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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추가 자구안' 나오지않은 주말… 태영건설 '워크아웃 무산' 우려↑

박기록 기자

2024.1.3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렸던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 ⓒ연합뉴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오는 11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위한 채권자협의회가 예정된 가운데, 주말을 기점으로 금융 당국과 채권단을 만족시킬만한 태영그룹측의 추가 자구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지지않으면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다.

7일 금융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과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제시한 태영건설 4가지 자구안외에 SBS 지분 매각, 지주사인 TY홀딩스 지분을 활용한 유동성 확보, 오너가의 추가 사재출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에서 이번 주말을 데드라인으로 본 것은 일정상 채권단협의회 개최에 앞서 산업은행이 태영건설 채권단을 설득하기위해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말동안 추가 자구안에 대한 태영그룹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금융 당국도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공개로 예정된 최상목 경제부총리·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김주현 금융위원장·이복현 금융감독원장 4인이 만나는 이른바 'F4' 회동 결과가 주목된다.

태영그룹측은 TY홀딩스 지분 매각에 대해선 경영권이 불안해질 수 있고, SBS 지분 매각에 대해선 방송법상 제약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태영그룹측이 제시한 태영건설 자구안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대금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 4개 방안이다.

ⓒ한국신용평가

그러나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중 890억 원을 지주회사 격인 티와(TY)이홀딩스 연대보증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함으로써 논란이 커졌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으로부터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이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남의 뼈를 깍는 자구책”이라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채권단에서는 '태영그룹측이 TY홀딩스로 입금한 890억원을 태영건설로 입금해야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라는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논란으로 인해 나머지 3개 자구안들에 대해서도 실행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무산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수순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는 분위기다.

한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채권단에 의해 받아들여지지않고 무산돼 법정관리로 결정될 경우, 국내 부동산 PF에 대한 우발채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3년 9월말 기준 ▲롯데건설(212.7%) ▲현대건설(121.9%) ▲HDC현대산업개발(77.9%) ▲GS건설(60.7%) ▲KCC건설(56.4%) ▲신세계건설(50.0%) 등이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 규모가 50%를 상회한다.

금융 당국으로서는 '제2의 태영건설이 나올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 심리를 불식시키고, 태영으로부터 채권단이 만족할만한 추가 자구안을 이끌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주말을 넘기더라도 결국 11일 이전까지 태영그룹과의 피말리는 물밑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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