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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상담은 역시 사람이"… '보험비교·추천서비스' 등장했지만 설계사들 느긋한 이유

권유승 기자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의 등장에도 보험설계사들이 초연한 분위기다. ⓒPixabay

-"'의무보험' 자동차보험, 당초 CM채널 가입비중 높았던 상품"

-"건강보험 등은 고객 직접 설계 쉽지 않아… 푸쉬 영업도 필요"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의 등장에도 일선 보험 설계사들은 대체적으로 초연한 분위기다.

해당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보험 설계사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란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현재로선 기우라는 평가다.

특히 이번에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의 첫 상품으로 낙점된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애초부터 대면 채널에서 경쟁을 벌이던 주력 상품군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향후 다소 설계가 복잡한 건강보험 등으로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의 상품군이 확장되더라도 설계사를 통한 영업이 여전히 주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출시된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에 대해 영업 현장에서는 크게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다.

한 전속 설계사는 "당장은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이슈는 아니다"라며 "이런 서비스들로 설계사들 매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는 현재로선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 역시 "회사 자체적으로 보험료 등을 비교해주는 설계 시스템이 더 정교하게 구축이 돼있기 때문에 아직은 설계사의 경쟁력이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까지는 플랫폼 업체와 보험사들이 손잡고 내놓은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의 등장으로 대면채널의 영향력이 떨어질 것이란 일각의 우려와는 다소 상반된 반응이다.

설계사들의 이 같은 반응은 현재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선보이고 있는 주요 상품이 자동차보험이라는 점도 한 몫 한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보험사별로 보장 차이가 크지 않고 비교적 설계가 간단하기 때문에 가격적 이점이 큰 온라인 채널을 통한 가입이 많았던 상품이다.

즉 보험비교·추천 서비스로 기존 다이렉트 채널 가입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은 있어도 대면채널 가입자들이 감소하는 것은 우려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한 설계사는 "자동차보험은 특히 고객 입장에서 대면채널과 온라인채널의 가격적인 면에서 부각이 큰 상품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그냥 온라인으로 가입을 권유하기도 한다"면서 "다만 설계사를 통해 가입을 하면 향후 사고처리 등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어필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12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CM(사이버마케팅)채널 판매 비중은 총 33.5%에 달했다.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연내 출시 예정인 실손의료보험, 여행자보험 등도 대면채널에서 영향력이 컸던 상품이 아니었던 만큼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향후 건강보험, 종신보험 등의 상품군이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에 추가된다고 하더라도 설계사들의 경쟁력이 밀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건강보험이나 종신보험 등은 보험료 규모가 크고 상대적으로 보장이 복잡해 설계사 없이는 가입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현재 교보생명·신한라이프·미래에셋생명·동양생명·NH농협생명 등 5개 생명보험사는 쿠콘과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용종보험을 판매 중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은 아직 소비자들이 필요에 의해 직접 찾아서 가입하기 보다는 설계사를 통한 푸쉬 영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산업"이라며 "특히 종신보험처럼 보험료 규모가 크고 보장기간이 긴 상품일수록 온라인을 통해 가입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향후 온라인 서비스가 더 확장되고 고도화될 경우 기존 보다 대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그래도 고객들 저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설계사를 완전히 대체하는 날이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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