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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LGU+ 황현식, 폭풍전야 SKT·KT

권하영 기자
김영섭 KT 대표 [Ⓒ KT]
김영섭 KT 대표 [Ⓒ KT]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LG유플러스가 대표이사 연임과 소폭 인사로 체제 안정을 꾀한 가운데, 연말 인사를 앞둔 SK텔레콤과 KT에 긴장감이 감돈다. SK텔레콤의 경우 유영상 대표 연임 여부, KT는 김영섭 대표 취임 후 첫 인사 규모가 관심사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말을 전후로, SK텔레콤은 12월 초 무렵에 각각 2024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23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황현식 대표 연임과 함께 전무 승진 1명, 상무 신규 선임 7명을 대상으로 한 임원인사를 의결했다.

LG유플러스 첫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황현식 대표가 내년 3월까지였던 임기를 3년 더 연장하는 데 성공한 한편 인공지능(AI)·데이터에 무게를 둔 소폭 인사가 이뤄지면서, 회사는 경영 안정성과 신사업 추진 동력을 모두 확보했다는 평가다.

숙제를 마친 LG유플러스 다음으로 KT가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다. 올해 8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영섭 대표가 처음으로 주도하는 인사인 만큼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작년 말 구현모 전 대표가 연임 도전으로 인사를 하지 못했고, 이후 김영섭 대표가 새로이 취임하면서, KT의 인사는 2021년 이후 2년간 ‘올스톱’ 상태였다. 김 대표 또한 취임 직후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강국현 커스터머 부문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을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것 이 외에 조직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이 때문에 KT 안팎에선 대폭 물갈이 인사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재무통으로 알려진 김 대표의 실용주의 성향상, 방대해진 조직을 통합 축소하고 임원 수도 줄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김 대표가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은 생각지 않고 있다”고 밝히긴 했지만, 계약직인 임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얘기다.

KT스카이라이프, KT알파, 지니뮤직, KT서브마린, KTis, 나스미디어 등 내년 3월 대표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들이 이미 많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전임 경영진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임원들도 적지 않아,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인사는 중요한 기점이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에 이어 대표 연임 이슈가 중요하게 부각될 전망이다. 2021년 11월 취임한 유영상 대표는 대표 임기가 딱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일단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까지로, 오는 12월 초로 예정된 SK그룹 인사에서 그의 대표직 유임 여부가 공식화될 예정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6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AI 전략을 발표했다. [Ⓒ 디지털데일리]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6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AI 전략을 발표했다. [Ⓒ 디지털데일리]

현재까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유 대표는 취임 후 일찌감치 ‘AI’를 회사 핵심 미래먹거리로 삼아 ‘AI 컴퍼니로의 전환’이라는 경영 목표를 밝혔는데, 최근 ‘챗GPT’ 열풍으로 AI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면서 선구안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유 대표는 지난 9월 회사의 전 사업 부문을 AI와 연계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하며 이제 실행력을 높이는 단계에 들어선 참이다.

취임 이래 계속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성과 중 하나다. 캐시카우가 분명한 통신업 특성이 있긴 하지만, 올해 들어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과 경기 침체가 두드러졌음에도 선방을 했다. 특히 직전 3분기 실적을 보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모두 영업이익 역성장을 한 가운데서도 SK텔레콤 홀로 수익성을 지켰다.

다만 KT와 달리 SK그룹 산하에 있는 SK텔레콤은 결국 그룹 총수의 인사 전략이 중요한 만큼, 겉으로 드러난 성적만으로 연임을 낙관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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