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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갤럭시S24 체험해보니...'갤럭시 AI' 똑부러지네

옥송이 기자

갤럭시 S24 시리즈. (왼쪽부터)울트라, 플러스, 기본 모델.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스마트폰은 생활에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됐습니다. 삼성은 스마트폰 다음의 혁신 키워드로 갤럭시 AI를 준비했습니다. 갤럭시 S24는 새로운 AI폰 시대를 열 제품입니다."

18일 삼성전자가 미국 새너제이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한 뒤 같은 날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국내 기자를 대상으로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삼성전자 MX사업부 황정호 프로는 위와 같이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 프로는 "갤럭시 S24 시리즈 안에 통역사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통화 통역 기능에 대한 이해가 빠를 것"이라며 "이번 신제품은 여러 AI 기능을 통해 사람, 세상과의 소통을 돕는다"라고 말했다. 이날 소개한 주요 AI 기능들을 직접 체험해 봤다.

갤럭시 S24 울트라. 측면을 보면 엣지 디스플레이가 사라졌다.


드라마 속 주인공 입은 옷 뭐지? 동그라미로 궁금증 해결

'드라마 이두나 수지 원피스.' 지금까지의 검색 방법은 이러했다. 궁금한 점이 있을 때 직접 키워드를 만들어 검색창에 입력하고,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으면 '8화' 등 부연 설명을 덧붙여야만 했다. 구글과 협업을 통해 만든 '서클 투 서치'를 장착한 갤럭시 S24 시리즈는 검색의 차원을 바꿨다.

길을 걷다 마주한 아파트에 대한 정보가 궁금해 검색하기로 한다. 사진을 촬영한 뒤 화면 하단에 있는 홈 버튼을 꾹 누르니 구글 검색 및 어시스턴트 상태가 됐다. 배경은 제외하고 아파트 부분에 원을 그리자 바로 아파트 이름과 건축 연도 등의 정보가 뜬다. 더 상세한 정보를 알아보기로 한다. 해당 화면에 있는 검색창에 가격을 입력하니 지난해 평당 얼마에 거래가 됐는지 관련 기사와 함께 정보를 제공한다.

서클 투 서치 기능은 모든 화면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직접 촬영한 사진은 물론 사진을 찍기 전 카메라에 사물이 인식된 프리뷰 상태에서도 서클 투 서치를 할 수 있다. 사진이나 영상 시청 중 검색하는 것뿐 아니라, 텍스트 검색도 가능하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다가 모르는 용어나 단어를 곧바로 찾아볼 수 있다.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된 '서클 투 서치' 기능.


포토샵 누끼 필요 없다

이번에는 갤러리 앱에 있는 콘텐츠를 편집해 보기로 했다. ‘생성형 편집’ 기술을 이용해 농구 골대 아래에서 슛을 쏘아 올리는 포즈를 덩크슛하는 모습으로 바꾸기로 한다. 일명 포토샵에서 인물을 따로 떼어내는 누끼작업은 필요하지 않다. 사진 속 피사체를 눌러 이동시키기만 하면 된다.

인물을 눌러 골대 위로 옮겨 마치 공중에 있는 듯 연출하고, 공은 인물의 손 아래로 옮겼다. 사진 하단에 있던 피사체들을 위로 옮기고 나니 빈 공간이 생겼는데, AI가 '새 풍경을 그리는 중'이라는 안내와 함께 자연스러운 배경 화면이 삽입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많은 이미지를 학습한 AI가 본래 어떤 사물이 있으리라 예측해서 빈 자리에 이미지를 채워 넣는 것"이라며 "편집된 사진 하단에는 AI에 의해 편집됐음을 알리는 워터마크가 부여되는데, 생성형 AI를 악용하는 일을 사전에 막고 관련 규제안이 생기기 이전에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인스턴트 슬로모’ 기능으로 일반 영상을 슬로 모션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보통의 슬로 모션 기능은 원본 동영상 자체가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해야만 지원했으나, 갤럭시 S24 시리즈는 직접 촬영했거나 제공 및 다운로드 여부에 관계 없이 모든 영상에 슬로모션을 걸 수 있다. 생성형 AI가 영상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의 빈 공간에 이미지를 생성해 자연스럽게 이어주기 때문이다.

갤럭시 S24 생성형 편집.


중국어·영어 등 13개 언어, AI면 OK

갤럭시 S24 시리즈의 핵심 기능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통화 통역 및 문자 번역이다. 인터넷에 접속해야만 하는 여타 AI 기능들과 달리 실시간 번역은 온디바이스 AI가 지원해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

기본 전화 앱에서 통화하기 버튼을 누르면 '텍스트 통화'와 '실시간 통역' 아이콘이 뜬다. 이 가운데 실시간 통역을 선택한 상태에서 수신자가 전화를 받으면, 상대방에게 통역 관련 고지가 나간 후 자동 번역이 시작된다.

다만 통역은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발화 시점마다 몇 초의 지연이 있는데, 이는 예를 들어 갤럭시 AI가 영어를 한국어로 바꾸고 두 가지 언어를 읽어주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순차 통역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통역된 한 가지 음성만 선택해 들을 수도 있다.

갤럭시 S24 통화 통역을 거는 모습. 통화를 누른 뒤 '실시간 통역' 버튼을 선택하면 된다.

키보드에 내장된 AI를 활용해 문자 번역도 가능하다. 기본 문자 앱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키보드를 띄운 상태에서 AI 버튼을 누르면 대화 번역이 된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 있는 현지인과 연락 할 때 이 기능을 활용하면 상대방은 불어로 내 문자를 받아본다.

지원 언어는 총 13개로 한국어, 중국어(간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힌디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를 포함한다. 번역 서비스는 퀵 패널에 있는 통역 앱에서도 가능하다. 음성을 들려주면 자동 번역해 주는 식인데, 역시 온디바이스 AI 기능이기에 외국 여행 시 데이터를 쓰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뿐만 아니라 갤럭시 S23 시리즈 및 FE 라인업 등에 실시간 통역 등의 AI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의 실시간 통화 통역.


갤럭시 S24, 삼성의 승부수

삼성에 있어 이번 신작은 의미가 남다르다. 일단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화위복할 기회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출하량)은 전년대비 2.3%포인트 떨어진 19.4%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애플은 1.3%포인트 오른 20.1%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1위를 빼앗긴 건 13년 만이다.

무엇보다 AI폰 시장을 선점할 열쇠다. 온디바이스 AI폰 출하량은 올해 1억대에서 2027년 5억대로 급증하며 향후 4년간 누적 출하량이 11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삼성의 온디바이스 AI폰인 이번 신작은 해당 시장을 이끌 기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75%에서 71%로 하락한 반면 삼성의 시장 점유율은 16%에서 17%로 높아졌다. 이처럼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인 삼성이 이번 AI폰으로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실적 견인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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