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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김영섭호 KT 첫발…‘준법경영’·‘인적쇄신’·‘기술혁신’에 방점

권하영 기자
김영섭 KT 대표 [Ⓒ KT]
김영섭 KT 대표 [Ⓒ KT]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가 연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김영섭 대표 체제로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김영섭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사법리스크 해소와 대내외 신뢰회복을 위한 ‘준법경영’을 첫 번째 키워드로 꼽았으며, 이를 위해 법무·윤리·경영지원 부문에서 외부 전문가를 들여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전사적으로 임원 20%를 줄이는 동시에 외부 수혈과 내부 중용을 적절히 오가며 ‘인적쇄신’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기술혁신부문(CTO)을 신설해 산하에 클라우드·인공지능(AI)·정보기술(IT) 분야 고수 집단인 KT컨설팅그룹을 두기로 하면서, 회사 미래먹거리를 위한 조직체계를 재정비했다.

◆ ‘준법경영’ 강조한 김영섭 대표 ‘전임대표 지우기’

KT는 30일 이러한 내용의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김영섭 대표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ICT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고객의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고객·역량·실질·화합이라는 네가지 핵심가치를 체질화시켜 고객이 인정하는 좋은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이번 김영섭표 인사는 3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먼저, ‘준법경영’이다. KT는 이번 인사로 기업의 준법경영을 강화하고 대내외 신뢰회복을 위한 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구현모 전 대표를 포함한 KT 전현직 임원이 검찰 수사를 받는 등 회사를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존재했던 만큼, 이와는 분명히 선을 긋고 기업 이미지 개선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그 일환으로 김 대표는 우선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을 해체했다. 지난 2021년 그룹 사업전략과 투자 및 인수합병(M&A) 결정을 위해 신설된 이 조직은 구 전 대표와 함께 수사를 받고 있는 윤경림 전 KT 사장이 역임한 곳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또한 김 대표는 그룹사의 경영·사업리스크에 대한 관리·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법무와 경영지원(CSHO) 부서장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했으며, 추후 윤리(감사) 부서장도 영입할 계획이다. 법무실장으로는 검사 출신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인 이용복 부사장(사법연수원 18기)이 향후 KT의 다양한 법적 이슈 조정과 대응에 역량을 발휘할 전망이다. 경영지원부문장에는 신문방송학 교수 경력 및 미디어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임현규 부사장이 회사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CSHO는 전략기획기능을 전략실에 이관하면서도 홍보·대관·구매·ESG 기능을 재편했는데, 임현규 부사장이 MB 특보 출신이라는 점에서 대외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중이 읽힌다.

아울러 본사 스탭 조직인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인사책임자(CHO)는 CEO 직속으로 편제해 경영지원 기능을 체계적으로 조직화한다. CSO에는 다년간 전사경영전략 수립을 바탕으로 커스터머전략부서를 이끈 박효일 전무를 보임했다. CFO에는 BC카드·케이뱅크 등 금융 그룹사에서의 CFO 경력을 보유한 장민 전무를 중용했다. CHO에는 인사와 기업문화, 커뮤니케이션 전략 부서를 두루 거친 고충림 전무를 확정했다.

◆ 임원 20% 줄이고 외부수혈·내부중용 두루

다음은 ‘인적쇄신’이다. 이번 인사로 KT 상무보 이상 임원 20%가 축소됐다. 상무 이상의 임원은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대폭 줄였다.

이 같은 물갈이 조치는 어찌 보면 예상됐던 결과다. 재무통 출신에 실용주의 성향으로 익히 알려진 김 대표는 외부 출신 대표로서 일각에서 제기된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은 불식하되, 임원들을 중심으로 한 조직 슬림화 방식으로 인적쇄신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온전하게 KT 그룹 관점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인사를 배치하고, 젊은 인재와 능력을 인정받은 승진자들이 그룹사에 배치되어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형태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간 KT 그룹사의 핵심 보직이 KT 임원들의 퇴임 수순으로 활용됐던 기존의 관행을 폐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전반적으로 김 대표는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면서도 내부 중용을 잊지 않았다. 각각 개인서비스(B2C)와 기업서비스(B2B) 사업 부문에서 회사 안팎 사정에 밝은 내부 인재를 보임해 안정적인 사업전략을 추구했다. 실제 커스터머부문장 직무대리 이현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B2C 마케팅총괄 역할을 맡겼고, 네트워크 전문가인 대구·경북광역본부장 안창용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엔터프라이즈부문장으로 보임했다.

◆ 기술혁신부문·컨설팅그룹 신설해 미래먹거리 전담

마지막은 ‘기술혁신’이다. KT는 기존 IT 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기술혁신부문장(CTO)으로는 오승필 부사장을 영입했다. 오 부사장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현대카드·커머셜을 거친 IT 전문가로, KT그룹의 IT·AI 거버넌스 체계 수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기술혁신부문 부문 산하에는 AI, IT 분야 고수 집단의 ‘KT컨설팅그룹’을 신설해 고품질 과업수행을 담보하고 B2B 시장에서 전문성으로 승부한다. KT컨설팅그룹장에는 정우진 전무를 영입했다. 삼성SDS,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을 거친 클라우드 컨설팅 전문가로 김영섭 대표가 LG CNS 대표 시절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한 데 이어, AI 사업을 본격화하고 동시에 AI 거버넌스를 수립하기 위해 AI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한다. 기존 AI2XLab과 외에도 AI Tech Lab을 추가로 신설했다.

김영섭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KT가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KT 그룹 임직원과 함께 총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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