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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인도 USB-C 도입에 반발… "현지 생산목표 타격받을 것"

양민하 기자
아이폰15 시리즈.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애플

[디지털데일리 양민하 기자] 애플이 스마트폰 충전 포트를 USB-C 타입으로 표준화하려는 인도 정부의 계획에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이 탑재된 기존 아이폰 모델을 해당 계획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가 유럽연합(EU)을 따라 기존 아이폰에 USB-C 충전 포트 도입을 의무화할 경우, 인도에서의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모든 스마트폰에 범용 USB-C 포트를 적용하도록 한 EU 규정을 오는 2025년 6월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애플을 제외한 삼성전자 등 모든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애플은 지난달 28일 인도 IT부가 주재한 비공개회의에서 해당 규정의 시행을 연기하거나, 적어도 구형 아이폰 모델은 규정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현재 인도에서 아이폰12, 13, 14, 15 등 모델을 생산 중이다. 애플 최신작 아이폰15 시리즈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에는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 커넥터가 적용돼있다.

애플은 인도 정부 측에 "이전 제품의 디자인은 변경할 수 없다"며 "그렇지 않다면 인도의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제도에 따라 설정된 생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PLI는 인도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핵심 프로젝트로, 인도 내 전자제품 제조업체에 매년 신규 투자 및 휴대폰 판매량 증가에 연동해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애플 공급업체인 폭스콘은 PLI 프로그램을 활용해 인도에서의 아이폰 생산을 늘리고 있다.

애플 전문 분석가 밍치궈에 따르면 올해 아이폰 전체 생산량의 12~14%가 인도에서 제조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형 아이폰을 선호하는 현상도 애플의 판매 목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사이버미디어 리서치의 분석가 프라부 람은 "가격에 민감한 인도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신제품이 출시되면 가격이 더 저렴해지는 구형 아이폰 모델을 구입한다"며 "구형 모델까지 USB-C 포트를 의무화하려는 인도의 계획은 애플의 판매 목표를 좌절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민하 기자
ym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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