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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결산/모바일] 삼성 애플 정상궤도…생성형AI 부상

김문기 기자
2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시부야의 '갤럭시 Z 플립5' 옥외광고 [ⓒ 삼성전자]
2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시부야의 '갤럭시 Z 플립5' 옥외광고 [ⓒ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올해 모바일 시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물러나면서, 그에 따른 회복이 가능할지 여부가 주목됐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나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그 속에서도 각 제조사들은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분주했다. 내년에 불어닥칠 모바일 생성형AI 붐을 두고 체제 정비에 돌입한 모습이다.

눈에 띄는 변수라면, 미국의 무역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의 부활이다. 그간 부품 수급 난항으로 인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으나 내부적인 수직계열화에 성과가 나타나면서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PC 시장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시장이 살아날 듯 보였으나 엔데믹 이후 주춤하고 있다. 다만, PC 프로세서 강자인 인텔의 야심작과 함께 전통적인 도전자 AMD뿐만 아니라 퀄컴과 엔비디아 등이 출사표를 내면서 내년 PC 시장은 치열한 경합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1월 29일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대비 7.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내년 3.8%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기대치가 높은 4분기 대비해 올 3분기는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한 11억6천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물론 올해 초 IDC가 전망한 4.7% 감소보다는 개선된 수치다.

나빌리 포팔 IDC 애널리스트는 “드디어 성황이 바뀌었으며,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라며, “회복 속도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화웨이 부활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중국의 변화된 정서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3 [ⓒ 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S23 [ⓒ 삼성전자]

흔들리지 않는 삼성 왕좌…각축전은 여전

스마트폰 1위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다. 올 2월 첫 공개된 ‘갤럭시S23’은 전세계적으로 25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이전 세대 갤럭시S22 대비 선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카메라 성능이 주목을 받으면서 뒷심을 발휘하는 중이다. 지난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분기별 점유율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점유율 20%로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애플은 기존 세대 대비 급나누기를 강화한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등 조립생산라인을 보다 넓혀 수요에 대응했다. 오포, 비보, 원플러스,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도 다양한 폼팩터의 신규 제품들을 쏟아내면서 점유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춤하고 있는 구글에 이어 모토로라가 다시 북미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장세를 기록한 점 또한 눈에 띈다.

올해 삼성전자는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갤럭시S22를 뒤로 하고 ‘갤럭시S23’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내서만 사전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한 신제품은 삼성전자가 목표했던 3천만대에 근접한 호실적을 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우리나라 서울에서 개최했다. 삼성전자 혁신의 아이콘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5’와 ‘갤럭시Z 플립5’를 공개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폴더블폰 올해 예상치는 전년대비 52% 오른 2270만대 수준이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점유율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 역시 아이폰15 시리즈를 앞세워 본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부족했던 공급망을 본격 확대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역시 아이폰 생산에 나섰다. 팀 쿡 애플 CEO도 아이폰14 대비 아이폰15 모델 판매량이 더 높으며, 상급 기종인 ‘아이폰15 프로’ 시리즈의 공급 제한이 풀리면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프리미엄 제품 대비 엔트리 모델이 선택받는 신흥국에서의 경쟁은 치열하다. 지난 3분기 여전히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점유율은 하락했다. 기존 샤오미뿐만 아니라 현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트랜션의 약진이 눈에 띈다. 중국 리얼미 역시도 필리핀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샤오미에게 뺏긴 인도 시장을 삼성전자가 가져오기는 했으나 알제리아, 쿠웨이트 등은 왕좌 자리를 내줬다. 그야말로 엎치락뒤치락이다.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내년, 온 디바이스 생성형 AI 부상

내년 모바일 핵심 키워드는 온 디바이스 구조로 구현되는 ‘생성형 AI’다.

‘온 디바이스 AI’란 디바이스가 자체적으로 AI를 구현한다. 인터넷 없이, 클라우드에 접속하지 않고도 스스로 자체적인 AI를 작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터넷 연결이 없다는 것은 클라우드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나 관련된 소프트웨어 없이 동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기초 체력을 요구한다. 반대로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는 더 강력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또 네트워크 제약에서 벗어나 더 빠른 속도로 결과를 도출할 수있다.

이전까지 AI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거대 모델들에 의해 동작했다. 하지만 이같은 거대 AI 모델들의 경우 운용 비용이 만만치 않다. 가령 오픈AI는 GPT-4에 3000억~6000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가 투입되면서 엔비디아 AI 플랫폼 ‘A100’ 1만여대가 쓰인 것으로 추정했다. ‘A100’의 가격이 약 1만500달러임을 감안했을 때 실로 막대한 비용이 쓰인 셈이다.

온 디바이스 AI는 이같은 거대 AI 모델의 데이터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다. 기기 자체가 데이터를 수집 및 처리해줌과 동시에 샘플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기존에는 중앙집중적인 형태였다면 향후 AI는 분산형이 접목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생성형 AI가 보다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17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갤럭시S24를 공개하기 위한 갤럭시 언팩을 개최한다. 두뇌는 이미 공개됐다. 삼성전자 ‘엑시노스2400’과 함께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가 교차 적용될 공산이 크다. 두 모델 모두 생성형 AI 구현을 위한 아키텍처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플랫폼 ‘가우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애플 역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팀 쿡 CEO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경쟁사가 생성형 AI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과 관련해 애플의 진척 사항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질문에서 실제로 생성형AI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겠다고 함구하면서도, 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기술이 핵심이 되는 제품 발전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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