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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號' KB금융, 계열사 CEO들 연임 신호탄?… '안정'에 더 무게

권유승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이재근 국민은행장 연임…1년 더 임기 이어가

-'2+1' 임기 관행에 무게…이창권·허상철 연임 주목

-인사 안정 기조에 김기환 KB손보 대표도 연임가능성↑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주요 계열사 첫 CEO 인사로 연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실었다는 시각이 나오는 가운데, 올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둔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CEO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1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올해 말 임기 만료 예정이었던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1년 더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KB금융은 지난달 30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 은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추위는 "지난 2년간 우수한 경영성과와 더불어 내년 상생금융 구현 등 은행의 주요 현안을 대응하는데 있어서 안정적인 조직관리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주요 추천 사유를 설명했다.

실제 이재근 은행장의 경영성과는 뛰어났다는 평가다. 리딩뱅크의 자리를 공고히 한 KB국민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조8554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이재근 은행장 취임 후 2년간 줄곧 상승하는 실적을 그려왔다.

이재근 은행장의 연임은 양종희 회장이 KB금융의 수장으로 올라 선 후 처음으로 단행한 인사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이는 KB국민은행이 KB금융을 대표하는 주요 계열사인 만큼 향후 예정된 계열사 CEO들의 인사에 있어서도 어느정도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9년간 KB금융을 이끌던 윤종규 전 회장이 물러나고 양종희 시대가 개막하면서 KB금융에 변화를 위한 쇄신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았다.

최근 양종희 회장 선임 이후 이동철·허인 부회장이 사임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또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고 은행장들이 모두 바뀌었었다는 점 역시 이재근 은행장 연임의 변수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우선 이재근 은행장의 연임으로 임기 '2+1년' 관행은 지켜질 것으로 점쳐진다. 그간 KB금융 계열사 CEO들은 일반적으로 2년의 임기에 더해 연임 1년을 더하는 관행이 이어졌었는데, 이번 양종희 회장의 첫 인사에서도 그 관행이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아직 1년의 연임 가능성이 남아 있는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와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등도 임기를 이어갈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은행 주요 계열사를 담당하고 있는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의 거취에도 시선이 쏠린다.

김기환 대표는 이미 '2+1' 임기를 다 채운 상황으로,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종희 회장이 추후에도 변화보다 안정에 둔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김기환 대표도 관행을 깨고 연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기환 대표의 성과는 양호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일단 실적 부문에서 KB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한 축을 공고히 했다. 김기환 대표 취임 후 1년 만에 KB손보의 순익은 103.3% 급증한 581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8% 감소했지만, 부동산 사옥 매각 차익 등 일시적인 요인 등을 감안하면 34.9%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 외 임기 만료를 앞둔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경우 라임 사태에 대한 불완전판매 책임으로 직무 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사실상 연임이 불가능해졌다.

한편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KB금융 계열사 CEO는 10명에 달한다.

연임이 확정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포함해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 올해 임기가 끝난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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