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배터리업계 리더십 시험대 오른 김동명…그가 풀어야할 숙제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갑진년(甲辰年)은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에 있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존폐가 배터리 기업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 흑연 등 핵심 자원의 수출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소재 공급망의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배터리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핵심 과제를 지닌 한국배터리산업협회의 회장이 바뀐다.
이전 회장인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업계에 굵직한 성과를 남기며 업계 안팎의 찬사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와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과의 조인트 벤처 (JV) 추진 등을 통해 시장 우위를 확보하고, 제품 경쟁력 강화, 품질 역량 고도화, 지속 가능한 배터리 순환 체계 구축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또한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업계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고,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 IRA, 유럽연합(EU) 배터리 법, 중국 흑연 수출통제 등 주요 통상 현안에 대응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협회장 자리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신임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을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선 벌써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우려와 기대가 상응하는 모습인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은 김 사장이 업계와 소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인다는 점이 한몫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기대의 목소리도 있다. 권 회장은 배터리 LG그룹에서 44년간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 등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이끈 인물이긴 하나 배터리 사업 경력은 다소 짧았다. 그러나 김 사장은 정통 배터리맨으로서 배터리 사업 전반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인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1998년 LG화학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 (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을 거쳐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았다. 김 사장은 자동차전지사업부장으로서 주요 고객 수주 증대, 합작법인 추진 등 시장 우위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생산 공법 혁신,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으로 경쟁력 확보에 큰 성과를 거뒀다. 또한 김 사장은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재료공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로,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에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직 시작도 안 했지만, 여러 말들이 오가고 있는 이유는 올해 배터리 업계가 직면한 현안이 그만큼 녹록지 않아, 협회장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중책을 맡은 만큼, 김 사장이 취임 이후엔 이러한 우려를 종식할 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올해 주요 현안들을 잘 살필 뿐만 아니라, 업계의 의견을 수렴,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리더십과 소통 행보를 보여 배터리 강국으로의 우리나라의 위상을 더욱 높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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