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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등 축산몰”에 웃음 터진 퀄컴…왜? [MWC24]

바르셀로나(스페인)=김문기 기자
제프 토렌스 퀄컴 수석 부사장 겸 산업용 및 임베디드 IoT 부문 본부장
제프 토렌스 퀄컴 수석 부사장 겸 산업용 및 임베디드 IoT 부문 본부장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대한민국 No.1 축산물 쇼핑몰’

퀄컴 사물인터넷(IoT)의 현재 성과를 보여주고자 띄운 화면에 낯익은 한국어가 등장한다. 최고의 축산물 쇼핑몰이라는 단어가 명확히 박혀 있다. 소개하는 퀄컴 임원조차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한다. IoT와 온라인 축산 쇼핑몰이 어떤 연관관계가 있어 등장한 것일까.

제프 토렌스 퀄컴 수석 부사장 겸 산업용 및 임베디드 IoT 부문 본부장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 2024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나 퀄컴의 사물인터넷(IoT) 사업 전략을 공유했다.

토렌스 수석 부사장은 “IoT는 너무나 좋은 공간으로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왜냐하면 기술적으로 AI와 5G, 클라우드가 발전하고 있다는 환경적 요인과 함께 저탄소정책이나 고령화 문제등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IoT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는 그만큼 더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IoT가 적용되는 영역은 생각보다 꽤 넓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언급된 곳은 퀄컴이 로지텍, 시스코 등과 협업해 내놓은 카메라 관제 분야다. 카메라에 AI와 저전력을 결합시킬 수 있다면 확산에 대한 잠재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한 운송이나 로보틱스 역시도 큰 기회다. 로보틱스는 지난 CES에서 데모한 삼성이나 LG 로봇에 들어간 컴퓨팅 엔진이나 AI 기능 등을 퀄컴의 모든 기술들이 최적화된 칩과 솔루션을 기반으로 데모를 진행했다. 그런 부분에서 IoT가 AI로 더욱 확장될 수 있다. 로지스틱스는 지난해 퀄컴 어웨어 플랫폼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IoT가 AI로 확장되는 흥미로운 점은 큰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라며, “PC같은 경우 클라우드 사용 가능한데 사용자들이 이용할때만 데이터가 전송되지만 카메라는 다르다. 영상을 계속 전송해야 한다. 클라우드에 데이터가 계속 가면 트래픽이 많아져 클라우드에 부하가 많이 걸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엣지단에서 비디오 프로세싱하는 쪽으로 기기들이 구현되면 된다.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 보내는 방식이다”라며, “이렇게 스마트해지는 것을 원한다면 퀄컴은 좋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퀄컴이 좋은 기회라고 표현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퀄컴은 IoT 구성 요소를 3가지로 정의했다. 우선 컴퓨팅 파워다. 퀄컴은 모바일 경험으로 단일 프로세서에서 명령을 다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GPU와 GPU, DSP 등이 AI를 통해 각각 작동하도록 할 수 있다. 두번째 커넥티비티는 퀄컴이 워낙 잘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세번째는 시큐리티다. 점점 더 전송 데이터가 많아지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는 반드시 지켜야 하며, 그 방향으로 제품을 만들어가겠다고 확언했다.

제프 토렌스 퀄컴 수석 부사장 겸 산업용 및 임베디드 IoT 부문 본부장
제프 토렌스 퀄컴 수석 부사장 겸 산업용 및 임베디드 IoT 부문 본부장

여러 사례 중 퀄컴이 차기 시장으로 낙점한 곳은 ‘리테일’이다. 토렌스 수석 부사장은 “전세계 인구 15%가 리테일에서 일하고 있는데, 문제는 인구 고령화 속에서 많은 부분들이 컴퓨팅에 의해 대체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퀄컴은 실제 사례로 월마트를 꼽았다. 매대에 붙은 가격표를 일일이 종이로 출력했지만, 디지털 전환을 시도했다. 블루투스 기술을 넣고 프로파일을 확장해 규격화했다. 레이블을 만드는 회사를 찾아 투자를 단행했다. 구동 가능한 칩을 개발하는 작업도 병행한 결과 월마트 매대 가격표를 디지털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규격화한 기술은 블루투스SIG에 표준으로 포함되는 성과를 거뒀다.

단순히 매대 가격표를 디지털화했으나 그 효과는 크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많이 사는 제품의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행위를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 블루투스 지원으로 고객이 매대 근처로 가면 쇼핑 리스트를 읽고 물건이 놓인 위치에 있는 라이트가 깜빡거리게 할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위치와 쇼핑리스트를 알면 개인에 특화된 광고를 제공할 수도 있다.

특히, 퀄컴의 IoT 기술을 십분 이용한 사례가 우리나라에 있다. 퀄컴에게는 세계 최초로 어웨어 플랫폼을 턴키로 제공한 사례이기도 하다.

퀄컴은 사물인터넷 최적화 칩셋 기반의 스마트 디바이스인 ‘퀄컴 어웨어 트래커(QTS110)’를 제작했다. 공급망 전반에서 자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다양한 환경 조건(온도, 습도, 조도, 낙하, 충격 감지)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광범위한 센서 기능을 갖추었다. GNSS 및 와이파이, 셀룰러 기반의 최신 위치 확인 기능으로 운송 트럭의 정확하고 정밀한 위치 추적과 배송 관리를 지원하고, 실시간으로 환경 데이터를 통합 관제 센터로 전송한다. 칩셋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디바이스 자체를 지원한 셈이다.

이를 국내 스마트 솔루션 전문기업인 진코퍼레이션이 가져가 국산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구축된 솔루션을 축산물 온라인 유통 플랫폼인 ‘미트박스’에 구축해 준 것. 퀄컴과 국내 SI기업, 실제 온라인 리테일 업체가 협업해 콜드 체인 물류 시스템을 현실화한 셈이다.

토레스 수석 부사장은 “미트박스는 콜드 체인 물류 시스템을 위해 퀄컴 어웨어 트래커인 QTS110을 도입한 세계 최초 고객사다”라며, “퀄컴은 앞으로도 전반적인 IoT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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