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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장 넘보는 K-서브컬처, 제2의 ‘블루아카이브’ 꿈꾼다

문대찬 기자
3월4일 일본에서 사전등록을 시작한 아우터플레인. [ⓒ스마일게이트]
3월4일 일본에서 사전등록을 시작한 아우터플레인. [ⓒ스마일게이트]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중국과 일본이 양분하던 서브컬처 게임 장르에서 최근 한국산 작품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올해도 국내 게임사가 줄줄이 서브컬처 신작을 출시한다. 이중 몇몇은 본고장 일본의 문을 두드리며 제2의 ‘블루아카이브’를 꿈꾸고 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와 카카오게임즈 등 개발사는 자사가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을 연내 일본 시장에 선보일 준비에 한창이다.

스마일게이트에 따르면 이들은 4일 일본에서 ‘아우터플레인’의 사전등록을 시작했다. 동시에 정식 출시 후 게임을 플레이하고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한 게임 크리에이터 파트너 신청도 받고 있다.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전등록 시기상 상반기 내 출시가 유력하다.

아우터플레인은 작년 5월 전 세계 약 170여개국에 선을 보인 서브컬처게임이다. ‘아름다운스토리 RPG’라는 슬로건을 내건 3D 턴제 역할수행게임(RPG)으로, 몰입도 높은 스토리와 전략적인 전투가 핵심 매력이다. 출시 직후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위에 올랐고, 누적 다운로드 수 16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제반 서비스 준비를 위해 일본 서비스를 미뤘던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1년간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인게임 유저 인터페이스(UI), 캐릭터 모델링 및 이펙트 리뉴얼 등 작업도 거쳐 이용자 몰입감을 보다 높였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도 상반기 내 ‘에버소울’의 일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에버소울은 지난해 1월 국내와 몇몇 해외 국가에 선보인 서브컬처 게임으로 매력적인 정령 캐릭터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영지 시스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출시 1달 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카카오게임즈는 1월 중순 현지 티저 페이지를 오픈하고, 관련 SNS 계정을 개설하는 등 일본 서비스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초 일본 이용자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치며 현지 기대감도 확인했다. 이용자들은 3D 캐릭터 모델링과 전투 컷신, 편한 전투 시스템 등을 호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일본 성우진을 섭외해 캐릭터 더빙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웹젠은 일본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일본어로 된 자료를 만들고, 일본에서 선호하는 수집형 요소와 미소녀 캐릭터들을 게임 전면에 배치했다. 과금 시스템도 일본 시장에 맞춰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현지화 전략을 수립 중이다.

서브컬처는 과거 다소 마이너한 장르로 통했지만, 지난 몇 년 사이 다수 흥행작의 등장으로 주류 문화로 떠올랐다. 관련 게임 매출 규모도 거듭 상승해 지난해 1~3분기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매출은 전체 RPG 매출의 17.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5.5% 증가한 수치다.

[ⓒ넥슨]
[ⓒ넥슨]

서브컬처 장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국산 게임 경쟁력도 커지고 있다. 장르 태동지인 일본 이용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한 게임도 속속 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넥슨 블루아카이브는 서비스 3년 만에 글로벌 누적 매출 5억 달러(한화 약 6666억원)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74%는 일본에서 비롯됐다.

시프트업의 ‘승리의여신: 니케(이하 니케)’는 2022년 말 출시 이후 올해 1월말까지 전 세계에서 약 1조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일본 시장 비중이 57.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불모지로 통하는 미국(15.3%) 시장에서의 성과도 눈길을 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인기 서브컬처 장르 게임을 국내에 들여와 서비스하던 시절이 지나, 어느새 국내 게임사가 개발한 애니메이션풍의 수집형 게임들이 일본 게임시장에 역수출돼 서브컬처 본고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이어 나가고 있다”면서 “애니메이션풍 수집형 게임을 좋아하는 일본 게임시장에서 국내 게임사가 앞선 성공 사례들과 고도의 현지화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서비스를 이뤄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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