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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물의길' 숨은 공신…’AMD 스레드리퍼 프로’ 전격 성능해부 [PLAY IT]

김문기 기자

AMD 스레드리퍼 프로 7995WX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AMD와 같은 파트너가 아니었다면 여전히 아바타를 렌더링하고 있었을 것이다.”

데이비드 콘레이 웨타FX 수석 VFX 프로듀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서 개최된 SXSW에서 리사 수 AMD CEO와 함께 무대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콘레이 프로듀서가 밝힌 ‘아바타’는 앞서 개봉한 바 있는 영화 ‘아바타:물의길’에 대한 얘기다. 웨타FX는 곧 개봉 예정인 ‘혹성탈출:새로운시대’와 오스카상을 수상한 단편 애니메이션 ‘전쟁은 끝났다! 존과 요코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다’ 등에서 렌더링 연산의 한계를 뛰어넘는 섬세한 환경 묘사를 선보인 곳이기도 하다.

AMD와 웨타FX의 제휴를 통해 아티스트 및 VFX 팀이 장면을 더 빠르게 렌더링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화형 세션에서 실시간으로 장면을 렌더링할 수 있는 AMD 프로세서를 통해 창의적 한계를 크게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즉, 콘레이 PD의 발언은 AMD의 지원이 없었다면 렌더링 속도가 더디게 진행돼 결과적으로 현재 시점에서 ‘아바타:물의길’을 개봉조차도 못하고 후작업에 매달리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리사 수 AMD CEO(중)와 데이비드 콘레이 웨타FX 수석 VFX 프로듀서(우)

이날 무대에 오른 리사 수 AMD CEO 역시 “AI는 지난 50년 동안 업계에 등장한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며, “AMD는 선두에 서기를 원하며, 더 뛰어난 칩을 설계하고 소프트웨어를 구축해놨기에 기업들이 이를 생산성 도구로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천명했다.

이어, “AI는 PC 게임 분야의 진화이며, 우리가 더 높은 생산성을 갖게 되는 시발점”이라고 강조한 뒤 “AI PC는 이미 우리에게 와 있으며, 오늘 당장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AI의 진정한 잠재력을 실현하는 것에 대해 ‘모든 수단을 다해 노력해야 하는 일’이며, ‘이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없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리사 수 AMD CEO가 생성형 AI를 위한 가속기 AMD 인스팅트 MI300를 직접 공개했다

전세계적으로 AI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는 가운데, AMD는 ‘퍼베이시브 AI(일상 곳곳에 스며드는 AI)’ 전략을 수립했다. 리사 수 CEO는 향후 5년내 모든 AMD 포트폴리오에 AI 엔진을 탑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클라우드와 HPC, 엔터프라이즈, 임베디드, PC까지 전 분야에 걸쳐 이미 AI 탑재를 실현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그래픽 렌더링 작업을 꼽기는 했으나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중요시 여기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K-콘텐츠’가 불러 온 한류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획과 마케팅 등의 무형적인 자원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도 더 빠르고 높은 성능을 가진 인프라 기반도 반드시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작업은 통상적으로 보급되는 개인용 AI PC보다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으면서도 고성능컴퓨터(HPC)보다는 특화된 제품군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서버 등에 준하는 다소 무거운 시스템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결국 교집합 내에서 보다 전문화된 포트폴리오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카테고리로 귀결되는 셈이다.

가령, 최신 콘텐츠들은 직접 현장에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색 화면을 배경으로 해 디지털 영상을 투영하고, 배우가 그 앞에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연기를 하는 장면을 실제 닥친 일처럼 그래픽으로 생성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PC에서 하기에는 무겁지만 그렇다고 맞지 않는 시스템을 가져오는 것은 비용 낭비뿐만 아니라 전력에 따른 손실도 감안해야 한다.

물론, 콘텐츠 분야뿐만 아니라 그래픽을 요구하는 다양한 분야에서도 AI 워크스테이션의 활용도는 높다. 어떤 작업자는 건축을 위한 설계도를 작성할 수도 있고, 특정 행사 기획에 따른 로드맵을 수립할 수도 있다. 게다가 몇년간 불어온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의 확장현실(XR) 세계에서도 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AMD 스레드리퍼 프로 7995WX에 쿨러를 장착한 모습

워크스테이션 최초 도입…63% 손들었다

PC 시장이 AI를 기점으로 재편되면서 워크스테이션이 부상하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가 한국IDG와 발간한 ‘업무용 PC 및 워크스테이션 사용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AI 관련 IT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중에 워크스테이션을 최초로 도입하겠다는 곳이 약 63%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AI 등 고부하 워크로드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워크스테이션의 도입 현황과 향후 전망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 지난해 11월 2주간 기업의 IT 담당자와 일반 사무직 및 제조·연구 개발 엔지니어 등 전문 직무 사용자 27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AI 워크로드를 처리하기 위해 워크스테이션을 도입할 기업 및 공공기관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현재 일반 업무용 PC만 사용하고 있으나, 추후 AI 관련 업무를 위해 IT 기기 및 인프라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 및 공공기관의 63%가 워크스테이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델-한국IDG, 올해 워크스테이션을 활용해 처리할 예정인 AI 관련 업무 [사진=한국IDG]

실제 지난해 AI 관련 업무에 워크스테이션을 사용한 기업 및 공공기관은 10% 이하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해당 비율이 48.9%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견됐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스타트업의 워크스테이션 도입 계획이 눈길을 끈다. 이미 워크스테이션을 사용하는 스타트업 중 AI 관련 업무에 워크스테이션 추가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무려 74.1%로 나타났다. 일반 업무용 PC만 사용하는 스타트업도 AI 관련 업무를 위해 워크스테이션을 새로 도입하려 한다는 응답이 69.2%로, 대기업(66.7%)이나 중견기업(58.3%)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델은 대규모 IT 인프라를 활용하기 어려운 스타트업들이 AI 워크로드를 로컬에서 수행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을 더욱 가치있게 보는 것으로 풀이했다.

어떤 AI 워크로드에 워크스테이션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인지, 기업 및 공공기관의 IT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I 모델 트레이닝’(45.6%), ‘시뮬레이션 및 테스트’(45.6%), ‘학습 데이터 준비 및 가공’(25.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AI 모델 트레이닝’(4.3%)과 ‘시뮬레이션 및 테스트’(2.9%)에 워크스테이션을 주로 활용했다는 수치와 확연히 차이나는 결과다.

‘제조·연구개발 엔지니어’(67.3%), ‘IT 개발자’(58.4%) 등 전문 직무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추후 데이터 집약적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워크스테이션 제품을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워크스테이션의 최대 활용 분야 역시 엔지니어링 영역에서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CAD/CAM’(24.7%) 및 ‘소프트웨어 개발’(17.6%)인만큼 고성능 CPU 및 GPU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워크스테이션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55.5%의 일반 사무직 응답자 또한 추후 업무를 위해 워크스테이션을 도입할 의사를 밝혔다. 최근 일반적인 업무 환경에서 다루는 워크로드의 규모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일반 PC 사용자들이 다수의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동시에 팀즈(Teams)나 줌(Zoom) 등의 화상회의 프로그램까지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델-한국IDG, 일반 PC 대비 워크스테이션을 가장 선호하는 직무는 ‘제조·연구개발 엔지니어’ [사진=한국IDG]

워크스테이션은 전문적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돼 높은 성능과 안정성이 필수다. 현재 워크스테이션을 사용하는 응답자들은 워크스테이션의 ‘CPU 및 GPU 성능’(85.3%)과 ‘스토리지와 메모리’(56.0%)를 고려해 도입했다고 답했으며, ‘시스템 안정성’(39.7%)이 그 뒤를 이었다.

델-한국IDG, 일반 PC 대비 워크스테이션을 선택하는 이유는 성능과 안정성 [사진=한국IDG]

현재 일반 업무용 PC를 사용하고 있는 답변자들 또한 워크스테이션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로 ‘고성능’(44.1%)을 꼽았고, 필요에 따라 성능을 편리하게 확장할 수 있는 ‘유연성’(33.7%)도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해 고성능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AMD 스레드리퍼 프로 5995WX

‘경쟁 없다’…AMD 스레드리퍼 확고한 포지셔닝

AMD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워크스테이션 사용자를 위한 CPU 라인업으로 스레드리퍼와 스레드리퍼 프로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오고 있다.

최근 라인업은 7000 스레드리퍼 시리즈와 7000WX 스레드리퍼 프로 시리즈다. 각각 4채널과 8채널의 높은 메모리 채널 수를 제공하고 최대 1TB, 2TB 고용량 메모리를 지원한다.

최상위 모델은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7995WX다. 최대 코어 수는 96코어다. 스레드는 무려 192개에 달한다. 최대 클럭은 5.1Ghz로 멀티코어 이상으로 단일 코어 성능도 높은 것이 특징이다. 486MB의 캐시메모리를 구현한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7000 시리즈를 보다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TRX50 메인보드를 사용해야 한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7000 시리즈의 경우 TRX 50 또는 WRX90 칩셋 기반의 메인보드가 필요하다. 이전 세대 제품인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5000 시리즈는 WRX80 칩셋 기반의 메인보드가 적합하다.

워크스테이션에서 CPU와 마찬가지로 GPU도 중요하다. 라데온 프로 W7000 시리즈가 최근 출시된 그래픽카드다. 칩렛 방식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인 모델이다. 시리즈 중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가진 제품은 라데온 프로 W7900이다.

그래픽카드는 고용량 메모리가 필요하다. 전문가용 소프트웨어 및 AI를 통한 컨텐츠 생성 시 큰 규모의 프로젝트 또는 고용량/고해상도 이미지 및 동영상 생성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 라데온 프로 W7900은 48GB GDDR6 ECC 고용량 메모리를 탑재했다. 최신 디스플레이 규격인 DP 2.1 버전을 지원해 8K 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도 충분한 대역폭을 통해 높은 주사율까지 지원할 수 있다.

AMD 라데온 프로 뷰포트 부스트(AMD Radeon PRO Viewport Boost) 기능은 CAD 도면을 볼 때 화면 전환 시 해상도를 조절해 더 빠르고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도와준다. 화면 전환 시 해상도를 낮춰 하드웨어가 원활하게 시점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시점 전환이 멈추면 해상도를 자동으로 원래 해상도로 복원시키기 때문에, 전환시의 끊김을 최소화하고 더욱 부드러운 시점 전환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AMD 스레드리퍼 프로 벤치마크 테스트를 위한 시스템 구축 모습

AMD 스레드리퍼 프로 ‘7995·7965WX vs 5995·5965WX’ 테스트 결과

실제 워크스테이션의 성능을 어떨까 궁금하다. 가급적 최신 제품을 기점으로 시스템을 구성해봤다. 각각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 성능 확인에 들어갔다.

벤치마크 테스트는 가장 먼저 조건이 중요하다. CPU의 경우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7995WX’,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7965WX’,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5995WX’,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5965WX’와 ‘AMD 스레드리퍼 7960X’를 대상으로 했다.

벤치마크 테스트 대상인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시리즈

CPU에 걸맞는 쿨러 성능도 요구된다. 써멀테이크 터프리퀴드 360 ARGB TRX40을 선택했다. 메인보드는 애즈락 WRX90 WS EVO, TRX50 WS와 에이수스 프로 WS WRX80E-SAGE SE WIFI로 결정했다. 메모리는 삼성전자 DDR5-4800 RDIMM 16GB 각각 4개/8개, 또는 삼성전자 DDR4-3200 16GB 8개를 활용했다.

그래픽카드는 AMD 라데온 프로 W7900을 선택했다. 파워서플라이는 마이크로닉스 위즈맥스 1200W와 마이크로닉스 퍼포먼스 II HV 1000W을 조합했다. 저장장치는 SK하이닉스 P41 M.2 2TB SSD를 장착했다.

테스트를 위해 사용된 벤치마크 테스트툴은 씨네벤치 R23(23.2), CPU-Z 벤치(2.09), Blender 벤치마크(4.0.0), V-RAY(6.0), Keyshot Viewer 벤치마크(11.3.2), Power consumption(4.0.0)으로 정했다.

AMD 스레드리퍼 프로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

CPU 성능을 측정하는데 가장 많이 활용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씨네벤치 R23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싱글코어 기준으로 이전세대 모델인 스레드리퍼 프로 5000 시리즈 대비 스레드리퍼 프로 7000 시리즈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고른 성능 향상을 보였다. 스레드리퍼 프로 7965WX의 경우 싱글코어 1928점으로 가장 높은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세대 대비 스레드리퍼 프로 7000 시리즈는 약 20% 가량 성능 향상이 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멀티코어 기준으로 싱글코어에서 별다른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던 스레드리퍼 프로 7000 시리즈간 성능차가 약 2배 가량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스레드리퍼 프로 7995WX는 11만4385점으로 7965W 대비 2배 이상의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물론 7965WX는 전작인 스레드리퍼 프로 5965WX 대비 20% 가량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전반적인 성능 향상도 눈에 띄기는 하지만 스레드리퍼 프로 7995WX가 단연 돋보이는 성능 향상을 가져온 것으로 확인된다.

CPU 성능의 경우 테스트 표본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비슷한 성능 테스트가 가능한 CPU-Z 벤치를 활용했다. 싱글코어 기준으로 씨네벤치 R23과 비슷한 격차를 보여줬다. 멀티코어 기준으로 다시 한번 스레드리퍼 프로 7995WX가 역시 급격히 성능이 향상됐음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3D 그래픽 제작 및 렌더링을 지원하는 무료 벤치마크 툴인 블렌더를 활용해 시스템 성능을 측정해봤다. 동일한 코어를 갖추고 있더라도 이전 세대 대비 스레드리퍼 프로 7000 시리즈 제품들이 전체적으로 높은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측정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전 세대인 스레드리퍼 프로 5995WX 대비 스레드리퍼 프로 7995WX 제품의 성능이다. 코어 수가 1.5배 늘어났지만 실제 성능은 2배에 근접하는 큰 성능차를 보여줬다.

V-레이는 렌더링 소프트웨어 중 하나로 벤치마크 결과를 뽑아낼 수 있다. 이 테스트에서도 스레드리퍼 7995WX의 성능이 확실히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전 세대인 스레드리퍼 프로 5995WX 보다 스레드리퍼 7995WX의 성능이 2배 가까이 높게 측정됐다. 동일한 코어 수를 가진 이전 세대 스레드리퍼 프로 5965WX 대비 7965WX간의 성능 차이도 30% 이상으로 확인됐다.

키샷은 광선 추적 렌더링이 가능한 벤치마크 툴이다. 이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스레드리퍼 프로 7995WX가 18.11점을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이는 V-레이와 비슷한 수준의 격차를 나타내는데, 확실한 성능 향상이 다시 한번 목격되는 지점이다.

성능만큼 중요한 지점은 바로 소비전력이다. 소비전력의 경우 성능의 향상만큼 이전 세대 대비 더 높은 전력이 요구됨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성능 격차 대비 소비전력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판단될만큼 크지는 않다.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살펴봤듯이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제품군은 다른 경쟁 제품이 없는 상황이다. 단일 CPU에 최대 96코어 192스레드를 지원하고, 5GHz의 이상의 높은 클럭으로 동작한다. 높은 성능의 워크스테이션 조합에 이상적인 수준이다. 여기에 라데온 프로 W7000 시리즈 그래픽카드를 추가한다면 AMD에서 제공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AMD 라데온 프로 W7900

편의성 안정성 확보한 SW 생태계…라데온 프로 W7900 테스트

AMD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및 생태계 파트너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자일링스 인수 이후 AI 가속화를 위한 락큼(ROCm) 개방형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업을 보다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3일 ‘AMD 데이터센터&AI 테크놀로지 프리미어(DCAITP)’에서 무대에 오른 빅터 펭 AMD AECG 사장은 이같은 화학적 결합에 대한 결과물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ROCm은 AI 모델 및 출력을 실행하고 조정하는데 필요한 라이브러리, 런타임 컴파일러 및 도구의 완전한 세트다”라며, “스택의 상당 부분은 실제로 디버거 및 프로파일러와 같은 드라이버 언어 런타임 도구와 라이브러리 포털로 개방형 프레임워크, 모델 및 도구를 포함한 AI 소프트웨어 에코시스템도 지원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빅터 펭 AMD AECG 사장

이어 지난해말 AMD는 최신 ROCm 6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발표와 함께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최첨단 라이브러리 제공을 약속하며 오픈소스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AMD의 비전을 다시 한번 공고히 했다. 락큼 6 소프트웨어는 AMD 소프트웨어 도구가 이뤄낸 의미 있는 발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라마 2 텍스트 생성시MI300 시리즈 가속기는 이전 세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와 비교했을 때 약 8배 향상된 AI 가속 성능을 발휘한다. 생성형 AI를 위한 플래시어텐션(FlashAttention), HIPGraph 및 vLLM을 비롯한 다양한 주요 신기능도 지원한다.

즉, AMD는 허깅페이스(Hugging Face), 파이토치(PyTorch), 텐서플로(TensorFlow) 등 널리 사용되는 오픈 소스 AI 소프트웨어 모델과 알고리즘 및 프레임워크를 활용하여 혁신을 주도하고, AMD AI 솔루션 배포를 간소화하는 과정에 있다.

물론 현재 수많은 과학기술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AI, 머신러닝 프레임워크 등은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스택인 쿠다(CUDA)를 기반으로 구동되고 있다. 이에 AMD는 IM300 AI 가속기 시리즈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오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파트너사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AMD ‘인스팅트 MI300X’

‘AMD 인스팅트 플랫폼’

그렇다면, 과연 쿠다 생태계를 AMD가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이 때문에 AMD는 개방형 AI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강조하고 있다. 즉, 락큼 소프트웨어 스택이 쿠다 생태계에서도 쓰일 수 있음이 확인돼야 한다.

이에 따라 AI 서버 엔지니어의 도움으로 락큼5와 락큼6 설치를 진행해봤다. 다만, MI300이 아직까지는 시제품이 공급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기 때문에 체험을 전제로 AMD 라데온 프로 W7900을 선택해서 실제 가능성만을 검증해보기로 했다.

앞서 스레드리퍼 프로 시리즈에서도 사용된 바 있는 그래픽카드이기 때문에 벤치마크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했다. AMD 스레드리퍼 5975WX 기반으로 256GB 메모리와 1TB NVME SSD를 결합했다. 우분투 22.04.4 LTS 버전 운영체제(OS)에서 이를 진행했다.

AI 엔지니어와 함께 락큼5 설치를 따라가 봤다. 락큼도 쿠다 및 쿠다 툴킷을 설치할 때와 마찬가지로 라데온 드라이버 버전과 락큼의 버전을 맞춰야만 설치가 원할이 진행될 수 있다. ROCM5설치를 위해 라데온 프로의 드라이버를 5.7.50703 버전에 맞췄다. 홈페이지 URL로부터 다운받아 설치를 진행했다. 다음으로는 다소 복잡해 보이는 커널모듈 설치와 유저 설정, LD 패스 등을 설정해야 설치가 완료된다. 이 환경에서 파이토치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다.

AI 엔지니어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설치과정과는 방식이 다소 다른 부분이 있고 수동적인 설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약간의 어려움을 감안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토치에 GPU 가속 테스트를 해본 결과 정상 설치가 됐음을 확인하는데까지도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ROCM5가 설치 완료되어 정보확인

이번에는 커널 모듈과 라데온 드라이버를 삭제한 후 락큼6 설치에 도전했다. 버전을 맞춰 다운로드 받은 후에 설치 커맨드를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다소 놀라운 점은 앞서 락큼5에서 헤매거나 수동설치를 진행해야 하는 구간에서 미리 알림을 주고 자동 진행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버전업되면서 설치 역시 간단해졌다. 편의성과 함께 안정성도 개선된 모습이다.

ROCM6가 설치 완료되어 정보확인

한 발 더 나아가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공개된 Zluda 프로젝트 구축에도 도전해봤다. 이 프로젝트는 쿠다를 지원하도록 만들어진 애플리케이션 묶음을 수정없이 락큼 환경에서 실행되도록 도와준다. Zluda 측은 락큼5를 권장하고 있지만 현재 시스템이 락큼6로 버전업돼 있어 이를 그대로 활용했다. 간혹 경고가 뜨기는 했으나 구축에는 성공했다.

ROCM6에서 Zluda 프로젝트 빌드

구축 과정에서 락큼의 개선점이 나타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생태계 호환이 보다 매끄러워진다면 GPU를 이용해 엔지니어링 또는 머신러닝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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