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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호요버스표 사이버펑크 ‘젠레스존제로’, 로그라이트 액션 신선하네

문대찬 기자

[ⓒ호요버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이제는 다소 흔해진 폐허가 된 미래 도시에서의 전투도 호요버스 손길이 닿으면 다르게 그려진다. ‘젠레스존제로’는 기존 호요버스 색깔에 힙한 감성을 가미한 개성 넘치는 작품이었다.

특히 사이버펑크 세계관에 로그라이트 요소를 기반한 전투 시스템을 절묘하게 버무려, 높은 몰입감 속에서 게임을 즐기도록 유도한 신선한 접근이 인상적이었다.

호요버스 로그라이트 액션 역할수행게임(ARPG) 신작 젠레스존제로는 지난달 24일부터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CBT)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지스타(G-STAR)’에서 베일을 벗은 후 1년 만에 이용자를 찾았다. 한국어 더빙이 추가됐고, ‘코프 카페’ ‘터보’ ‘갓핑거’ 등 새로운 지역과 상점이 선을 보였다.

젠레스존제로는 ‘공동’이라는 재해가 일어나 세계가 폐허가 된 가운데 최후의 도시 ‘뉴에리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뉴에리두는 공동 안에서 발견되는 자원 ‘에테르’를 이용해 발전을 거듭한 도시로, 에테르 수집을 놓고 다양한 조직간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용자는 공동을 탐색하는 에이전트를 지원하는 ‘로프꾼’이 돼 활약한다. 공동에 오래 머무르면 침식이 진행되기 때문에, 로프꾼이 외부에서 시스템을 해킹해 안전하고 빠른 탈출 루트를 안내해야 한다는 설정이다. 퍼즐 형식의 길을 찾고, 에이전트를 이용해 전투하는 것은 전부 이용자 몫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공동의 환경을 브라운관 TV로 이미지화했다. [ⓒ젠레스존제로 캡처]

젠레스존제로는 이러한 설정과 전투 시스템을 로프처럼 밀접하게 엮어냈다. 에테르의 힘으로 인해 시시각각 변하는 공동의 환경을 에이전트 시점으로 직접 보여주기보다, 가끔은 꺼지고 위치가 뒤섞이는 퍼즐 형태의 브라운관 TV로 이미지화 해 구현했다.

이용자는 TV 화면을 통해 공동의 상태를 짐작하고, 이를 돌파할지 피해갈지 선택할 수 있다. 때론 스위치를 조작해 막힌 구간을 여는 등 퍼즐 기믹을 해결해야 한다. 운이 좋으면 재화를 얻을 수 있고,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적과 맞붙어야 될 수도 있다. 지속되는 화면 전환과 여러 기믹들로 인해 브라운관 TV 퍼즐에선 역동감마저 느껴져서, 실제로 변칙적인 공동을 탐색하는 로프꾼이 된 것 같은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무작위성이 중심이 되는 로그라이트 게임 요소가 색다른 전투 재미를 주는 것에서 나아가, 스토리 전개를 위한 일종의 연출 장치로 활용된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젠레스존제로의 태그 액션 플레이.

카툰렌더링 액션 명가가 만든 게임답게 전투 재미는 기대대로였다. 개별 타격감이 다소 무르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3명의 에이전트 캐릭터가 번갈아 펼치는 태그 액션은 손맛이 상당히 좋았다. 특히 속도감 있는 카메라 구도와 연출 덕에 전투 재미가 배가 되는 인상이었다.

전투는 일반 공격으로 게이지를 채운 후 광화 스킬이나 궁극기를 사용하면서 타 캐릭터와 연계기를 퍼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태그 플레이가 적절한 속도감으로 진행되고 직관성도 높아 전투 재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전장 상황에 따라 일대일 혹은 다대다 전투에 능한 캐릭터를 골라 전투에 투입시키거나, 상대 공격에 맞춰 패링도 시전할 수 있는 등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전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전투 매력이 풍부했다.

니콜 데마라 캐릭터. [ⓒ젠레스존제로 게임 화면 캡처]

캐릭터간 매력도 상이했다. 고품질 카툰렌더링 그래픽을 통해 캐릭터 외형이 수려하게 구현돼있어 절로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킬 법 했다. 젠레스존제로의 수익모델(BM)은 호요버스 기존작과 유사한데, 뽑기(변조) 등으로 인해 이번에도 여러 이용자의 지갑이 홀쭉해질 것으로 보인다.

젠레스존제로는 전투 외에도 공동 외부의 일상 생활 콘텐츠를 도입해 차별화를 꾀했다. 비디오 가게를 운영해 수익을 낼 수 있고 라면 가게에서 라면을 사 먹거나, 오락실에서 미니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현재는 도시 공간 규모가 다소 한정적이지만,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즐길거리가 추가될 여지가 있다.

CBT 버전임에도 젠레스존제로는 이미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로그라이트 요소로 인해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호요버스 전작들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감성으로 나름의 이용자층을 확보하기엔 충분해보였다. 호요버스가 ‘원신’ ‘붕괴:스타레일’에 이어 젠레스존제로로 3연속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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