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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24x기업 공식몰] 美서 더 유명한 한방 뷰티 '조선미녀'…국내로 역주행 시동

백지영 기자
조선미녀 쇼핑몰 화면 [ⓒ 구다이글로벌]
조선미녀 쇼핑몰 화면 [ⓒ 구다이글로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미국 MZ세대에 '한방 뷰티'를 판매하는 브랜드. 1억원이었던 연 매출이 3년 만에 1400억원으로 폭증. 매출의 90% 이상을 글로벌에서 거두지만 본사는 서울 당산동.

화제의 K뷰티 브랜드 '조선미녀'는 그 근황이 이렇게 요약된다. 기업명은 '구다이글로벌'이지만 해외향 브랜드명 '뷰티 오브 조선(Beauty of Joseon)'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아마존을 비롯한 대형 마켓플레이스에서도 귀빈대접을 받는다.

핵심은 결국 '한방'과 '미국'이다. 왜 미국에 한방 뷰티를 판매했고,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이 브랜드 경영진에게 늘 따라 붙어있다. 예상을 깬 결과가 나왔으니, 그에 걸맞은 파격적 시나리오를 기대하는 것이다.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 역시 이런 질문에 익숙한 모습이었다. 인터뷰 시작부터 테이블에 선크림 하나를 올려놓았다. 브랜드의 상징으로 통하는 '맑은쌀선크림'이었다. 이제는 일종의 K스타일 '문화코드'로도 통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한방 뷰티'가 중년 여성 전용으로 여겨지지만 미국 젊은이들에게는 아무런 고정관념이 없었다"라며 "맑은쌀선크림에는 조선미녀가 펼친 전략이 집결됐다"라고 설명했다.

우선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자사 쇼핑몰 등에서 '모던 한방(Modern Hanbang)'을 제품 특징으로 강조했다. 화려한 치장보다 맑은 피부를 가꾸는 조선시대 여인들의 지혜를 제품으로 풀어낸다는 콘셉트였다. 색조 위주의 미국 뷰티 시장에서는 신선한 시도였다. 제품 패키지도 고전적 동양미가 물씬 풍기도록 제작했다.

물론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면 큰 의미가 없었을 터. 전통 한방과 현대 원료를 배합한 조선미녀 제품은 피부 고민 해결에 효과적이라는 입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 트러블을 겪은 이들은 색조보다 스킨케어에 관심을 기울였다. 성분을 꼼꼼히 뜯어보는 이들에게 조선미녀는 지나치기 어려운 브랜드이자 특급 처방이었다.

제품 작명법도 힘을 발휘했다.

'맑은쌀선크림 : 쌀+프로바이오틱스' 혹은 '인삼 아이크림 : 인삼+레티날' 등 핵심 성분을 포함시키면서도 직관적인 제품명을 승부수로 던졌다. 천 대표의 설명처럼 맑은쌀선크림 하나만 봐도 브랜드 전략 대부분이 보이는 셈이다.

이는 조선미녀를 화제의 브랜드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맑은쌀선크림을 지난 2021년 11월 출시 후 최근까지 1000만개 이상 팔았다.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2022년 행사에서는 선크림 부문 1위에 올랐다.

실제 미국 스타 정치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조선미녀 선크림을 사용한다고 직접 언급해 더욱 유명세를 탔다.

천 대표는 "현재도 판매 상품이 스킨케어 중심의 30개 안팎으로 많지는 않다"며 "공격적 제품 확대 보다는 브랜드의 철학을 꾸준히 전파하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성장 그래프는 수직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20년 1억원에 이어서 2021년 30억원, 2022년 300억원, 지난해 1400억원을 기록했다. 유통 기업과 손잡고 미국에 이어서 유럽 32개국 판매에 최근 돌입한 만큼 올해 성적표에도 기대가 모인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안방인 한국 시장 공략이다.

글로벌 매출 비중이 전체의 90% 이상이지만, 앵글을 돌려보면 국내 전략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게다가 한국은 한방 뷰티의 뿌리로 꼽히는 지역이다.

천 대표도 국내 뷰티 시장 공략에 '당연히' 관심이 크다고 누차 강조했다.

최근 국내 고객 대상 D2C(Direct to Consumer, 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 쇼핑몰을 신규 구축하면서 시장에 의미 있는 신호를 보냈다. 기업 규모별 맞춤 전자상거래 사업 성장을 지원하는 '카페24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로 고객 친화적 기능을 다양하게 구현한 것도 특징.

구매 금액에 따라 '엠버', '펄', '크리스털', '제이드' 등으로 회원 등급을 나눠서 맞춤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하고, 고객 상담 효율을 높인 AI 메신저를 설치하는 등 D2C 기반 국내 성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미 조선미녀는 유명 뷰티기업들이 그 촉각을 곤두세우는 '경쟁자'가 됐다. 국내 전략 정비 소식이 알려지면서 D2C 쇼핑몰도 분석 대상이 됐다. 글로벌 성공을 국내에서 이어야 한다는 상황은 평범하지 않다. 파격적 변화보다는 제품 안정성과 콘텐츠로 승부하고, 이를 온라인에서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천 대표는 "외국 친구에서 조선미녀를 처음 듣고 국내 포털에 검색해보는 고객도 흔하게 보인다"며 "이런 분들에게서 판매량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에서처럼 브랜드의 가치를 제대로 전하기 위해 D2C 쇼핑몰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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