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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기승에 모인 당사자들 “네카오, 대응 전담팀 꾸려야”

이나연 기자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위한 모임’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방송인 황현희,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미경 강사, 방송인 송은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상준 변호사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일차적으로 사기 광고를 올린 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네이버밴드로 사람들을 유인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세계적 기업인 메타, 구글까진 힘들어도 국내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나 카카오는 관련 대응 전담팀을 고려해 줬으면 한다.”

22일 개그맨 출신 방송인 황현희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위한 모임(유사모)’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자리는 유명인 사칭 온라인 사기 범죄 심각성을 알리는 것과 더불어 플랫폼 사업자들에 문제 심각성을 인지시키기 위한 목적이 크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사모는 김미경 강사, 김영익 서강대 교수, 유튜버 도티, 방송인 송은이,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방송인 황현희 등을 주축으로 결성된 단체다.

작년부터 최근 유명인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카카오톡, 네이버밴드 등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들에서 횡행하면서 피해 사례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유명인 신상을 내세운 뒤 무료 책이나 높은 수익률을 미끼 삼아 개별적으로 접근해 주식 리딩방으로 유인한다. 가짜 수익률을 보여주다가 투자하라며 입금을 요구하거나 출금하려면 증거금을 넣으라며 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은 이러한 범죄 광고를 사전에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고, 사후 대처도 한계가 있다는 게 유사모 측 지적이다. 사칭 피해를 본 당사자들이 여러 차례 플랫폼에 신고해 계정을 1개 지워도 다음날 10개의 사기 계정이 새로 생기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유사모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최근 6개월간 투자 리딩방 사기 신고 규모는 1000억원을 넘는다. 유명인 사칭 투자 리딩방 피해도 500억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상준 변호사는 보통 사기 피해가 발생하면 개인이 직접 고소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있어 변호사가 직접 특정 사기 사건을 담당하는 비율이 5% 미만”이라며 “이를 고려했을 때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사기 규모만 1조원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유사모는 이날 공개한 성명서를 통해 플랫폼과 정부, 시민들에 발 빠른 대처와 관심을 호소했다. 플랫폼엔 온라인상에 유통되는 광고로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엔 온라인 사칭 범죄를 일반적인 금융 사기가 아닌 보이스피싱 범죄로 규정, 전담팀을 꾸려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들엔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위험성과 심각성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려 더 많은 불특정 다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힘을 모아주길 요청했다.

한편, 이날 기준 유사모 성명서에 동참한 사람은 총 137명이다. 유재석, 김남길, 김고은, 백지영, 김숙, 홍진경, 진선규, 엄정화, 하하, 김영철, 김호영, 최강희, 신애라 등 연예계를 비롯해 학계, 재계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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