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시세조종 의혹’ 배재현·카카오, 2차 공판서도 “합법적 투자 행위” 주장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가 시세조종 의혹을 받아 구속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가 9일 열린 2차 공판기일에서도 합법적으로 이뤄진 공개 매수라는 부분을 강조하며 모든 공소 사실을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명재권)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배 대표와 주식회사 카카오 법인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배 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12일 열린 첫 번째 공판에 구속 상태로 법정에 출석했다. 당시 배 대표와 카카오 측은 모든 공소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박했다. 또한, 당시 검찰과 배 대표 변호인 측은 수사·증거 목록 공개 절차와 지연 등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었다.
이날 2차 공판에도 배 대표는 파란 수의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배 대표와 카카오 측은 모든 공소 사실을 부인하며 합법적인 거래였음을 강조했다. 이는 1차 기일 때 펼친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경쟁적 인수합병(M&A) 지분매입을 통한 기업적 경쟁이 처벌 대상이 된 것은 국내외 모두 전례 없는 일로, 불법적인 수단이 동원된 것은 전혀 없었다는 게 배 대표 변호인 측 주장이다.
변호인 측은 “카카오는 이 사건 주식 매수를 통해서 어떠한 이익을 취한 바가 없고, 피고는 물론 개개인이 이득을 보지도 않았다”며 “또 이로 인해서 손해를 본 사람도 없고, 어떤 이득을 취한 것도 아니므로 자본시장법 443조 제2항의 가중 부속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이 사건 주식 매수 자체는 불법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이에 관해 검찰도 납득 가능한 설명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자본주의 시장에서 공개 매수가 왜 불법적인지 알 수 없으며, 이 시장에서 도대체 왜 개인 대 개인의 자유로운 경쟁에 왜 국가가 끼어드는 지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 상당 부분에 진실과 다른 사실이 적혀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처한 상황에 대한 설명이다. 예컨대 카카오 측이 생각하는 카카오엔터는 현재 사우디국부펀드, 싱가포르 투자청에서 약 10조5000억원에 이르는 기업 가치까지 인정받은 유망 기업이다.
그러나 검찰 측은 카카오엔터의 경영 및 재무 사정이 어려워 SM 인수안이 유일한 회생 방안이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변호인 측은 “합법적인 투자 행위를 탈법적인 부도덕한 행위로 몰아가고 있다”며 “마치 (검찰 측은) 이수만과 하이브는 선(善)이고 카카오는 악(惡)이라는 프레임을 설정하고 있으나 객관적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무리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변호인 측 주장에 검찰(공판검사) 측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사건에서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 적대적 M&A에 해당한다는 것은 대주주인 이수만과 반목하던 SM 경영진의 목소리라는 의미에서다.
검찰 측은 “카카오는 (SM 지분 공개 매수가) 지극히 정상적·합법적인 행위라고 하지만, 이는 대주주 이수만과 경영진의 입장에 불과하다”며 “카카오는 적법한 대응 방법이 있었음에도 가처분 소송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사의를 이루기 위해 불법적인 시세조종에 나선 것”이라고 맞섰다.
이어 “공소장에도 기재되어 있듯 ‘(SM엔터 주가) 12만300원을 빨리 만들어 놓으라’는 피고인의 지시 사항은 시세조종 범행이 아닌 이상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라면서 “모든 증거에 의해 확인된 내용으로 주장하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만약 이것이 정상적인 주식이었다면 피고인이 왜 지금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인지 검찰로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판이 끝난 이후 배 대표 측 변호인은 취재진과 만나 “지분 취득에는 합법적인 수단으로 장내 매집, 블록딜, 공개 매수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카카오는 본인들이 처한 상황에서 경영적으로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공개 매수를) 진행한 것”이라며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인 목적, 수단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및 검찰 등에 따르면 배 대표 등은 앞서 지난해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 SM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배 투자총괄 대표는 카카오에서 지난 2016년 음원 플랫폼 ‘멜론’ 인수를 비롯해 공동체(계열사) 투자를 총괄해 온 인물이다.
또한, 카카오는 이 과정에서 SM 주식에 대한 주식 대량 보유 상황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본인이나 특수관계자가 보유하는 지분 합계가 해당 상장사 주식 총 수에서 5% 이상이 되면, 5영업일 이내에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카카오는 지난 2월28일부터 3월3일까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 발행 주식의 4.91%를 총 1443억원을 들여 확보했다고 지난 3월7일 공시했다. 다만 특사경은 이에 앞서, 2월16일 SM 지분을 대량 매집한 기타법인 주체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헬리오스 1호 유한회사 등이 카카오와 특수 관계를 맺었다고 보고 있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배 대표와 친분 관계가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SM 주식 5% 이상을 보유하게 됐음에도 카카오가 5%룰을 어겼다는 의혹이다. 검찰에선 해당 의혹에 대해서도 기소를 한 상황이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2월22일 오전 10시로 정해졌다. 공판기일 이전 검찰 측 증인 신문은 오는 2월1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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