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삼성생명도 삼성화재처럼 '초격차' 경쟁력 가능할까… 홍원학 대표에 거는 기대
-'형님' 삼성생명, '동생' 삼성화재보다 순익 낮아
-'아우보다 못한 형' 비판 만회할지 주목
-'실적 신화' 홍 대표, 취임 후 역대급 실적 줄줄이 갱신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가 삼성생명 수장으로 내정되면서 본격적인 실적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삼성화재가 최근 몇년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삼성그룹의 보험계열사 중 '형님'격인 삼성생명보다도 높은 순이익을 거두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삼성생명에게 '아우보다 못한 형'이란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화재의 호실적을 등에 업고 영전한 홍원학 대표가 삼성생명의 실적을 어느정도까지 끌어올리고 삼성화재와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지난 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을 신임 대표 이사로 추천했다.
홍원학 내정자는 삼성생명 인사팀장 전무,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장 부사장, FC영업1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쳐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본부장 부사장,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까지 역임한 경험이 있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역량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역대급 실적' 홍원학 대표… 삼성생명 실적 기대감↑
실제 홍 내정자는 삼성화재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일궜다. 우선 실적 부문만 봐도 손해보험업계 1위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지배기업주주지분) 1조64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7% 늘었다. 역대급 실적이다.
소위 국내 '빅4'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이 같은 기간 부진한 순익을 냈다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눈에 띌만한 성적이다. 사실상 실적만 놓고보면 삼성화재가 경쟁사 대비 '초격차' 경쟁력을 구현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현대해상의 3분기 누적순익은 7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DB손보는 8.2% 감소한 1조2642억원을 기록했다. KB손보의 경우 1조2624억원으로 2.8% 낮아졌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1조1414억원의 별도 기준 순익을 나타냈다.
보험사의 장래 이익을 반영하는 지표인 CSM도 양호한 수치를 거뒀다. 올해 3분기 말 CSM은 13조2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4% 증가했다.
이에 내년 삼성생명 수장으로 올라 설 홍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도 적지 않다.
자산규모가 3배 이상 높아 삼성화재의 '형님'격으로 여겨지는 삼성생명이 최근 몇년 간 삼성화재보다 낮은 순익을 거둬왔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지난 3분기 누적 순익은 1조4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72.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빅3'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과 비교했을 땐 양호한 수준의 실적이지만, 같은 계열사인 삼성화재의 순익과 비교하면 200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순익 기준으로만 보면 삼성화재와 차이가 더욱 심했다. 삼성생명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순익은 29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감소한 반면, 이 기간 삼성화재는 40.3% 증가한 6032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생명·손보 업황 차이 극복할 수 있을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실적 격차는 비단 개별 회사의 국한된 현상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사람과 관련된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생명보험사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가 심화되면서 손해보험사보다 예전보다 시장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영업 경쟁력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고려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업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성의 한계에 더욱 직면하게 될 산업"이라며 "보다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여력이 큰 손해보험사는 이보다 사정이 낫기 때문에 향후 생·손보간 실적 격차도 점점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삼성생명의 대표 자리가 홍 내정자가 진짜 실력을 입증할 기회의 장이라고 보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발표한 올해 1~9월 보험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당기순익은 생보사와 손보사 각각 4조3993억원, 7조232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CSM도 상위 생명보험사 5곳이 상위 손해보험사 5곳보다 약 15조원 낮았다.
한편 삼성화재의 새로운 수장으로는 이문화 삼성생명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1990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영업현장과 스탭부서 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 내정자가 이전 홍 대표때와 같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삼성화재의 질주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야한다는 점에선 부담감이 클 것이란 게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이문화 내정자와 홍원학 내정자는 삼성금융 공채 입사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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