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경수 SW융합협의회장 “SW기업 협업 생태계 주도”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는 약 5년 전 원칙을 하나 세웠다. 새로운 산하기관이 생기면 잘 자리잡도록 협회가 3년간 지원을 하고, 이 기간 스스로 걸어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즉 3년 이후 산하기관들은 KOSA에 속해있으면서도 자체적으로 회원사를 모집하거나 운영하게 된다.
KOSA 산하엔 14개 협의회가 있다. 이중 2011년 발족한 소프트웨어(SW)융합협의회는 협회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하는 곳 중 하나다. 올해 7대 신임 회장으로 변경수 넥스트인프라 대표를 선임했다. 변 회장의 이끌고 있는 넥스트인프라는 스마트 신호등 솔루션 등 교통안전시스템을 전문으로 한다.
이번 선임이 특별한 이유는 변 신임 회장이 10여년간 이미 협의회에서 활동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직전까지 협의회 ‘살림꾼’ 역할인 사무총장으로 일한 만큼 내부 상황이나 조직에 대한 이해가 깊다.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5일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넥스트인프라 사무실에서 변경수 SW융합협의회장을 만나 협의회 운영 방식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SW융합협의회는 SW융합관련 정보교류와 SW융합분야를 주도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SW산업에 속한 회사들끼리 협업을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회원사 60개사와 함께하고 있다.
변 회장은 “윈도 운영체제(OS)가 돌아가려면 하드웨어가 있어야 하듯, 솔루션 기업이 소프트웨어 자체만 공급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며 “협의회 정기 회의에서 비즈니스와 안건, 불편사항 등을 이야기하며 삼삼오오 협업으로 국책사업 같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협의회 취지”라고 말했다.
협의회엔 다양한 규모와 분야 회원사들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소기업 제품들은 상장사 같은 대형 기업이나 정부과제 등 큰 금액 계약으로 거래하기가 쉽지 않다. 독자적으로는 제품 신뢰성을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협의회에선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품이나 기업 신뢰도는 협의회 회원사로 있는 중견기업들이 해줄 수 있다. 대형 기업 협력업체들도 협의회에서 원하는 사업에 맞춰 협업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융합 방식으로 성과를 낸 건 지난해 10건 미만이지만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있는 성과라는 설명이다.
변 회장은 협의회 안에선 기업간 우위를 따지지 않고 ‘식구’ 개념으로 비즈니스를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으로 회원사 간 관계가 가까워지면 협의회 내부에서만이 아닌 외부까지도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SW 교육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 개발자를 양성한 후 우수생들을 회원사에 추천하기도 한다.
그는 “자신의 회사가 어떤 사업을 하는지 설명할 수 있고 이를 지속적으로 들어주는 회원들이 있어 어떻게 보면 우군을 얻는 셈”이라며 “꼭 융합협의회 내에서 매칭이 되지 않더라도 회원사 중 관계사와도 연결이 돼 매칭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융합협의회 집행부는 기업간 연결고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집중한다. 회원사 간 정보교류를 위해 협의회는 매월 셋째주 목요일 정기회의를 진행한다. 협의회 안에서 도 활발히 활동할수록 얻어가는 게 많아진다. 변 신임 회장은 정기회의 중 90% 이상을 꼭 참석하는 편이다. 활발하게 참여할수록 조직에 대해 더 깊이 알고 많은 기회를 얻어 갈 수 있단 점을 강조했다.
단 기업들 비용절감 추세와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축소는 융합협의회에도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가령 국책사업 비용이 줄어들면 그만큼 기업들 진출이 힘들어질 수 있다. 중견기업은 대기업 내 시스템통합(SI) 지원을 하는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외주를 주지 않으면 중견기업 일거리가 사라지고 이 영향은 소기업에게도 이어진다.
변 회장은 올해 회원사를 늘리면서도 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변 회장은 “회원사간 집중적으로 매칭만 해주는 게 아니라, 매칭이 안 됐을 때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등 분석도 구체적으로 해보려 한다”며 “단점을 제거해 장점만 남기면 협의회는 잘 될 수밖에 없고, 그런 리스크를 제거하는 게 성장이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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