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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망사용료 때문에 한국 떠나는 트위치?…정말일까 핑계일까

권하영 기자
트위치 로고 [Ⓒ 트위치]
트위치 로고 [Ⓒ 트위치]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아마존이 보유한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내년 2월부로 한국 사업 철수를 선언한 가운데 그 이유로 ‘망사용료 부담’을 들어 주목된다. 트위치의 주장과 달리 통신업계에선 망사용료는 핑계일 뿐 한국 시장의 수익성 악화가 진짜 배경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트위치는 공지사항으로 “2월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며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에서는 10배가 더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망사용료)로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펼쳤다.

지난해 9월에도 트위치는 망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국내에서 최대 영상 해상도를 1080p에서 720p로 축소했고, 같은해 11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도 중단했다.

하지만 실제 트위치가 망사용료로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알 수 없다. 망사용료에 관해서는 사업자간 협약시 대부분 기밀유지계약(NDA, Non disclosure agreement)으로 체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망사용료가 10배 더 비싸다는 주장에 대해 인터넷제공사업자(ISP)들은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못하는 이유다.

다만 단순히 망사용료 부담이 너무 커 한국 사업을 철수한다는 트위치의 주장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트위치와 동종 서비스를 제공 중인 아프리카TV만 봐도 연간 영업이익률이 25~32% 수준인데, 트위치가 이런 실적을 올렸다면 서비스를 종료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오히려 국내 게임 스트리밍 시장은 매출액 기준 114억달러(약 15조원) 규모에 이르고, 신규 플레이어로 네이버가 뛰어들 정도로 성장성을 확인받고 있다. 네이버는 내년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최근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가칭)’의 직원 대상 비공개시험(CBT·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서비스를 개시한 상태다.

그에 반해 트위치는 서비스 수준 저하로 국내 이용자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영상 화질 제한과 VOD 중단 외에도 국내 최대 e스포츠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LCK)의 한국어 중계권을 포기하고, 타 플랫폼과 영상 동시 송출을 제한하는 등으로 인해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사업에서도 트위치는 2022년 10월 스트리머와 플랫폼간 수익 지분을 기존 7대3에서 5대5로 줄이면서 반발을 샀고, 이후 최소시청률 기준을 제시하며 수익배분율을 원상복구했지만 스트리머와 이용자 이탈은 계속 이어졌다. 이런 상황으로 글로벌 매출이 하락하는 가운데 올초 400명 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됐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트위치는 망사용료가 비싸다고 계속 주장해 왔지만 정작 ISP들과 어떤 협상도 시도하지 않았다”며 “트위치가 국내 사업 경영 악화로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면서, 국내 스트리머와 게이머들에 대한 책임을지지 않기 위해 망사용료를 핑계 삼은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트위치는 원래부터 아마존의 유통 사업 확대를 위한 일종의 미끼 상품 포지션이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아마존은 11번가와 제휴를 맺고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트위치를 계속 둘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트위치 모기업인 아마존 또한 망사용료를 내야 하는 입장이라는 점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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