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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마라톤 청문회'…김홍일 후보자 "전문성 부족, 전문가 도움·공부로 메울 것" (종합)

채성오 기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27일 진행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전문성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였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단말기와 통신요금을 더한 가계통신비의 실질적인 감소 계획 ▲포털 뉴스서비스에 대한 공정성 조치 ▲가짜뉴스 정의 재정립 ▲공영방송의 거버넌스와 재원 문제 ▲저작권료 정책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와의 논의 ▲해외 콘텐츠 공급자(CP)의 국내 망 이용대가 산정 등 다양한 정책적 질의응답이 이어졌지만 김 후보자의 전문·도덕성도 여러 차례 쟁점으로 불거지며 휴식시간을 합해 12시간이 넘는 '마라톤 청문회'가 진행됐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김 후보자에 대해 정책적인 질의를 이어나갔다. 김 후보자가 방송·통신·미디어 분야와 관련된 재직 경험이 없는 데다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만큼, 관련 정책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으며 준비할 계획인 지를 확인하는 듯 보였다.

먼저 김 후보자는 가계통신비를 민생 관련 우선순위로 꼽았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것 만큼은 해봐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민생 관련 우선순위를 말해 달라"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김 후보자는 "가구당 가계통신비가 11만원에서 13만원을 왔다 갔다 한다"며 "통신비에 많은 부분이 단말기 값과 연동돼 있는 것 같은데 단말기 추가지원금 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영방송의 편향성 및 가짜뉴스 등 '미디어' 정책에 대해서는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비슷하면서도 다소 중립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김 후보자는 공영방송의 편향성에 대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KBS가 노영방송(언론노조가 장악한 공영방송)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그런데 어떤 방송도 특정 세력의 영향력에 좌우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영방송의 거버넌스 및 재원 문재에 대해 "(방송통신위원장이 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방송통신위원회가 학자나 전문가들과 좋은 방안을 만들고 국회에서도 그런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주셔서 거버넌스 및 재원 문제에 대해 새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이 전 위원장처럼 근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상대적으로 완화된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사회 혼란을 가져오는 허위 보도는 근절돼야 하고 이를 통해 사회 전체가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건전한 여론을 국론의 장에서 잘 마련할 수 있도록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 26일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 "표현의 자유 보장과 언론 비판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가짜뉴스 기준에서) 풍자, 오보, 사소한 오류 등을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기재한 바 있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운영을 중단하고 개선 조치가 없다'는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대해 김 후보자는 "8년간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유지되며 여러가지 비판 여론도 있었는데 포털 사이트의 기사 배열이나 제평위의 공정성과 관련한 신속 조치가 필요하다"며 "포털사이트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 활동의 자유가 잘 조화되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국내 통신사의 망 이용대가가 과도할 경우 시정돼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국내 CP가 역차별을 받아선 안되지만 통신사의 과도한 망이용대가 요구로 해외 CP가 철수해선 안된다"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대해 "망이용료가 과도한 부분이 있다면 시정돼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트위치) 철수에 따라 이용자에게 문제가 없는 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상파, 케이블 TV(SO), 위성방송 사업자, 인터넷(IP)TV,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이 지불하는 방송 내 음악저작물 이용료가 과다 청구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실제로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방송사에 과다 방송사용료를 청구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과징금 3억4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김 후보자는 "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서 과도한 음악 저작권 사용료를 대응하는 태스크포스(TF)나 이용자협의체를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와 실효성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취임한다면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방송·통신·미디어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방송·통신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그 부분에 대해 주위 전문가들이나 내부 도움을 받고 나머지 법률적인 면이나 규제 부분은 열심히 파악해서 임명될 경우 업무 처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정책적 질의 외에도 ▲'검찰 재직 시 BBK 수사 무혐의 판결 후 이명박 정부에서 황조 근정훈장을 받았다'는 논란 ▲아파트 분양권을 목적으로 한 위장전입 ▲'1992년 김 순경을 여자친구 살해 혐의로 기소해 누명을 쓰게 만들었다'는 논란 ▲변호사 재직 당시 오리온 사외이사 겸직 및 관련 오너일가 변호 논란 ▲국민권익위원장 재직 당시 청탁금지법 신고에 대한 상대적 늑장처리 여부 논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에 대한 입장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의 2인 심의·의결 체제 운영 가능 입장 등 다양한 쟁점 사안이 비중있게 다뤄졌다.

특히 이른바 '김 순경 사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김 순경을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늘 가슴이 아프고 지금이라도 저 때문에 어려움을 당했던 것에 대해 사죄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가슴에 있는 돌 하나를 내려놓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 김 순경이 방문해 당사자간 직접적인 사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끝내 만남이 불발됐고 김 후보자가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해 사과하기로 약속하며 마무리됐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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