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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클라우드 동향/11월④] "먹통 또 먹통" 한 달에만 네 번 멈춘 행정망, 정부는 '속수무책'?

김보민 기자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11월 한 달을 돌아보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국가 행정망 먹통'입니다.

지난 17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현장 민원이 모두 마비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어 정부의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 또한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면서 공무원과 시민의 불편이 커졌습니다.

당시 서울 서초구 소재 한 주민센터를 찾았던 시민은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온라인도, 오프라인 민원도 다 안 된다면 서류는 어디서 발급받으면 되죠?'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재난문자를 통해 국민들에게 별도 공지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기도 합니다.

일단 민원마비 사태는 네트워크 연결장치 '라우터'의 부품인 포트에 불량이 발생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사태 발생 8일 만에 나온 결론입니다.

그러나 '먹통 사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22일에는 차세대 주민등록정보시스템이 일시적인 과부하로 20분간 오류가 났고, 23일에는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가 해외 인터넷주소(IP) 다량 접속으로 과부하가 나며 1시간 동안 서비스가 멈췄습니다. 24일에는 모바일 신분증 신규 발급 서비스가 서버 다운으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일 년에 몇 번 일어나기도 어려운 정부 시스템 마비가 한 달에만 수차례 발생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업계 곳곳에서는 관리 부실은 물론, 근원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것이 문제였다는 정치권의 논쟁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사태의 본질을 해결할 만한 승부카드가 필요하다는 데 입이 모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대책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SI 방식을 손을 봐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정부는 시스템 특성상 구축형(온프레미스) 환경을 고수하고 있는데, 시스템 업데이트와 관리가 용이한 클라우드 환경을 확장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디지털 국가를 약속한 디지털플랫폼정부 또한 이러한 점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장은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정부 박람회에서 공공 SW 대기업 참여 제한에 대해 "이것 때문에 문제(장애)가 직접적으로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정부 시스템이 클라우드로 올라가게 된다면 다른 시각에서 대·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역할 분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시스템 운영·관리와 개발 환경 등 근본적인 쇄신이 없다면 클라우드 전환이 무의미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의 명확한 상황 판단과 투명한 설명이 없다면, 당분간 먹통 사태에 대한 여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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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네이버‧카카오‧토스 '정부 전자증명서' 발급 중단…행안부 '화들짝'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에서 서비스하는 '정부 전자증명서' 발급 서비스가 24일 일시 중단됐다. 모바일 전자증명서는 주민등록등·초본, 국민연금납부확인서, 예방접종증명서 등 각종 증명서를 스마트폰으로 발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정부 시스템이 서비스 점검에 돌입하면서 3개 기업의 서비스까지 멈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 17일 발생한 행정 전산망 장애의 여진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한국전자인증 장애로 서비스가 일시 중단된 것"이라며 "행정 전산망과는 연관이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이어 정부 서비스에 시스템 장애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행정안전부 입장에서도 곤혹스러운 일로 비치는 분위기다.

◆ 갤럭시S24 생성형 AI ‘첨병’…’엑시노스2400’ 기대감 키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갤럭시 스마트폰에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를 실현할 모바일 플랫폼 '엑시노스 2400'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코리아 2023'을 통해 삼성이 그린 생성형 AI의 방향성과, 삼성리서치가 연구한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정식 소개했다. 이주형 삼성리서치 상무는 "여러 제품에 탑재될 수 있도록 다양한 크기의 온디바이스용 가우스 모델을 개발했다"라며 "이를 이용해 생성형 모델의 여러 기능을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내에서 빠르고 프라이빗하게 수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 없이 클라우드에 접속하지 않고도 스스로 자체적인 AI를 작동할 수 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인터넷 연결이 없기 때문에 클라우드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나 소프트웨어 없이 동작할 수 있어야 하는 게 핵심이다. 이전까지 AI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거대 모델들에 의해 동작했다.

◆ IBM이 제시하는 기업형 AI… “생성 AI, 맞춤형 플랫폼이 필요하다”

IBM은 <디지털데일리>와 함께 AI를 기반으로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앱)의 디지털 혁신이 비즈니스 영역에 어떻게 활용될지 최신 동향을 공유하는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용민 한국IBM 부장은 차세대 데이터 저장소 왁슨X.데이터를 소개했다.

김용민 부장은 데이터 증가, 사일로화, 종류의 다양화, 낮은 품질 등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5년간 전체 데이터 양은 2.5배 증가하고, 82%의 기업은 데이터 사일로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김 부장은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움직임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라며 "온프레미스와 여러 멀티 클라우드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민관 참여 ‘글로벌 DPG 얼라이언스’ 출범…디플정 해외진출 논의

디지털플랫폼정부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글로벌 DPG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개최했다. 글로벌 DPG 얼라이언스는 정례회의를 통해 디지털플랫폼정부 관련 기업들의 해외 진출 전략을 논의하고, 해외 시장 및 기관별 지원 사업의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조준희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민간 위원은 얼라이언스 의장을 맡는다. 행안부, 과기정통부, 기재부, 외교부 등 해외 진출 지원 부처는 물론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 한국지능정보화사회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 관련 기관 관계자들도 참여한다. 민간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메가존클라우드, 더존비즈온, 한국조폐공사 등 관련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북‧전주시와 손잡고 지역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추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전라북도, 전주시 등 15개 공공기관 및 기업과 손을 잡고 지역 소재 공공기관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번 협약을 통해 전라북도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과 도내 공공기관의 디지털 전환 사업 지원을 담당한다. 클라우드 인재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해 지역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 HD현대오일뱅크, 2024년까지 워크로드 대부분 AWS 클라우드로 전면 이전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국내 정유 업체 HD현대오일뱅크의 디지털 혁신 강화, 오퍼레이션 향상 및 신속한 고객 요구 대응을 지원한다고 20일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4년까지 AWS 클라우드로 전면 이전할 계획이다. 핵심 고객 서비스와 전사적자원관리를 담당하는 200대 이상의 서버를 포함해 온프레미스 워크로드 대부분의 이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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