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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통 탄생]① 22년만에 이룬 통신 4사 체제…기대반 우려반

강소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정부의 7전8기 끝에 제4이동통신(제4이통) 사업자가 탄생했다. 신규사업자는 정부가 앞서 이동통신3사로부터 회수한 5G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가지고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5G 28㎓ 신규사업자가 메기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낼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고착화된 시장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진짜 5G 이동통신을 실현케할 기술인 5G 단독모드(SA)를 둘러싼 이통사 간 경쟁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 제4이통 걸림돌 자금조달 능력…정부, 인프라 구축 부담 완화 ‘집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스테이지엑스(스테이지파이브)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10년부터 매해 ‘제4이통’으로 일컬어지는 신규 사업자 선정 작업에 나섰지만, 까다로운 정부 심사를 통과한 사업자는 없었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과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세종텔레콤, 퀀텀모바일, K모바일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자금조달 능력이 발목을 잡았다. 당시 정부는 이들 사업자가 수조원에 달하는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비용과 단말기 지원금 등 마케팅 비용을 조달하기엔 재무적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과거 7차례 제4이통사업자 선정에 실패했던 만큼 이번엔 정부의 의지도 남달랐다. 실제 과기정통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8㎓ 신규사업자 지원방안을 보면 이전과는 다르다. 과거 신규사업자 발목을 잡았던 게 ‘자금조달 능력’이었던 만큼 지원방안은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대한 사업자의 부담을 덜어내는데 집중됐다.

5G 28㎓ 신규사업자는 향후 3년간 전국이 아닌 90개의 핫스팟에서 설비를 구축하면 된다. 그 외 지역에 대해선 알뜰폰(MVNO) 사업자와 같이, 기존 통신사로부터 5G 3.5㎓ 혹은 LTE망을 도매로 제공받아 전국망 서비스가 가능하다. 기지국도 통신3사가 각각 1만5000개씩을 구축해야 했던 반면, 신규사업자는 6000개만 구축하면된다.

또 정책금융을 통해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에 대한 부담을 대폭 줄였다. 과기정통부는 총 300곳의 핫스팟 지역에 설비를 구축하는데 약 3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 정책금융을 통해 4000억원 규모의 자금 역시 조달하기로 공언했다.

◆ 여전한 28㎓ 활용한 B2C 서비스의 부재

신규사업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는 5G 28㎓을 통한 혁신 서비스 제공으로, 소비자(B2C)·기업서비스(B2B)를 아우르는 제4이통사가 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정부가 비용이라는 걸림돌을 제거했음에도 불구, 신규사업자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핫스팟 지역에서 28㎓ 기지국을 활용해 정부가 기대한 B2C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지는 결국 28㎓ 신규사업자에게 남겨진 과제이기 때문이다.

기존 통신사업자들도 28㎓ 대역을 B2C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서비스가 먼저 받쳐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28㎓와 같은 밀리미터파 대역의 경우 전파의 회절성이 약해 장애물에 약하고 커버리지가 짧아 B2C에서 활용하기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28㎓ 대역 주파수를 B2C에서 활용한 사례는 많지 않다. 극소수 국가만이 해당 대역을 B2C 서비스에 활용 중인데 미국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경우 28㎓ 기지국을 경기장을 중심으로 설치했다. 미국은 경기장에서 5G 28㎓ 대역을 활용해 가상게임·경기에 대한 멀티뷰(Multi-View) 등의 실감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통신사인 버라이즌(Verizon)은 특히, 슈퍼볼에서 끊김없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5G 밀리미터웨이브를 활용했다. 다만 수익이 날 만한 서비스는 발굴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 "그때와 시장 다르다" 낙관적 전망도…5G품질 향상 기대

이통3사가 5G 28㎓ 시장에 진입할 당시와 지금은 다르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른 국가들 역시 5G 28㎓ 사업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만큼, 상대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쉬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학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이통3사의 경우 에코시스템이 충분히 마련되기 전 (5G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다보니 사업하기에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보다 (5G를) 늦게 시작했던 나라들이 이제야 28㎓ 관련된 사업들을 조금씩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사업자가) 이통3사와 똑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지만 적절한 시점에 28㎓를 제대로 사용하게 됐다고도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신규사업자의 진입으로 5G품질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신규사업자는 비(非)단독모드(NSA·Non-Stand Alone)가 아닌 단독모드(SA·Stand Alone) 네트워크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초저지연 실현 등 5G 상용화 당시 이야기했던 성능들이 나올 것이라는 것이다.

5G 28㎓ 기지국 구축 경험을 통대로, 신규사업자가 6G시대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해 말 진행된 세계전파통신회의(WRC-23)에서 6G 후보대역이 채택됐는데, 그 중 하나인 14.8~15.35㎓ 대역의 경우 28㎓ 대역 주파수와 기술적 성질이 굉장히 유사한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학계 전문가는 "고대역으로 갈수록 커버리지가 짧은데, 커버리지를 늘리기 위해 빔을 조정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다"라며 "28㎓ 대역에서 겪는 기술적 어려움이 14.8~15.35㎓ 대역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한다는 점에서 고대역에서의 기지국 구축 경험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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