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정책

산학연 56명 전문가 모였다…디지털심화 시대, 개인정보 기술‧정책 방향은?

최민지 기자
염흥열 순청향대 교수가 제2기 개인정보 기술포럼 의장으로 재선임됐다. [ⓒ KISA]
염흥열 순청향대 교수가 제2기 개인정보 기술포럼 의장으로 재선임됐다. [ⓒ KISA]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메타버스‧6G 등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며 빠른 속도로 기술 발전이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 속 개인정보 기술 및 정책 방향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개인정보 기술포럼’은 변화의 시기에 발맞춰 개인정보보호와 안전한 활용을 뒷받침할 민관 협력 모델을 구성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1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KISA)은 ‘제2기 개인정보 기술포럼(이하 기술포럼)’을 구성하고,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총회를 개최했다.

2기 기술포럼은 민간 주도 상향식 기술‧정책 제안 결과를 연구개발(R&D), 표준화 등 정책에 반영하는 민관 협력모델로, 개인정보 기술‧정책 거버넌스 역할을 수행한다. 개인정보 분야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개인정보 기술포럼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활용 기술 ▲국내외 표준화 ▲전문가 발굴 및 교류 지원 등을 추진한다.

1기에 이어 2기 기술포럼에서도 의장을 맡은 염흥열 순천향대 교수는 “세계 각국은 AI, 메타버스, 디지털트윈, 6G, 바이오, 사이버보안 등 신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각국은 기술개발 및 표준화를 통해 자국 기술을 보호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일례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이들 신기술이 포함된 국가 표준전략을 발표하고, AI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서 데이터는 중요한 요소이자 연료인 가운데, 개인정보보호 활용 기술과 국제협력 표준화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지난해부터 신기술 관련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이 개인정보보호 관련 글로벌 리더십을 확립하려면 연구개발과 표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2기 개인정보 기술포럼 총회가 1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렸다. [ⓒ KISA]
제2기 개인정보 기술포럼 총회가 1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렸다. [ⓒ KISA]

◆산··연, AI 대응 분주…부족한 전문인재 우려 목소리도

이날 개인정보 기술포럼 위원들은 ‘개인정보 기술 생태계 조성과 발전방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AI 시대에 요구되는 개인정보보호 기술 및 정책 제언 등이 이어졌다.

윤효진 삼성SDS 상무는 거대언어모델(LLM)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융합 기술 확보와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차원에서 산학연 공개자문을 받아 유연하게 가이드를 제정하고 업데이트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상무는 “챗GPT와 같은 LLM 발전에 따라 프라이버시 및 기밀정보 보호 문제가 대두됐지만, 실질적인 필요한 수준의 개인정보보호 및 데이터 보호용 개인정보보호강화기술(PET)이 없는 상황”이라며 “PET 발전 속도보다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AI 발전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대선 숭실대 교수는 개인정보위 차원에서 연구를 위한 데이터셋 구축을 시도해달라고 제안하는 한편, 연구수행 가능 인력 수급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 교수는 “연구를 위한 데이터 확보와 석사 과정 이상급 연구수행 가능 인력 수급이 어렵다”며 “AI 학습용 데이터 경우, 이미 비식별화된 데이터만 제공되기에 프라이버시 기술 테스트에 한계가 있다. 개인정보위에서 데이터셋 구축을 시도해볼만 하다”고 전했다.

중앙대 장항배 교수도 “공공‧민관에서 개인정보보호 전문인력 부족을 애로사항으로 호소하고 있다”며 “결국 산업을 키우려면,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위 고학수 위원장이 1일 열린 제2기 개인정보 기술포럼에 참석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 개인정보위]
개인정보위 고학수 위원장이 1일 열린 제2기 개인정보 기술포럼에 참석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 개인정보위]

◆개인정보위 “R&D 로드맵 개정, 인력양성 도울 것”

이에 개인정보위도 R&D 로드맵을 개정하고, 동시에 인력양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에 세운 R&D 로드맵을 AI를 포함한 향후 4~5년 신기술 트렌드를 반영해 올해 개정하겠다는 목표다. 또, 전문 인력양성뿐 아니라 원천기술 개발 후 상용화‧사업화 지원에도 노력할 방침이다.

개인정보위 고학수 위원장은 “다양한 신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디지털 심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개인정보는 디지털심화 시대 핵심 요소로, 데이터경제를 견인할 주요 자원이다. 하지만, 개인정보 중요성과 활용성 높아질수록 개인정보 침해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정보 침해를 방지하면서도, 신기술을 활용해 산업 활성화를 촉진해야 한다”며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학사 및 석박사 과정을 포함한 전문분야 인력 양성 R&D 사업을 진행하겠다.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지정 대상에 대한 자격요건을 시행령에 명시해 전문성과 독립성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KISA 신임 원장도 자리에 참석했다. 이상중 원장은 기술포럼에 개인정보보호와 안전한 활용을 위한 신기술 및 법제도 연구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공직생활 중 개인정보 유출, 해킹사건 등 사이버수사 업무를 수행했으며, 대학에서는 사이버보안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다. 최근 AI가 화두에 오르면서, 데이터 7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정보가 새로운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며 “보호뿐 아니라 합법적이고 효과적인 활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총회를 시작으로 1년간 활동하게 될 제2기 기술포럼은 각계각층 개인정보 분야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의장으로 재선임된 염흥열 교수는 지난 기술포럼 활동을 통해 기술포럼 분과별 개인정보 관련 신기술 이슈 연구를 지원하는 한편, 개인정보보호 기술 국제 표준 채택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제2기 기술포럼에서는 의장과 감사(유진호 상명대 교수)를 제외한 54명 위촉위원이 정책·기술·표준화 등 총 3개 분과로 나눠 활동할 예정이다.

이상중 KISA 원장이 1일 열린 제2기 개인정보 기술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전하고 있다. [ⓒ KISA]
이상중 KISA 원장이 1일 열린 제2기 개인정보 기술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전하고 있다. [ⓒ KISA]
최민지 기자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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