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맥과이어 퀄컴 CMO “AI PC? 시장에 없다…스냅드래곤X PC경험 재변화”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현 시점에서 AI PC는 시장에 없다. AI PC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 이게 넌센스다.”
돈 맥과이어 퀄컴 수석 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퀄컴코리아 본사에서 만나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인공지능(AI) PC는 아직까지도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 상황을 ‘넌센스(nonsense)’라 표현했다.
최근 PC 시장에서는 새로운 트렌드로 ‘AI PC’가 부상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불어오고 있는 AI 열풍에 맞춰 온 디바이스 AI를 실현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지난해 AMD가 라이젠 7000 시리즈에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도입한데 이어, 올해 라이젠 8000 시리즈까지 나아갔다. 인텔도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에 NPU를 최초 도입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기존 세대 PC와 선을 긋는다는 의미로 ‘AI PC’라 부르고 있는 셈이다.
맥과이어 CMO는 “현 시점에서 사실 소비자들은 AI PC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고 있으며, 업계 용어로 사실상 이 표현 자체가 일종의 마케팅 활동”이라며, “AI PC가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하는 캠페인이 아직까지는 없는 상황으로 퀄컴은 이러한 의미없는 마케팅 활동은 지양한다”고 밝혔다.
스냅드래곤X 엘리트 ‘PC경험의 재변화'
퀄컴의 현재 상황에 따른 견제는 사실상 당연한 수순이다. 퀄컴은 오는 6월 신규 PC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X 엘리트’ 상용화에 나선다. 각 파트너사들을 통해 해당 제품이 출시된다. 이에 따라 기존 PC와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그는 “스냅드래곤X 엘리트가 제공하려는 가치는 단순히 AI에 국한되지 않으며, 우리가 제공하려는 메시지는 ‘PC 경험의 재변화(reinventing PC experience)다”라며, “팬데믹 이후 PC 사용 사례는 요구되는 기능과 성능 수준이 높아지는 등 근본적으로 변화했으며, 스냅드래곤X 엘리트는 성능과 속도, 연결성, 배터리 수명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일 예정으로, AI 기능은 일부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AI 성능에서도 진일보했다는 설명이다. 45TOPS를 구현하는 스냅드래곤X 엘리트가 진정한 AI를 경험시킬 수 있는 프로세서라는 것. 소비자가 PC의 성능과 속도, AI 기능, 연결성, 배터리 수명 등을 모두 고려한다면 스냅드래곤이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퀄컴은 이전 세대인 ‘스냅드래곤8cx’ PC 프로세서를 통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결과적으로 퀄컴이 이번에도 선택받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또 다시 사장될 공산이 크다. 맥과이어 CMO 역시 그 점에 대해서는 크게 부정하지 않는 눈치다.
그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스냅드래곤 탑재 여부 확인이 필수가 되도록 노력 중”이라며, “이를 위해 제조사(OEM), 베스트바이(Best Buy) 또는 아마존 등과 같은 채널파트너,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하게 협업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크리에이터, 게이머, 학생, 여성 등 다양한 소비자에게 그들의 니즈와 공감대에 맞는 메시징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퀄컴이 처음 시장에 내놓은 PC 관련 프로세서는 모바일 프로세서를 PC에 맞춰 변형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면, 이후에는 누비아를 인수하는 등 PC 플랫폼 성능 발전에 총력을 다해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온 디바이스 AI 이은 하이브리드 AI 확장
퀄컴은 스냅드래곤X 엘리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냅드래곤 포트폴리오를 통해 온 디바이스 AI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맥과이어 CMO는 “챗GPT의 탄생으로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도가 급부상하면서 온디바이스 AI, 클라우드 AI 등 생성형 AI의 사용 사례 늘어나고 있다”라며, “AI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고 실용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요구에만 응답하는 방식을 넘어 사용자의 습관, 패턴, 취향에 따라 먼저 제안하고 대처하는 맞춤형 개인 비서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용 사례의 목적과 요구 조건에 따라 사용하는 생성형 AI 환경이 다를 것이라 지적했다. 즉각성과 개인정보보호, 개인화 및 보안 등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온 디바이스 AI를 사용하겠지만 지연시간과 보안보다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소화하고 높은 수준의 계산 알고리즘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기존의 클라우드 AI를 사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말했듯이 하이브리드 AI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
맥과이어 CMO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생성형 AI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크게 올려주는 기술로 마케팅, 매출, 고객 서비스 등에서 이미 큰 발전을 이뤄냈다”라며, “퀄컴은 지난 10-15년간 AI 연구개발, 제품 및 솔루션 상용화에 나섰으며, AI 도구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나 퀄컴 마케팅은 20~50% 향상된 생산성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퀄컴은 AI 도구는 실무자가 평소 업무에 할애하던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이로인해 실무자는 전략적인 사고에 더욱 집중하거나 일과 삶의 균형을 챙기거나 교육 과정을 수강할 수 있게되는 등 생산성, 확장성, 효율성 면에서 기대되는 이점이 많다고 긍정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스냅드래곤 인사이더, 자생적 마케팅 바람
맥과이어 CMO는 퀄컴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 임원이기도 하다.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는 ‘퀄컴’을, 소비자간거래(B2C) 측면에서는 ‘스냅드래곤’을 대표적으로 밀고 있다. 브랜드 분리 이후에는 수립된 글로벌 투자 계획에 따라 인지도 향상에 집중했다. 최근 분리 분산 투자 전략을 통해 기존 대비 인지도를 8~10배 이상 성장시켰다는 설명이다.
그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는 지속적인 투자와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중요하다”라며, “퀄컴은 이러한 요소에 집중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퀄컴은 다년간 ‘스냅드래곤 인사이더’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오고 있다. 맥과이어 CMO의 한국 방문 역시도 이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오늘(인터뷰 진행 당일)도 스냅드래곤 인사이더즈에게 보내는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라며, “최근 한국에서 열렸던 삼성 언팩, 스냅드래곤 서밋,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 경기, 메르세데스 F1, ESL 스냅드래곤 프로 시리즈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스냅드래곤 인사이더즈 규모는 본격적인 마케팅이 실행되기 전인 지난 2022년 4만명 수준이었으나 현재 약 16만명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시장 규모 대비 높은 성과로 다른 기업 대비 커뮤니티 참여도도 매우 높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맥과이어 CMO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커뮤니티를 관리하고 성장시키는 형태가 되길 바람이며, 이미 글로벌에서도 이와 같은 흐름이 보이고 있다”라며, “남미 지역의 경우도 매우 높은 참여율과 성장 보이고 있으며, 브라질도 비슷한 시점에 커뮤니티가 활성화됐는데 현재 100만명 넘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진행중인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한 어려움에 대해 그는 “퀄컴은 모든 고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으며, 그들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더 많은 곳에서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삼성, BMW 등 다양한 고객과 공동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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