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월렛 하나로 신원 확인 '끝'…"모바일 신분증 2.0 시대 개막"
-민간 시범 서비스 돌입, 모바일 운전면허증·국가보훈증 지원
-이상민 행안부 장관 "주민등록증·외국인증 등 추가 서비스 준비"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 하나로 신원을 증명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삼성월렛(구 삼성페이)을 시작으로 민간 앱에 모바일 신분증을 탑재하는 시범 서비스에 돌입한 것. 현재 지원되는 신분증은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국가보훈등록증으로, 추후 주민등록증 또한 추가 서비스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에 뛰어들 주역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 실물 신분증 없어도 '걱정 NO'…"일상 변화 본격화"
행정안전부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시범 서비스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이 참석했다.
이상민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치고,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국민 일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디지털플랫폼정부"라며 "삼성월렛과 결합된 모바일 신분증은 일상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의 혁신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민간 개방 시범 서비스에 참여한 기업은 삼성전자다. 약 1700만명 사용자를 보유한 삼성전자 앱 지갑 플랫폼 '삼성월렛'이 그 주인공이다. 삼성월렛 가입자는 앱에서 운전면허증과 국가보훈증 등 모바일 신분증 2종을 발급받을 수 있다. 편의점, 공연장, 음식점 및 술집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 연령과 신원 정보를 인증할 때 활용이 가능하다. 정부가 기존에 구축해 운영한 모바일 신분증 앱을 별도로 다운로드할 필요도 없다.
모바일 신분증은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신분증으로,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 계획의 핵심 과제다. 도로교통법 근거 법령에 따라 개인 스마트폰에 발급하는 법정 신분증인 만큼 공공 및 금융기관·공항·렌터카 등 실물 신분증이 사용되는 모든 곳에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실물 신분증을 잃어버릴 경우 모바일 또한 자동 정지되기 때문에 도용을 방지할 수도 있다. 선거 등 투표 현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삼성월렛을 통해 발급받은 모바일 신분증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내장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셋 내 보안 저장 공간에 보관된다. 모바일 신분증 데이터를 발급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외부 침입이나 악성 프로그램 등 위협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에서 새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진 위원장은 "국민이 항상 사용하는 민간 앱을 통해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2.0 시대가 열렸다"라며 "우리 일상에 작지만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태문 사장은 "삼성월렛을 통해 신분증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결제하고, 티켓을 사용하는 등 연결된 경험을 누릴 수 있다"라며 "삼성전자는 민관 협력을 통해 갤럭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QR코드로 신분증 확인 완료 "생각보다 더 쉽네"
이날 정부 관계자들은 삼성월렛 모바일 신분증을 이용해 식당에서 연령을 확인하거나 해외 송금을 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시연에는 토스플레이스와 와이어바알리가 참여했다.
토스플레이스는 결제 단말기 '토스 프론트'에 도입한 신분증 검사 모드를 시연했다. 이상민 장관은 직접 신분증 검사 모드 시연자로 나서 삼성월렛 앱을 통해 발급받은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위·변조 여부와 성인 여부를 토스프론트를 통해 검사했다.
토스 프론트는 상단 카메라와 터치형 스크린, 카드 결제 및 키오스크 기능을 갖춘 통합 단말기다. 음식점이나 술집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포스(POS) 화면과 단말기를 연동해, 손님의 신원 인증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모바일 신분증을 인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사업자가 포스 기기에서 신분증 버튼을 누르면 연동된 토스 프론트 단말기에 신분증이나 QR코드를 보여 달라는 요청 화면이 뜬다. 사용자는 삼성월렛에 발급한 모바일 신분증 및 QR코드를 단말기 카메라에 인식하기만 하면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가 강화됐을 당시 스마트폰에 QR코드를 띄워 태블릿에 인식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모바일 신분증을 단말기에 인식하면 스마트폰에 '인증하기' 버튼이 뜨게 된다. 사용자가 해당 버튼을 누르고 지문 등 생체 인증을 진행하면 휴대폰에 있는 정보가 토스플레이스 신분증 검사기에 전달된다.
신원 인증에 문제가 없다면 토스 프론트 단말기 화면에 '올바른 신분증이에요'라는 문구가 뜬다. 문구 아래에는 신분증 진위 여부, 분실·만료 여부, 술·담배 구입할 수 있는 연령 등을 확인했다는 체크 리스트가 떠오른다. 인증 결과는 사업자가 보는 포스 화면에도 자동으로 업로드된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20초 수준이었다.
한편 정부는 주요 신분증을 추가 서비스하기 위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상민 장관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모바일 주민등록증, 외국인등록증을 내년부터 발급할 계획"이라며 "해외에 있는 국민을 위해 재외국민증도 발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운전면허증이나 국가보훈등록증이 없는 국민도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용 영역을 늘린다는 취지다.
정부는 삼성월렛을 시작으로 모바일 신분증을 탑재할 민간 앱을 확장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삼성월렛과 같은 일정한 보안 수준을 갖추면 국민 여러분이 민간 앱을 통해 신분증을 발급받고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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