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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계열사 CEO 교체한 양종희 KB금융 회장… '초격차' 더 고삐죈다

권유승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 분위기 쇄신 방점속… "김기환 KB손보 대표 교체는 예상밖" 평가도

-'리딩금융 초격차' 포석… KB금융 CEO '2+1년' 암묵적 관행도 깨져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안정 속 변화'가 아닌 '변화'에 중점을 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연임이 점쳐지던 계열사 CEO를 대거 교체하면서 안정보다는 분위기 쇄신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양종희 회장이 취임 후 사실상 처음으로 단행한 대대적인 인사라는 점에서 향후 리딩금융의 초격차를 위한 KB금융의 경영 전략도 이와 결을 같이 할 것이란 전망이다.

KB금융지주가 1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8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KB금융의 8개의 계열사 중에서 무려 6개의 대표를 교체했다.

KB증권(WM부문)·KB손해보험·KB자산운용·KB캐피탈·KB부동산신탁·KB저축은행 등 6곳의 계열사에 신임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KB증권(IB부문)·KB국민카드·KB인베스트먼트는 기존 대표이사를 재선임 후보로 추천했다.

◆'예상 깬 인사'… 호실적에도 김기환 KB손보 대표 교체

특히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점이다.

KB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김기환 KB손보 대표는 양호한 성과를 달성하며 KB손보의 수장 자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았다.

'2+1년'의 임기를 다 채운 상황이었음에도 그간의 성과를 비춰봤을 때, 한 차례 기회가 더 주어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즐비했었다.

실제 김 대표는 KB손보를 '빅4' 손보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다져왔다.

김 대표는 취임 후 1년 만에 KB손보의 순익을 103.3% 급증한 5815억원을 달성하며 호실적의 신호탄을 터뜨렸다.

비록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2.8% 줄었지만, 부동산 사옥매각 차익 등 일시적인 요인 등을 감안했을 때 34.9% 증가한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또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가 연임에 실패했다는 점 역시 금융권의 예상을 깼다는 평가다. 허 대표는 2년의 임기만 채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1년의 연임이 유력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통상 KB금융은 '2+1년'의 계열사 CEO 임기 관행을 유지해 왔었다.

앞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일각에선 이 같은 '2+1년'의 관행은 지켜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기도 했었다.

◆안정보단 변화…리딩금융 '초격차' 전략 포석일까

KB금융의 이같은 파격적인 인사는 안정보다는 변화에 중점을 둔 기조에 방점을 뒀기때문으로 보인다.

9년 동안 이뤄진 윤종규 전 회장의 체제에서 지난달 21일 새로운 수장으로 양종희 회장이 올라선 가운데, 세대 교체로 분위기 쇄신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양종희 회장이 취임한 이후 이동철·허인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KB금융의 변화의 바람을 감지하는 일부의 시각도 존재했었다.

윤종규 전 회장이 KB금융을 리딩금융의 반열에 올려 놓으며 세간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는 점이 한편으론 양종희 회장에겐 부담요소로 다가왔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 회장은 지난 8년간 KB금융의 순익을 약 3배 이상 끌어 올리며 최근 2년 간 역대급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다만 KB금융은 경쟁사인 신한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마음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KB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양종희 회장은 현재 리딩금융의 위상을 공고히 하면서도, 그간 리딩금융의 자리를 두고 경쟁을 했던 신한금융과의 '초격차'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설명이다.

일단 올해에도 KB금융이 실적면에서 리딩금융을 수성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KB금융은 올해 3분기 4조3704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 기간 신한금융이 11.3% 감소한 순익을 나타내면서 둘 사이의 실적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됐다.

한편 양종희 회장이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킨 가운데, KB금융 부회장 체제의 존폐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양 회장은 지난 9월 부회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 "회장 후보군을 육성한다는 측면과 KB금융의 업무를 분담한다는 측면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해석의 여지를 남긴 바 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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