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새로운 프라이버시 접근법 필요…가명정보 판도도 바뀐다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한 만큼 개인정보를 보호할 방법 또한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보건·의료 분야에서 AI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가명정보 판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렸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는 29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2024 개인정보 미래포럼'을 개최했다. 현장에는 미래포럼 공동의장으로 선정된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과 황창근 홍익대 교수를 비롯해 포럼위원, 특별위원들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을 달군 최대 화두는 'AI'였다. 챗GPT 등장으로 생성형 AI 시대가 본격화된 가운데 학습 데이터를 끄집어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작업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이날 'AI 프라이버시 기술 이슈'를 주제로 발표한 최대선 위원(숭실대 교수)은 "국내에서 AI는 알고리즘이라고 불리지만 잘못된 표현"이라며 "AI는 데이터를 보여주는 숫자들의 집합이기 때문에 데이터 자체를 해킹해서 가져가는 작업이 쉬워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AI 모델에게 질문을 하는 행위 자체로 학습 데이터를 끄집어낼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 AI 영역에서도 프라이버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 모델과 프라이버시 이슈'를 주제로 발표한 김남국 교수(서울아산병원)는 AI가 학습 데이터로 개인을 재식별하는 문제에 대해 "본질적으로 공격자는 계속 해킹을 하려 하고 (반대 측에서는) 계속 보안으로 막으려고 하는 끝없는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현장에서는 AI 시대 새로운 프라이버시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공격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위협 요인을 발생시키거나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는 개인에게 짐을 지우기보다는 사회 전체가 함께 논의를 강화해야 할 때라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보건·의료 분야에서 AI 기술을 적용하려는 분위기가 본격화된 만큼 가명정보 영역에서도 변화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양청삼 개인정보위 개인정보정책국장은 "해당 분야 내 데이터 활용과 관련해서 국정 과제를 이행하고 데이터를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학적 발전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혹은 개인정보 안심구역을 선정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현재 개인정보 안심구역으로 이름을 올린 곳은 통계청과 국립암센터다.
한편 개인정보 미래포럼은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AI와 개인정보 ▲아동 및 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술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개인정보위는 미래포럼에서 나온 정책 제언을 수렴해 개혁TF를 중심으로 내부 검토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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