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말고 어륀지 해볼까?"…AI 디지털교과서 '이렇게' 나온다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예고한 도입 시점은 2025년으로, 영어·수학·정보 등 주요 과목이 시작점이 될 예정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에게 맞춤형 교육을, 교육자에게 학생 분석 및 업무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국 교육업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다만 시중에 나와 있는 AI 교육 서비스와 차별점을 두는 것은 물론, 콘텐츠 및 인프라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수업 계획, 학습 안내, 맞춤형 분석까지 가능"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는 지난 4일 AI 디지털교과서의 서비스 모델과 시제품(프로토타입)을 시연하는 발표회를 개최했다. 1년여 뒤 정규 교육과정에 도입될 AI 디지털교과서의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AI 디지털교과서를 관통하는 기술 키워드는 '하이터치 하이테크(HTHT)'다. HTHT는 인간 교사가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활용해 학생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전에는 선생 한 명이 같은 반에 있는 학생 한 명의 역량을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다면, AI 디지털교과서는 이러한 과정을 단축하고 디지털 학습 환경을 구축하는 작업 또한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이날 각 참여 기업이 시연한 프로토타입 또한 이러한 관점에 집중하고 있었다. AI는 인간 선생의 보조교사로 수업 설계, 수업 참여도 피드백, 평가 및 채점, 학습 과정 및 콘텐츠 추천, 학생별 분석 및 처방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오프라인 교실에서 손을 들고 질문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던 학생이더라도, 챗봇 등 채팅 기능을 통해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AI는 학생들의 심리적인 상황까지도 파악해 선생에게 현황을 보고할 수도 있다. AI가 교육 분야에서도 '부조종사(코파일럿)' 역할을 해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대표적으로 초등 영어 분야의 AI 디지털교과서 프로토타입도 이러한 요소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날 시연에서는 학생이 AI 학습관을 통해 영단어를 배우고, 발음을 교정하는 예시가 소개됐다. 학생은 AI 발음 평가 역할놀이에서 원하는 인물은 선택하고, 안내에 따라 지문을 읽는다. 역할 놀이가 끝나면 AI 캐릭터는 학생에게 "잘했어! 하지만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 발음에 더 신경 쓰면서 다시 해보자"라는 문구와 함께 억양과 발성 속도 등을 평가한 성적표를 보여준다.
학생은 안내에 따라 원어민 음성을 듣고 자신이 녹음한 내용을 비교해볼 수도 있다. 학생이 당일 학습해야 할 내용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AI 캐릭터가 별도의 안내문을 공지할 수도 있다. 선생은 학생의 학습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취약점을 파악하고, 우수한 태도를 보인 학생을 칭찬해 보고서에 기록을 누적할 수 있다.
중등 과정은 초등보다 간소화된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채택하되, 자료 관리와 학습 대시보드를 간편화하는 데 집중한 모습이었다. 또한 AI 보조교사는 학생 혹은 학급에 대한 종합 분석을 내릴 수 있다.
일례로 AI 보조교사는 중등 정보 과정을 학습한 학급의 학습 결과와 태도 등을 분석해 "논리 연산과 중첩 제어 구조를 잘하고 싶다면, 이 학급은 논리 연산과 비교 연산을 훈련해야 한다. 또한, 변수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학습 방법을 익혀야 한다. 예제 문제와 함께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등의 조언 사항을 대시보드에 보여줄 수 있다. 학습 참여도와 성취 수준도 차트로 분석해 볼 수 있다.
◆ "촉박한 시간? 우려 아닌 현실"
일단 업계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교육 현장의 수요가 분명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시작으로 비대면 수업에 익숙하진 교육 현장이 많고,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학습 방법에 대한 효율성 또한 증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 콘텐츠를 다변화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다만 기존 AI 기반 학습 프로그램과 차별점이 없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AI 기반 콘텐츠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학생과 교육자가 사용할 디지털 기기가 준비가 되어야 하는데, 수도권을 제외한 일부 학교에서는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참여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2025년 전국적으로 AI 디지털교과서를 본격 도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콘텐츠를 다변화하고 검정 과정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 초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 2025년부터 일부 과목에 우선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뒤 6월 세부 추진방안을 공개했다. 이후 8월 개발 지침을 구체화한 뒤 9월부터 본격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1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콘텐츠 개발부터 프로토타입 사업자 선정 등의 절차가 진행된 셈이다.
이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 필요한 클라우드 성능과 가격 등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며 "콘텐츠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인프라 여건이 얼마나 잘 운용이 될지, 서비스 운영 지침은 무엇이 될지 살펴볼 부분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AI 디지털교과서의 취지에 적합하게 정부 차원의 예방 및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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