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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결산/클라우드] 클라우드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AI… 단순 인프라 경쟁 끝났다

이종현 기자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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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인공지능(AI)은 올해 정보기술(IT) 업계의 핵심 키워드다. 이는 인터넷 기반의 컴퓨팅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산업계 역시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서비스형 인프라(IaaS) 경쟁에서 한발 나아가 AI에 최적화된 IaaS나 혁신적인 AI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것이 산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지금의 AI에 대한 관심은 2022년11월 오픈AI가 대규모언어모델(LLM) GPT-3.5 기반의 대화형 AI ‘챗GPT’를 선보이면서부터다. 챗GPT는 출시 2개월 만에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억명을 달성했다. 역사상 그 어떤 서비스보다도 빠른 속도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서비스가 됐다. 챗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는 메타버스나 블록체인, 가상/증강현실(VR/AR) 등 산업계의 거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메가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본격적인 AI 경쟁에서 앞서나간 것은 오픈AI와 밀월 관계인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오픈AI의 가장 큰 지원자로, 챗GPT 출시 이후 100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챗GPT가 MS의 클라우드 애저(Azure)를 통해 제공됨에 따라 MS는 다시금 혁신의 아이콘이 됐다.

MS는 오픈AI의 GPT-4를 기반으로 한 검색엔진 ‘빙AI’를 비롯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팀즈, 비바, 파워 플랫폼 등 자사의 생산성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코파일럿(Copilot)’을 선보이는 등 AI 경쟁에서 한발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MS가 직접 커스터마이징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오픈AI의 서비스도 애저를 통해 호스팅된다.

사티아 나델라(Staya Nadella) MS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가 컴퓨터 역사를 바꿀 혁신 기술이라며, MS의 모든 사업 부문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365 코파일럿 플러그인 데모 ⓒMS
마이크로소프트365 코파일럿 플러그인 데모 ⓒMS

전통의 클라우드 강자인 AWS도 AI를 전면에 내세우는 중이다. AI 기반의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관리형 AI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 텍스트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아마존 타이탄’ 등이 대표적이다.

AWS는 최근 진행한 자사 연례 행사 리인벤트(Re:Invent) 2023서 생성형 AI 비서 ‘아마존 큐(Q)’를 선보이는 등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 베드록을 통해 AI21, 앤트로픽, 코히어, 메타 등 기업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메타의 ‘라마2(Llama2)’를 추가하기도 했다.

다만 AWS는 MS나 구글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벤더의 AI 서비스는 AWS뿐만 아니라 MS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언제나 시장 선두였던 AWS가 맹렬한 추격을 받는 형국이다.

AI 기술을 앞세우는 것은 미국 클라우드 기업뿐만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AI에 많은 투자를 해온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올해 신규 AI 모델 ‘통이치엔원(Tongyi Qianwen)’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720억개, 18억개, 7억개 등 매개변수를 지닌 버전을 AI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하기도 했다.

ⓒ 네이버
ⓒ 네이버

국내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8월 선보인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 바드 등과 유사한 검색엔진 기능을 제공한다. 쇼핑이나 여행 등 네이버가 보유한 서비스와 보다 긴밀하게 연계되는 것이 특징이다. 영어를 중심으로 학습된 AI에 비해 한국어를 기반으로 하는 특성상 보다 친숙하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NHN클라우드는 지난 10월부터 수년간 준비해온 광주 AI 데이터센터를 정식 개소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 ‘H100’을 대량으로 확보한 국내 최초의 데이터센터로, 총 88.5페타플롭스(PF)의 연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NHN클라우드는 해당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AI를 위한 인프라 제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생성형 AI를 두고 클라우드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시장의 흐름이 바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는 AI가 퍼블릭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시장이 성숙될수록 프라이빗 형태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그 배경이다. 실제 주요 기업들은 생성형 AI 이용 과정에서 자사의 데이터가 유‧노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프라이빗한 형태의 AI를 검토 중이다.

프라이빗 AI에 특히 많은 관심을 두는 기업은 VM웨어다. VM웨어는 각각의 기업이 ‘프라이빗 AI’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전반을 제공한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SW) 전반에 더해 엔비디아, 델, 레노버, 레이, 허깅페이스 등 기업과 함께 구성한 프라이빗 AI 아키텍처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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