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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결산/플랫폼①] 내년 준비하는 네카오, 새 먹거리 시장 본격 확장

이나연 기자
[ⓒ 네이버·카카오]
[ⓒ 네이버·카카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 카카오 모두 올해 기존 주력 사업을 필두로 새로운 먹거리를 넓히는 데 집중했다.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촉발한 AI 서비스 경쟁 대열에 합류한 것뿐만 아니라, 국내외 기업 인수와 사우디 사업 수주, 1조원대 투자 유치 등을 통해 굵직한 성과를 냈다.

◆AI 기술패권 경쟁 본격화…네이버 순항· 카카오 일시정지

네이버는 지난 8월 ‘단(DAN)23’ 컨퍼런스를 통해 차세대 생성형 AI 기반이 될 초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뒤, 이를 활용한 사업과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았다. 네이버 AI 방향성은 크게 서비스 고도화와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한 수익화 두 가지다.

서비스 향상 측면에선 하이퍼클로바X를 이용한 새로운 검색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 선보인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시작으로, 9월 PC 테스트를 시작한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는 최근 PC 통합 검색에 부분 적용했다. 네이버는 내년에 큐:를 모바일 환경에 적용하고 멀티모달 기술도 지원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생태계 내 창작자와 사업자, 판매자가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도 지속 개발 중이다. 창작자 생산성 향상을 위해 준비 중인 ‘클로바 포 라이트’는 지난 10월 테스트에 돌입했다. 광고주용으로 새롭게 선보일 ‘클로바 포 에드’ 경우, 나이키와의 협업을 통해 기존 검색 광고와 디스플레이 브랜드 정보를 학습한 생성형 AI와 대화 경험을 결합한 파일럿을 기획했다.

실질적인 수익화 기회 요인인 기업(B2B) 사업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예컨대, 물리적 독립성이 보장돼 보안에 강점이 있는 ‘뉴로 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부터 하이퍼클로바X를 기업이 보유한 전문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맞춤형 튜닝이 가능하게 한 AI 개발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 업그레이드 버전 등이 공개됐다.

카카오 역시 기존 모델을 고도화한 ‘코GPT2.0’을 올해 상반기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완성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10월 이후로 연기했다. 하지만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현재 코GPT2.0 연내 발표조차 불투명해졌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과정에서 주가 시세조종 의혹으로 사법 리스크가 격화하고, 각종 내홍까지 겹치며 ‘최고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탓이다.

◆네이버, 북미 최대 C2C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사우디 사업 수주 쾌거도

네이버는 지난 1월 북미 최대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 절차를 마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창립 이래 최대 규모 금액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무리한 인수라는 논란도 빚어졌지만, 결과적으로 포시마크는 네이버 매출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 3분기 네이버는 매출 2조원을 넘기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는데, 포시마크가 포함된 커머스 부문은 올해 3분기 6474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41.3% 증가했다. 이번 분기 전 사업 부문 중 전년동기대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제 포시마크를 제외했을 때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4.7%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중개 및 판매 매출은 32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5%나 급증했는데, 포시마크를 제외하면 28.7% 성장에 그친다. 거래액(GMV)은 1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3.3% 상승했지만, 역시 포시마크 효과를 빼면 8.2% 성장으로 낮아진다.

아울러 네이버는 지난 10월 1억 달러(한화 약 1350억원)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수주 소식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사절단을 동행한 사우디 국빈 방문 일정과 함께 성사된 이번 계약으로 네이버는 ‘디지털플랫폼정부’ 수출 1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르면 내년부터 네이버는 사우디 주요 5개 도시(리야드·메디나·제다·담맘·메카)에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본격 착수한다.

네이버가 향후 5년간 사우디 주요 도시들에서 클라우드 기반 3차원(3D) 디지털 모델링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 및 운영하면, 사우디는 이를 ▲도시 계획 ▲모니터링 ▲홍수 예측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사우디 국민 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공공 디지털 서비스를 한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이 구축부터 서비스까지 직접 운영하게 되는 셈이다.

◆카카오엔터, 사우디국부펀드·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1.2조원 투자 유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와 싱가포르 유한책임회사 피랩인베스트먼트 등 해외 유수 국부펀드로부터 약 1조2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국내 콘텐츠 기업 해외 투자 유치 사례 중 최대 규모이자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이번 투자 유치를 발판 삼아 카카오는 SM엔터 인수전에 나섰다. 카카오는 앞서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카카오엔터 연예기획과 음원 사업을 확대한 데 이어 지난 2021년에도 SM엔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엔 지분 가치에 대한 양사 견해 차이로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카카오는 SM엔터 지분 공개매수를 통해 하이브와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경쟁을 벌였다. 양사의 ‘쩐의 전쟁’ 끝에 SM엔터는 카카오 품으로 들어갔지만, 주가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되며 이를 추진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구속 수사를 받는 등 현 사법 리스크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사법당국 수사와 별개로, 올해 3분기 성적을 보면 SM엔터가 사실상 전체 카카오 실적을 견인했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카카오는 3분기 2조원대 매출을 일으켰지만, 여기에서 SM엔터를 제외할 경우 매출은 2조1609억원에서 1조9045억원으로 조정된다. 전년동기대비 매출 증가율도 16%에서 2%대로 낮아진다.

영업이익은 1403억원에서 1151억원으로 떨어지면서 전년동기대비 2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뮤직매출은 5133억원에서 2569억원으로 주저앉으며 3% 성장에 그친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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