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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회장에 놓인 과제는 ‘재도약’…‘강한 리더십’ 기대 (종합)

왕진화 기자
[ⓒ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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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 후 18년 만의 승진 인사다. 모친인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 역할을 이어간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이번 정용진 신임 회장 승진에 대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의미를 넣었다. 과거 ‘1등 유통 기업’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할 기로에 서 있는 신세계그룹이 정 신임 회장에게 부여한 역할은 막중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신세계그룹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주춤했다. 특히 그룹 주력인 이마트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46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이 대규모 적자(1878억원)를 낸 게 뼈 아팠다.

신세계와 이마트를 합한 총매출액 역시 2022년 37조1452억원에서 지난해 35조8293억원으로 1조원 이상 줄었다. 반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 시장을 장악한 쿠팡은 창립한 지 13년 만에 매출액 30조원을 돌파했다. 쿠팡은 첫 연간 흑자까지 기록하며 국내 유통 시장에서 새로운 선두 주자이자 유통공룡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신세계그룹 전반에 위기가 고조되자 그룹 차원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그룹 전면에 나서 위기를 극복해가는 책임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별화된 시스템과 혁신을 추구해 트렌드 및 수익성 구조 변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러한 변화를 통해 유통기업 1등에서 경쟁력을 키워 재도약하는 한편 타 기업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겠다는 포부다.

[ⓒ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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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된 지 18년 만에’…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중심 변화 선도=정 회장은 지난 1995년 12월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신세계에 첫 발을 들였다. 당시 27세였다. 이어 신세계 기획조정실 상무,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을 거쳐 지난 2006년 경영지원실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지난 2009년 12월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현재 정 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하고 있다.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18.56%, 이명희 총괄회장 10%를 보유 중이다.

정 회장은 약 18년 만에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신세계는 물론 계열사들까지 한 번에 이끌게 됐다. 정 회장은 올해 경영 화두로 제시했던 ‘원레스클릭(One Less Click, 한 클릭의 격차)’, ‘원모어스텝(One More Step)’ 정신으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경영 활동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에겐 산적한 과제가 있다. 과제들을 관통하는 건 바로 수익성 강화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경영진단을 통해 핵심 사업의 수익 기반이 충분히 견고한지를 점검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빠르게 바뀌는 유통 트렌드 속에서 더욱 까다로워진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한 박자 빠르고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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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기회 전환할 역량 강화…재도약 위한 혁신 동력 집중”=현재 신세계그룹은 환경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정 회장은 신년사 당시 경영 의사 결정에도 원모어스텝은 필수 요건이라며, 매 순간마다 ‘한 발짝 더 들어가’ 잠재적 리스크와 구조적 문제점을 철저하게 따져보는 치열함을 갖춰줄 것을 전 사에 당부했었다.

실제로 신세계그룹 앞에는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을 끊임없이 발굴해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나아가 보면, 정 회장의 승진은 그룹 차원에서 가볍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사가 정 회장의 혁신 경영에도 기대를 거는 이유다.

앞서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기업 활동의 본질”이라며 “2024년에는 수익성이 경영 의사 결정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때문에 미래 신사업 진출 역시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판단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는 국내 유통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며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제공해 왔다”며 “정 회장 승진으로 치열하게 변화하는 혁신기업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오는 2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총회에선 각각 박주형 신세계 부사장과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이마트도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각각 한채양 이마트 대표,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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