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결산/IT서비스] 국가행정망 전산마비, SW사업 지형도 바꿀까?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23년 IT서비스업계는 연이은 정부 및 공공기관의 서비스 장애의 여파로 들끓었던 한해를 보냈다.
대규모 시스템 구축 후 시스템 오류나 마비는 심심치 않게 일어난 일이지만 잦은 시스템 장애로 국민들의 불편함이 가중되면서 정부 및 공공기관의 IT시스템을 구축하는 공공SW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논의가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13년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시행된 공공 소프트웨어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IT서비스업계 전반에 여파를 미쳤다.
공공SW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일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업체들을 제외하고 중소중견 SW기업의 상당수가 공공SW 시장 매출에 기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여년간 만들어져 온 국내 SW사업 생태계가 변화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 정부 및 공공기관의 시스템 장애는 꾸준히 이어졌다. 올 초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한 우정사업본부 우체국금융은 3차례에 거쳐 시스템 오픈을 변경했고 오픈 당일 장애를 겪기도 했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이음) 프로젝트는 2022년 9월 개통 후 당월, 오류 신고가 6만1401건에 달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을 진행하던 컨소시엄은 4차 개통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사업 철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국가행정망 전산마비 사태다. 11월 24일 오후 1시 55분경부터 발생한 장애로, 행정안전부와 18개 중앙행정기관의 주요 업무 시스템이 마비됐다. 이 사고로 인해 정부의 재난 상황 대응, 민원 처리, 정책 수립 등 주요 업무가 중단되었고, 국민들은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사고 원인은 라우터에 장비의 케이블을 연결하는 모듈의 일부 포트 이상으로 밝혀졌다. 행안부는 앞서 L4 스위치 이상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잘못된 진단으로 밝혀지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행안부는 시스템 관리 강화와 예방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또한, 국회는 행정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장애는 계속됐다. 12월 12일,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서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이 장애는 약 1시간 동안 지속되었으며, 사이트가 작동하지 않아 공공 사업 입찰 및 관련 정보 검색에 불편을 초래했다. 이는 지난달 접속 지연 사고에 이어 약 20여 일 만에 다시 발생한 장애다.
현재 IT서비스업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예고한 공공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개선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제도에서는 총사업비가 1000억원 이상인 사업에 대해서만 대기업 참여가 허용되었으나, 이번 개선안에서는 총사업비가 700억원 이상인 사업까지 대기업 참여가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대기업 참여가 허용되는 사업의 경우, 대기업이 컨소시엄 참여 시 중소·벤처기업과 공동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상생협력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으로 개선안에 따른 실익에 대해 업계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올 한해 IT서비스기업들은 디지털 전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재편에 초점을 맞췄다. 경기 침체와 전쟁 등으로 인한 외부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디지털 전환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지 않은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올 한해 온 산업군을 강타했던 생성형 AI에 대한 기업 적용을 위한 체계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내년부터 본격화될 디지털플랫폼정부에 대한 대응 체계 마련도 수면 아래서 진행된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S는 2023년 임원 인사를 통해 클라우드 및 디지털 사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재들을 중용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형 Gen AI 서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LG CNS는 클라우드 기반 로보틱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무인운송로봇(AGV) 및 다양한 물류로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LG CNS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여 AI 및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변환(DX)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 분야의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SK C&C는 디지털팩토리 및 글로벌사업단을 신설하며 디지털 IT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생성형 AI 및 클라우드 분야에 집중하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오토에버는 2023년, 품질을 최우선으로 삼고, 기술인재 확보 및 내재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등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TRM(Technology Road Map)을 기반으로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2024년, 현대오토에버는 전략투자를 통해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역량을 적시에 확보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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