운 형태의 B2C 사례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정 담당은 “고객이 생성하는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 상담내역을 LLM으로 분석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제안을 제공하는 것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 테크 서밋에 전시된 액침냉각기술

이와 함께 SKT가 설립한 AI 반도체 전문 기업 '사피온'의 차세대 제품 'X330'도 최초 공개되며 참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X330'은 타사의 최신 추론용 모델 대비 약 2배의 연산 성능을 자랑하면서 전력 효율도 1.3배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SKT와 SK엔무드 SK 관계사들이 협력해 제작한 AI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AI 서비스의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GPU 서버는 일반서버(x86) 대비 전력 사용량이 수십배 높다.

현재 전력 사용량의 절반 이상이 AI 데이터센터의 냉각을 위해 활용되는 만큼, SKT는 SK엔무브의 특수 냉각유를 넣어 냉각하는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해 전시했다. 현장에선 액침냉각 기기에 담긴 델 서버가 전시됐다. SKT 관계자는 “일반 서버보다는 AI 서비스용 GPU 서버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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