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기본기 다지는 백화점 빅3…롯데·신세계·현대 모두 ‘콘텐츠’ 지목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백화점 업계 빅3(롯데·신세계·현대)가 지난해 유통 채널 중 가장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명품’은 업계 호실적을 이끈 메인 키워드였다. 빅3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빅3가 공통적으로 주요 키워드로 내세운 건 바로 콘텐츠다. 특히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우며 소비자 발걸음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가 나란히 지목한 콘텐츠 비즈니스는 지식재산권(IP)과 연계된 상품 및 서비스, 공간을 기획해 고객에게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이미 유통업체는 콘텐츠 IP를 자사 채널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핵심요소로 정하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콘텐츠 IP 소유 기업 입장에서도 롯데와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활용한 수익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식품부터 ▲유통 ▲문화 ▲서비스 등 롯데의 폭 넓은 사업을 기반으로 캐릭터 협업 식음료 상품, 팝업스토어, 공연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걸친 통합마케팅전략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단순 리테일 기업 넘자”…최고경영자(CEO)들, 하나같이 외친 ‘경쟁력’=백화점 업계에선 고금리와 저성장 기조 등의 여파로 올해 제한적인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모두 대비책으로 고객 중심의 본원적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지속적인 수익성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변모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신세계는 리테일 기업을 넘어 고객의 삶에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진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객의 취향과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하고, 동시에 디지털 채널을 다각도로 활용해 전문성을 갖춘 콘텐츠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취향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MZ(밀레니얼+Z)세대는 물론 남녀노소 발길을 공간으로 붙잡고 있다. 지난 2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연 국내 최대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는 ‘디저트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외를 대표하는 40여개 디저트 매장을 약 1600평(5300㎡) 공간에 모은 매장으로, 강남점 식품관 전면 새 단장 프로젝트 중 처음 공개된 구역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 유명 베이커리의 대표 메뉴들만 엄선해 하나의 매장에서 선보인 베이커리 편집숍 ‘브레드 셀렉션’은 전 연령대를 불문하고 고르게 인기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새 단장에 들어간 강남점 식품관은 오는 6월 프리미엄 푸드홀과 와인 전문관을 열며 모객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1층 ‘더스테이지’ 공간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뿐 아니라 K팝, 캐릭터, 아트 등 장르를 넘나드는 특별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 이를 통해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새롭고 이색적인 쇼핑경험을 제공하는 데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백화점 공간 자체를 취향과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는 데 앞장설 방침이다.
‘엔터 테넌트’ 성지를 추구하고 있는 현대백화점도 기존 백화점 MD의 틀을 깨고 엔터테인먼트 분야 콘텐츠를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핵심 시설)로 적극 활용 중이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플레이브 등 버추얼 아이돌 세 팀을 한데 모아 더현대 서울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를 다녀간 고객만 한 달 간 약 10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팝업스토어 매출은 총 70억원이 넘었다. 이 역시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현대백화점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도 첨단 디지털 및 미디어 기술 접목과 아티스트 협업에 기반한 엔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활권 쇼핑몰을 탈피해 체류 시간과 원정 방문객을 늘리는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의 MD 경쟁력을 극대화해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행복이란 가치와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신개념 리테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 찾는 ‘롯데’, 포켓몬으로 역량 뽐낸다=롯데는 다양한 사업분야를 영위하고 있는 특징을 살려, 롯데만 할 수 있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발굴하기 위해 최근 롯데지주 내에 전담 조직을 꾸렸다. 이 조직은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에 속해 있다.
콘텐츠 비즈니스 담당 조직은 ▲각 계열사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대규모 캠페인 설계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 ▲신규 콘텐츠 사업모델 발굴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콘텐츠 비즈니스를 롯데지주에서 담당하게 됨에 따라, 롯데는 콘텐츠를 활용한 여러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부터 기존 사업영역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사업모델 구상이 가능해졌다.
해당 조직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는 바로 ‘포켓몬 타운’이다. 롯데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롯데월드타워와 몰에서 ‘포켓몬 타운 2024 위드 롯데’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물산, 롯데웰푸드, 롯데GRS, 롯데백화점, 호텔롯데 등 10개 계열사가 참여해 그룹 전사 차원으로 진행하는 첫 번째 콘텐츠 비즈니스 프로젝트다. 잠실 일대를 포켓몬 콘텐츠로 꾸미는 등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이미 롯데는 롯데웰푸드의 가나초콜릿하우스, 롯데백화점의 크리스마스마켓 등 계열사 별로 보유한 콘텐츠 IP를 활용해 왔다. 다만 이번 조직 구성을 계기로 롯데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더욱 키울 방침이다. 특히 국내외 IP 소유 기업들과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 IP 개발에 앞장선다. 롯데월드타워, 스테디셀러 브랜드 등 그룹 내 다양한 IP들을 활용한 비즈니스도 추진할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최근 콘텐츠 비즈니스 관련 회의에 참석해 “전 세계 유수 콘텐츠 IP 기업들과 협업하며 콘텐츠 비즈니스를 강화해달라”며 “롯데의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장기 지속 가능한 모델 개발에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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