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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술인재 포기못해”…구글·MS 인력감축에도 ‘삼성’ 더 뽑는다 [인더인싸]

김문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 1공장을 점검 중인 모습.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 1공장을 점검 중인 모습.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이베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우수인재 확보를 위한 대규모 공채를 실시해 눈길을 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기술 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발언한 만큼 이번 공채도 고용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삼성은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공정한 취업기회를 청년에게 제공하기 위한 올해 상반기 공채를 오는 11일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공채를 실시하는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웰스토리 등 19개사다.

공채 지원자들은 11일부터 18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에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지원서 접수 후에는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 테스트(4월)·면접(5월)·건강검진 순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디자인 등 일부 직군의 경우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와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실시한다.

삼성은 양질의 국내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해 2022년부터 5년간 8만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이를 차질없이 실행하고 있다.

또 R&D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입사원 공채 외에도 국내 경력직, 우수 외국인 유학생 채용을 병행하고 있다. 국내 주요 그룹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유지한 상황이다.

삼성은 "우수한 인재를 공정하게 선발하고 직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채용 및 인사제도 혁신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0월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삼성전자]
10월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삼성전자]

이재용 “더 많은 일자리 만들지 못해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기업인의 한사람으로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와 삼성은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이재용 삼성 회장은 지난 2021년 이같이 기술 인재에 대한 과감한 채용에 나설 것이라 약속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4만명 이상을 채용했으며 2022년 5월에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8만명을 신규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인재경영' 철학을 계승한 이재용 회장은 이를 더욱 발전시켜 삼성의 조직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 회장은 평소에도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바꾸자” 또는 “잘못된 것, 미흡한 것, 부족한 것을 과감히 고치자”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삼성은 2022년부터 조직의 활력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직급 통폐합 등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 ▲평가제도 개선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기술인재를 언제든지 맞이하기 위해 경력사원 상시 채용과 외국인 공채를 실시했다. 삼성전자는 핵심 인재를 확보∙육성하기 위해 지난 2월 90개 직무에 걸쳐 경력 채용을 실시했으며,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유학 중인 석/박사 외국인 학생을 채용하고 있다.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이 5공장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이 5공장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청년 기술인재가 미래 경쟁력…”혁신 환경 마련하겠다”

“기술 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 명장 간담회에서 발언한 바와 같이 청년 기술 인재 발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깝게는 지난해 카이스트와 '삼성전자 로보틱스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만들고 울산∙대구∙광주과학기술원과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등 국내 주요 대학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오랜 기간동안 청년 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국가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외 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2007년 일본 시즈오카 대회부터 국제기능올림픽을 8회 연속 후원했으며, 국내에서는 2006년 고용노동부와 '기능장려협약'을 체결한 뒤 2007년부터 17년 연속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관계사는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신 기술 인재를 매년 100여명씩 특별 채용하고 있으며, 삼성 관계사들이 지금까지 채용한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신 인재는 1500여명에 달한다.

삼성은 청년들에게 실무에 적합한 교육을 제공해 다양한 산업군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말까지 9기 수료를 마쳤으며 1200여개 기업에 5000명이 넘는 취업자를 배출했다.

이 회장은 올해 첫 경영 행보로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차세대 통신기술 개발을 점검한 데 이어 삼성 명장 간담회를 갖는 등 기술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미래 신기술을 연구하는 SAIT에 함돈희 하버드대 교수를 영입해 부원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은 미래 지향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국내외 현장 직원들과의 소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말레이시아 삼성SDI 사업장,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에서 임직원들을 만나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고 격려했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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